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월 집행유예로 풀려난 후 이 부회장은 수차례 해외 출장길에 오르며 AI를 비롯한 미래 사업을 직접 챙기는가 하면 AI를 삼성의 미래 성장사업 중 하나로 선정하며 관련 산업 육성에 집중할 것을 약속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글로벌 AI 시장은 2016년 80억 달러에서 2022년에는 1132억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구글, 아마존, 애플 등 세계 유수의 IT기업들이 AI 사업에 집중하고 천문학적 자금을 쏟아 붓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지난 10일 이 부회장은 경기도 수원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을 방문해 ‘기술전략회의’를 주재하고 AI, 전장부품 등 신성장 동력 사업 연구 현황을 점검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종합기술원은 5~10년 뒤 상용화 가능성이 있는 기술을 선행 연구하는 조직으로 삼성전자 연구개발(R&D)의 산실이다. 현재 15개 연구실에서 1100여명의 연구원이 차세대 기술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의 이번 방문에 대해 이례적이라는 반응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종합기술원 직접 찾은 것은 의미가 남다르다”며 “그만큼 성장동력 확보에 대한 의지를 임직원들에게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AI 등 미래성장 동력 확보위한 글로벌 행보
이번 삼성 종합기술원 방문만으로 AI에 대한 이 부회장의 관심이 집중 조명된 것은 아니다. 그간 이 부회장은 항소심에서 석방된 후 1달 간격으로 해외 출장길에 오르며 미래 산업을 챙기기 위한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다.
그는 지난 3월 유럽·캐나다 출장을 시작으로 5월 중국과 일본, 6월 홍콩과 일본 7월 두 번째 유럽 출장까지 방문하며 주요 사업 거점 현황을 파악하고 현지의 사업자들과 업무 면담을 진행했다. 특히 신성장 동력 발굴과 관련해 AI, 전장부품 등의 사업을 면밀히 파악했다.
이 부회장은 AI 경쟁력 확보를 위해 전사적 차원의 원천기술 개발과 인재 확보에도 힘쓰고 있다. 지난해 11월 한국 AI 총괄센터 설립을 시작으로 올해 1월 미국 실리콘밸리, 5월 영국 케임브리지, 캐나다 토론토, 러시아 모스크바에 글로벌 AI 연구센터를 개소했고, 최근에는 미국 뉴욕에 6번째 연구센터를 열었던 점이 이를 방증한다.
어제(12일)부터 오늘까지 양일간 열리는 ‘삼성 AI 포럼’도 같은 부분에서 맥이 닿아있다. 삼성 AI 포럼은 AI분야의 세계 석학들을 초청해 최신 연구 동향을 공유하고 응용과 혁신 방향을 모색하는 자리로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주관으로 열린다.
이틀간 약 1500여명의 인공지능 전문가와 교수, 학생 등이 참석할 예정이며, 세계 석학들의 AI에 대한 심도있는 주제 발표와 더불어 대학생들이 자신의 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전문가들로부터 조언을 듣는 연구 교류 활동이 진행된다.
삼성전자 측은 “AI 연구 역량을 대폭 강화해 글로벌 최고 수준의 리더십을 확보하고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앞으로도 AI 선행 연구를 이어가고, 우수 인재 확보를 지속해 나갈 계획이다”고 밝혔다.
◇AI 등 미래 산업 관련 인재 영입도 활발
삼성전자가 AI를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드러낸 만큼 관련 인재 영입도 활발하다.
앞서 삼성전자는 AI 연구개발 인력을 2020년까지 1000명 이상으로 확대·강화한다고 밝혔다. 최근에는 AI 분야 세계적인 권위자인 세바스찬 승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와 대니얼 리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교수도 영입했다.
지난 6월에는 최고혁신책임자(CIO) 직책을 신설하고 데이비드 은(David Eun) 삼성넥스트 사장을 선임했다. 이는 삼성전자가 미래 성장동력 발굴에 주력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삼성전자에서 사업부문 전반을 총괄하는 CIO 직책이 처음 생겼다는 점에서도 이런 의지가 드러난다. 삼성전자에는 3개 사업부문의 최고경영책임자(CEO) 외에 최고책임자 명칭을 붙인 직책은 손영권 최고전략책임자(CSO)와 노희찬 최고재무책임자(CFO) 정도에 그친다.
은 사장은 삼성넥스트 사장 본연의 업무인 스타트업 투자와 우수인재 확보, 신사업 발굴에 주력하는 동시에 삼성전자 사업부문별 혁신전략을 총괄 지휘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또 6개국에 설립된 AI 연구센터와 연계된 사업전략을 짜는 과정에도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은 사장은 “최고혁신책임자로서 5년 이후 삼성전자의 비전을 만드는 데 더욱 초점을 맞출 것이다”며 “사물인터넷에서 인공지능, 증강현실, 가상현실, 블록체인 등의 기술까지 집중하는 그룹으로 만들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승한 기자 shki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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