오는 2021년 도입 예정인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을 두고, 중소형사들을 비롯한 일부 보험사들이 금융당국 측에 업계 불황 등의 이유로 도입 연기를 요청했으나, 최종구닫기최종구기사 모아보기 금융위원장은 11일 있었던 2018 금융위 국정감사에서 사실상 거절의 의사를 분명히 했다.
최종구 위원장은 국감 질의에서 자유한국당 김용태닫기김용태기사 모아보기 의원의 IFRS17를 연기해야한다는 지적에 대해, "오는 2021년 도입되는 IFRS17(새국제회계제도)에 대해 여러차례 예정대로 진행하겠다고 발표했다"며 "IFRS17 도입 문제는 꼭 미 금리인상과 경기문제랑 연관시켜 얘기할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최 위원장은 "그동안 수차례 공헌했음에도 불구하고 연기하게 된다면 우리나라 전체 기업회계 기여도와 보험산업에 대한 신뢰도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부연하는 동시에, "해외 다른 나라들이 전혀 안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만 독자적으로 한다는 것은 아니다“라며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보험사들은 최종구 위원장의 이러한 발언에 대해 대체로 ‘예상하던 바’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혹시나’ 하는 작은 기대치는 있었지만 최종구 위원장은 물론 신용길닫기신용길기사 모아보기 생명보험협회장 등 다른 유관기관장들 역시 IFRS17 도입 연기에 대해 ‘쉽지 않다’는 제스처를 보여 왔기에, 이제 와서 도입 연기가 이뤄지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삼성생명·삼성화재·현대해상·한화생명 등 대형 보험사들은 대체로 IFRS17 도입으로 인한 자본확충에 비교적 부담이 덜한 편이다. 특히 보험업계 부동의 1위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지분을 가지고 있어 자본확충에 대한 부담이 더욱 적은 상황이다. 다른 대형사들 역시 탄탄한 자본력에 힘입어 대형 회계법인이나 컨설팅 회사 등과의 협업을 통해 안정적인 시스템 구축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 역시 이를 모르는 바는 아니다. 금융당국은 보험회사의 시스템 구축 진행 상황에 대한 점검·관리를 강화하는 것은 기본이고, 행정지도를 통해 구체적 구축방안을 마련하도록 유도하는 동시에, 그 진행 상황도 매월 모니터링하고 있다.
아울러 보험계리사회를 중심으로 단계별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해 양질의 IFRS17 전문가가 지속 배출하고, 보험계리사 인력이 충분히 공급되도록 시험제도를 변경해 합격자를 단계적으로 확대할 방침도 전해진 상태다.
◇ 미래에셋생명 ‘희망퇴직 실시’, 하나생명 ‘전담조직 신설’ 등 대응책 마련 부심
보험사들은 자본확충 노력은 물론, 몸집 줄이기와 전담조직 신설 등 다양한 대응책을 마련하며 다가올 IFRS17을 준비하고 있다.
미래에셋생명은 인수통합 후 첫 희망퇴직을 단행 중이다. 이들은 지난 10일부터 오는 19일까지 근속 7년 이상 40세 이상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이번 희망퇴직은 위로금 성격의 30~40개월치 월급을 일시 지급하는 것을 내걸었다.
만 50세 이상(근속 7년이상)은 40개월치, 만 40세 이상(근속 7년이상)은 36개월 치, 12년 이상 근속자는 30개월 치에 해당된다. 이와 함께 회사 측은 생활안정자금(1000만원), 학자금(대학생 자녀 1인당 1500만원), 전직지원 프로그램 및 실업급여를 지원하는 조건을 내걸었다. 희망퇴직일은 10월 31일자다.
PCA생명과의 합병 과정에서 임직원 수가 예년에 비해 17%가량 늘어 해당 부분에 대한 비용을 가능한 줄이려는 움직임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하나생명은 지난 2017년 3월부터 계리 시스템 구축을 시작으로 부채 현금흐름 시스템 개발을 완료하고 지난 6월에는 회계 결산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에 착수해 IFRS17 도입에 적극 대비하고 있다.
하나생명 측은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현재 목적별로 상이했던 계리적 가정을 전사차원으로 통합해 일관성 유지 및 신뢰성을 제고하게 될 것”이라며, “앞으로 제도 변경에 효율적으로 대처해 IFRS17도입으로 인한 영향과 회사 가치의 변동성을 최소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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