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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 실적 부진 등 악재 겹겹…증권가 연이어 목표가 ‘하향’

기사입력 : 2018-10-10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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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 실적 부진 등 악재 겹겹…증권가 연이어 목표가 ‘하향’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한아란 기자]

한국전력 주가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지난해 4분기부터 영업적자를 지속한 데 이어 올해 3분기도 부진한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여기에 자회사 한국남동발전이 북한 석탄을 수입했다는 의혹에 휩싸인 지 불과 두 달 만에 석탄 건조사업 특혜 계약 논란까지 불거지면서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모습이다.

◇ 고점 대비 주가 반 토막…시총 16조 증발

10일 12시 22분 현재 한전은 전 거래일 대비 2.66% 내린 2만5650원에 거래 중이다. 한전은 이달 들어 보합으로 마감한 1일을 제외하고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장중에는 2만5600원까지 떨어지면서 52주 신저가를 다시 썼다.

한전 주가는 지난 2013년 10월 이후 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2016년 5월 6만3700원까지 치솟아 고점을 기록한 이후로는 주가가 반 토막 난 수준이다.

특히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 중심으로 매물이 쏟아지고 있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년간(17년 10월 8일~18년 10월 8일) 외국인 투자자는 한전을 총 5조2533억억원 규모로 순매도했다. 같은 기간 기관은 4조6822억을 팔아치웠다.

시가총액은 16조원 가량 증발했다. 지난 2016년 초 코스피 시장에서 2위(32조982억원)에 달했던 한전의 시가총액은 현재는 16조466억원 수준으로 급감했다.

◇ 원가부담에 3분기 실적 비관적

한전은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8147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영업이익 2조3097억원 대비 3조1244억원 감소한 수치다.

한전은 지난해 4분기부터 3분기 연속 영업 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2분기에만 영업적자가 6871억원에 달했다. 상반기 당기순손실은 1조1690억원으로 전년 대비 2조4280억원 감소했다. 한전은 발전 자회사의 연료비 상승, 민간발전사로부터의 전력구입비 증가, 신규 설비투자 확대에 따른 감가상각비 증가 등을 상반기 적자 원인으로 꼽았다.

올 3분기 실적 전망도 어둡다. 정부의 탈(脫)원자력발전 정책과 고유가에 원가부담이 늘어나고 있는 모양새다. 10일 허민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3분기 영업이익은 1조3200억원(전년 대비 –52%)으로 추정한다”면서 “상반기 상승한 유가와 석탄 가격이 하반기 연료비 및 전력 구입비를 증가시키며 실적 부진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영업이익은 1조3000억원(전년 대비 –52.9%)으로 시장 컨센서스 1조4000억원을 8.9% 하회하는 부진한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라며 “하반기 원전 가동률 회복(76%)에도 에너지 가격 상승이 지속돼 감익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판단했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61.8%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발전 연료 단가 상승(1년 전 대비 31.1% 추정)이 전기요금에 전혀 반영되지 않았고 이에 따른 영업익 감소 효과는 9434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손지우 SK증권 연구원은 “3분기 영업이익은 1조1363억원(전년 대비 –59.0%)로 컨센서스 1조5434억원을 26.4% 하회할 것으로 예측한다”며 “하절기 성수기였던 만큼 전분기 발생한 적자에서는 흑자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하지만, 정부의 탈원전·누진세 개편 등 지속적인 비우호적 정책과 전력판매가격(SMP) 상승, LNG 발전 가동 증대 등의 이슈로 전년 대비 실적 하락은 클 것”이라고 점쳤다.

목표주가도 줄줄이 내려가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연간 실적 적자 폭 확대를 예상하며 목표주가를 기존 3만8000원에서 3만원으로 30.6% 하향 조정했다. KB증권은 목표주가를 기존 4만2000원에서 3만9000원으로 7.1% 낮췄다. 전기요금 인상 시점을 3개월 후인 내년 1월로 연기하고 연간영업이익 전망치를 기존 6048억원에서 538억원으로 91.6% 낮춘 영향이다.

신한금융투자는 한전의 실적 전망치 하향조정 등을 반영해 목표주가를 기존 4만원에서 3만3000원 18% 내렸다. SK증권도 4만5000원에서 4만원으로 낮춰 잡았다.

