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기적으로 인도네시아 경제가 성장하고 소득 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현지 금융투자 수요 역시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 시장을 확보하려는 국내 주요 증권사들의 경쟁에도 불이 붙을 전망이다.
미래에셋대우 인도네시아법인(PT. Mirae Asset Sekuritas Indonesia)은 지난 2013년 미래에셋대우 홍콩법인의 출자로 설립된 현지 종합 증권사다. 현지 위탁매매를 비롯해 인수, 주선, 자문 등 업무를 하고 있다. 올 상반기 기준 자기자본은 891억원이다.
브로커리지부문에서 미래에셋대우는 온라인 투자채널 경쟁력을 토대로 현지 105개 증권사 가운데 시장점유율 3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온라인 위탁매매 경쟁력을 토대로 기관과 거액 자산가 대상 오프라인 영역을 확대하고 있기도 하다. 현재 인도네시아 국민연금(BPJS), 건강보험 등 연기금과 현지 자산운용사, 보험사 등 기관 다수를 고객으로 확보했다.
지난 5월부턴 ‘펀드몰’ 서비스를 론칭하고 신규 수익원 확보와 사업 영역 확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올해는 인도네시아 대형 은행인 국립주택저축은행(BTN)의 2조루피아(약 1500억원) 규모 주택저당증권(MBS) 발행 업무를 유치해 성공적으로 주관했다. 통신타워 제조 업체인 LCK와 태양광 업체 스카이에너지(Sky Energy) 등 로컬 기업의 IPO를 잇따라 따 냈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현지 국영은행 회사채 발행 등 한국 기업의 인도네시아 진출을 위한 M&A 자문과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등으로 확대하는 중이다.
올 상반기 미래에셋대우 인도네시아법인의 매출액과 순이익은 각각 169억9700만원과 52억5700만원을 기록했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인도네시아 현지법인은 앞으로도 사업영역을 다양하게 확대해 로컬 종합증권사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리테일 다지고 IB 박차
NH투자증권 인도네시아 법인(NH Korindo Securities Indonesia)은 2009년 설립된 현지 종합증권사다.
NH투자증권 해외 영업의 주요 거점 중 하나로서 브로커리지와 언더라이팅 라이선스를 모두 보유했다. 자기자본은 206억6500만원이다.
NH투자증권 인도네시아법인은 브로커리지에 중점을 두고 있다. 현지인 사장을 채용해 현지 개인과 기관 영업에 집중하고 있다. 점유율이 점차 확대됨에 따라 지난 2016년 하반기 자카르타 근처 신도시인 BSD지역에 신규로 지점을 열기도 했다.
NH투자증권 인도네시아법인 역시 개인투자자 중심으로 온라인 주식거래시장이 확장할 것이라는 전망에 입각해 온라인 채널에 영업력을 집중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차세대 MTS를 일찍이 2016년 개발, 국내보다 빨리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적용 완료했다.
이와 함께 VIP고객 수요를 확보하고자 지역별 파트너십을 추진, 올 상반기에만 4건의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개인 뿐 아니라 기관 영업에도 공을 들이면서 기관 거래 비중을 확대해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다지고 있다. 그 결실로 작년부터 현지 국민연금(BPJS)과 공기업으로부터 주문을 수취하게 됐다.
최근엔 IB에 역량을 집중하기 시작했다. 언더라이팅 라이선스를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작년까지는 현지 자본시장 미성숙, 네트워크 미확보 등 제약으로 IB 영업이 미진했다.
그러다가 지난해 하반기 IB데스크를 설치하면서 부동산 관련 회사인 아리미디안으로부터 공동 주간사 1건을 계약했다.
올해는 연말까지 누적 5건의 IPO 대표주관을 성공적으로 완료한다는 목표다. 앞서 NH투자증권은 올 상반기 스리위하나, 시네르기, MD픽쳐스 등 5개 업체의 IPO 대표주관사로 선정됐다. 지난달 기준 3곳의 IPO 대표 주관을 확정했으며 이 가운데 2곳은 성공적으로 상장까지 완료했다.
NH투자증권 인도네시아법인의 올해 상반기 매출액과 순이익은 각각 64억6200만원과 9억9400만원을 기록했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당사 주요 거점 중 하나인 인도네시아 현지법인은 현지 종합증권사로 도약하고 있다”며 “작년부터 기관 점유율이 대폭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 ‘포스트 차이나’ 인니, 외국계자본 집중
인도네시아 자본시장에서 외국계 증권사들의 경쟁은 점점 치열해질 전망이다.
인도네시아는 젊은 노동력이 풍부한 ‘포스트 차이나’로 떠오르고 있다. 인도네시아 인구는 2억6000만명이며 평균연령은 28세 수준이다.
잠재적 성장성에 매력을 느낀 외국계 자본이 앞다퉈 인도네시아로 향하면서 현재 인도네시아 주식시장은 외국계 증권사와 외국인 투자자 중심으로 조성돼 있다.
국내에서도 미래에셋대우와 NH투자증권 외에도 한국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키움증권 등이 인도네시아에서 사업기회를 물색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12월 인도네시아 현지 증권사를 인수해 지난 7월 현지법인(PT Korea Investment & Sekuritas Indonesia)을 출범시켰다.
키움증권은 현지 증권사 동서증권을 인수해 2011년 키움증권 인도네시아법인(PT Kiwoom sekuritas Indonesia)을 세웠다. 인도네시아법인은 현재 키움증권의 유일한 해외 현지법인이다.
신한금융투자는 2016년 초 현지 마킨타증권의 지분 99%를 인수해 신한금융투자 인도네시아법인(PT. Shinhan Sekuritas Indonesia)을 설립하고 이듬해 국내 증권사 인도네시아법인 최초로 현지기업 IPO에 성공한 이력이 있다.
인도네시아엔 시장 규모 대비 증권사 수도 많다. 상반기 말 기준 인도네시아 증권거래소(IDX)에 등록된 증권사는 105개로 국내 증권사보다 많다. 인도네시아 증시 시가총액이 국내 증시 시총의 약 30% 수준임을 고려하면 시장규모에 비해 증권사가 포화상태인 셈이다.
이런 상황에 최근 인도네시아 금융감독당국은 현지 증권사 건전성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고객 브로커리지 신용거래 수행을 위한 증권사의 영업용순자본 조건을 강화하고 미수계좌 재매매를 금지하는 등 조치를 취했다.
결국 인도네시아에서 장차 증권사들의 점유율을 판가름할 요인은 자본의 대형화와 전략적 현지화라는 분석이 나온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인도네시아는 최근 무역분쟁 우려로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가고 환율이 불안하지만 현지 당국이 경기 방어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걸로 보인다”며 “IPO도 활발해지고 있어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이 시장을 확보하려는 외국계 증권사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수정 기자 sujk@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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