◇ 자회사 남동발전 특혜 계약 등 연이은 논란

한전의 자회사 한국남동발전도 각종 논란에 휩싸이고 있는 점도 주가에 불확실성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받은 '남동발전 석탄건조설비 사업 조사 및 처분 결과'에 따르면 남동발전은 석탄건조설비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경제성 평가를 조작하고 특정 업체와 특혜 계약을 맺어 407억원 규모의 손실을 낸 것으로 드러났다.

석탄건조설비는 수분이 많은 저급 석탄을 건조해 발전에 활용하기 위한 장비다. 남동발전은 지난 2013년 한국테크놀로지로부터 260억원 규모의 석탄건조설비 사업을 제안받고 계약을 체결했다. 사업계획 당시 이 사업의 경제성 평가(B/C)는 0.61로 사업성이 없는 것으로 나왔다.

그러나 남동발전은 사업비를 140억원(실계약금액 136억원)으로 축소해 경제성 평가 지표를 인위적으로 1.05에 맞췄다. 계약 이후에는 축소한 사업비 중 94억원을 편법으로 증액해 해당 업체에 특혜를 주기도 했다.

또 성능평가에서 석탄 건조량 실측치인 3.8t/h 대신 추정치인 6t/h를 사용하고, 한국테크놀로지에서 제작한 설비의 실측가는 10만kal/h로 설계 열원 20만kal/h의 절반에 불과했지만 ‘시험 성공’으로 결론을 냈다.

이에 석탄건조설비는 사업비 267억원, 운전정비위탁 48억6,000만원, 지체상금 미부과액 29억원, 운영손실 62억원 등 407억원에 달하는 손실을 낸 것으로 집계됐다. 아울러 해당 설비의 운전 가능일은 연 148일로 건조량 기준 이용률이 10%대에 불과해 연간 24억원의 운영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남동발전은 한국테크놀로지와 2015년 8월부터 지난 8월까지 석탄건조설비 운전·정비 업무와 관련된 수의계약을 체결했다. 한국테크놀로지는 ‘엔지니어링산업진흥법’과 ‘소방시설공사업법’상 사업자격이 없어 계약대상이 아니었지만, 남동발전은 이를 알고도 불법적인 계약을 맺은 것으로 드러났다.

산업부는 특정 감사를 통해 관련된 사실 조사를 마치고 남동발전에 현직 전무 2명을 포함한 4명에 대한 해임과 총 36명에 대해 중징계 등을 요구했다.

앞서 남동발전은 지난해 북한산 석탄을 수입해왔다는 의혹으로 홍역을 치른 바 있다. 관세청은 북한산으로 의심되는 무연탄을 작년 11월 이후 두 차례에 걸쳐 총 9700톤(87만 달러)을 들여온 혐의로 남동발전을 조사했다.

기재위는 북한산 석탄 수입 사건과 관련해 오는 11일 관세청 국정감사에서 유향열 남동발전 사장과 정민혜 인천세관 통관담당 주무관을 증인으로 불러 신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 “전기요금 인상 없어도 비용 감소 기반 마련돼”

증시 전문가들은 한전에 대해 당장 주가 모멘텀은 찾기 어려운 시점이나 장기적 관점에서 매수하는 전략은 유효하다고 조언한다.

손지우 연구원은 “한국전력은 엄연히 공기업이고 유틸리티 또한 규제산업이기 때문에 결국 정부의 정책 방향성이 주가와 이익에서 절대적일 수밖에 없다”면서 “문재인 정권은 집권 이후 꾸준히 동사에 우호적이지 못한 자세를 취하고 있는 만큼, 주가의 상승 모멘텀을 잡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역사적 저점에 근접한 현재 주가순자산비율(PBR)에서 추가적인 하락 가능성을 타진하기는 쉽지 않지만, 현 정책 방향성에서 상승 모멘텀을 찾는 것 또한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허민호 연구원은 “올해 말 전기요금 인상은 어렵지만 발전믹스 개선, 에너지 세제 개편 등으로 비용 감소를 위한 기반은 마련됐다”며 “유가, 환율 등 매크로 변수의 하향 안정화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PBR도 0.4배로 역사상 최저점으로 장기적 관점에서 매수 및 유지(Buy&hold) 가치는 충분하다”고 말했다.

황성현 연구원은 “요금 인상이 없더라도 내년 신규 기저설비(원전 2기) 도입 시 내년 하반기부터는 실적 정상화가 예상되므로 트레이딩 관점의 매수전략은 유효하다”고 제언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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