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1.5%로 유지키로 결정했다. 배경에 대해 간단히 설명하겠다.
신흥국 중 중국이 6%대 중후반, 아세안도 수출 증가로 견조한 성장세를 지속했다. 국제금융시장에선 미중 무역분쟁, 달러 강세로 안전자산선호가 강화됐다. 일부 취약신흥국에서 환율이 급등하고 외국인 자금이 유출됐다. 국내 실물경제는 설비, 건설투자 조정에도 소비, 수출이 양호해 전체적으로 잠재수준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앞으로도 이같은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이에 따라 국내경제는 지난 7월 전망경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소비자물가는 석유류 상승세가 확대됐으나 서비스, 농산물 등이 둔화되면서 1%대 중반 오름세를 나타냈다. 식류품,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물가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승용차 개별소비세 인하 등으로 7월엔 1.0%로 낮아졌다.
장기금리가 고용부진 등으로 상당폭 하락했다. 주가는 하락하다가 8월 하순 이후엔 안정됐다. 원/달러 환율은 글로벌 달러 영향으로 등락했다. 그 변동폭은 크지 않았다.
가계대출은 증가속도가 줄고 있지만, 가계 소득과 비교할 때 증가세가 여전히 높다. 주택가격은 서울과 수도권에서 상승이 확대됐다. 이 또한 금융안정 차원에서 유의하겠다.
금통위는 우리경제가 잠재 수준의 성장률 이어가고 있으나 무역분쟁, 주요국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 신흥국 불안, 성장경로상의 불확실성, 수요측면 물가압력이 크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향후 성장, 물가, 금융안정 등 제반여건을 지켜보면서 기준금리를 운용하겠다. 성장경로 상에선 무역분쟁 등 하방리스크와 정부의 확장적 재정으로 인한 상방요인이 있다. 이런 영향을 점검할 것이다. 정부의 복지정책이 물가상승률을 낮추는 요인이어서 그 영향을 면밀히 보겠다. 현재로서는 물가가 목표수준에 근접할 것이란 전망은 유지한다. 또한 글로벌 무역분쟁, 금융불안 전개 양상, 가계부채, 미국 연준 금리인상 지속 등이 금융안정에 미치는 영향을 주의깊게 보겠다.
이번 금통위 금리 동결에 이일형 위원이 인상을 주장하면서 반대했다.
■ 성장의 상하방 리스크 중 어떤게 큰가.."일률적으로 말하기 곤란"
= 성장이든 물가든 경제흐름 상에는 상방과 하방 리스크가 양방으로 같이 존재한다. 미중 무역분쟁, 고용부진은 성장을 낮추는 리스크, 정부의 재정정책, 주요 기업의 투자확대 계획 등은 경기를 위로 끌어올리는 요인이다.
7월 전망 때보다 상방이든 하방이든 불확실의 정도가 더 커진 것은 사실이다. 어느 것이 더 크다고 말하기는 그렇다. 이런 것들을 면밀히 점검해서 정책운용에 신중을 기할 것이다.
■ 금리인상 실기론은 어떻게 보나.."올해 대외 불확실성 급속히 커졌다"
= 사실상 작년 11월 금리를 올리고 그 후에 완화정도를 줄이겠다는 스탠스를 지속적으로 언급했다. 그런데 작년 인상 이후의 대내외 여건, 특히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이 급속도로 커진 게 사실이다.
연초부터 보호무역, 4월엔 신흥국의 금융불안, 6월엔 미중 무역분쟁이 한층 심화됐다. 연초부터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었다. 불확실성 전개방향을 좀 더 보고, 데이터를 보고 신중히 할 수 밖에 없었다.
경기, 물가, 금융안정까지 같이 고려해서 그야말로 최적의 의사결정을 위해 노력하겠다.
■ 소비자물가는.."4분기 1% 후반이지만 7월 전망보다 낮다"
= 국제유가 상승은 물가를 올리는 요인이지만, 지금 소비자물가가 1%대 중반인 것은 아무래도 정부 정책 영향이 상당 부분 컸다. 전기료,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승용차 개소세 인하 등 정책에 따른 물가 하락 효과가 적지 않았다. 상당부분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낮추는 요인이었다. 앞으로 소비자물가는 유가와 환율 상승이 작용하고, 또 기저효과까지 종합해서 보면 4분기 물가는 1%대 후반을 보일 것이다.
물론 정부 정책 영향으로 물가 상승 속도는 7월 전망보다 더딜 것이다.
■ 고용전망은.."7월 전망시 취업자 증가자수 18만명을 하회할 것이다"
= 7월 취업자 증가폭이 5천명에 그치면서 고용 상황이 상당부분 부진했다. 그 요인은 일부 업황 부진, 구조조정, 산업과 인구구조 변화 등이 작용했다. 지금까지 실적이 당초 예상을 밑돈다. 취업자는 7월 전망시의 18만명보다 하회할 것이다.
■ 대외 불확실성 대응.."그야말로 주의깊게 모니터링 해서"
= 미 연준의 금리인상을 비롯한 선진국 통화정책 정상화, 미달러 강세, 내외 금리차 등으로 신흥국 자본유출이 촉진됐다. 미중 무역분쟁은 중국 경제 성장둔화에 대한 우려를 증폭시키면서 우리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걱정이 있는 게 사실이다. 그래서 지금 말할 수 있는 것은 이런 다양한 요인들이 미치는 영향이 아직은 제한적이지만, 향후 전개속도에 따라서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야말로 주의깊게 모니터링하고 있다. 그런 것을 잘 분석해서 정책결정시 반영할 것이다.
■ 고용을 한은 목적조항에 넣는 문제.."대단히 조심스럽다"
= 고용은 정부 경제정책 운용에 있어서나 앞으로 경제흐름을 판단하는 데 있어서 대단히 중요한 요소다. 그렇지만, 통화정책 운용에 있어서 고용은, 고용을 직접적으로 고려한다기 보다 경기 등에 어떤 영향을 주느냐를 보는 것이다. 한은 목적조항에 고용을 두느냐는 문제는 국회에서 고용안정을 한은 목적에 추가하는 법안을 제출 중이다. 고용안정을 큰 목표로 두는 문제를 주장하고 있다. 그 입장을 우리가 검토하지만, 현재 고용을 한은 설립목적에 두는 것 대단히 조심스럽다.
■ 고용부진이 성장전망을 바꾸나 "현재로선 7월 전망에서 본 흐름대로 갈 듯하다"
= 고용을 비롯한 지표가 부진하고 대내외 여건이 안 좋은 쪽으로 흘러가다 보니 성장 전망 우려가 높아졌지만, 현재로서는, 리스크가 높아졌지만, 앞으로 경기가 지난 7월 봤던 흐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본다.
■ 최근 집값 급등의 원인은.."지자체 개발계획"
= 주택가격이 최근들어 서울과 수도권에서 높은 오름세를 보이는데, 이 요인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수급불균형, 일부 지역의 개발계획, 그에 따른 가격상승 기대가 확산되는 점, 그리고 시중의 풍부한 유동성, 대체 투자처가 마땅치 않은 점 등이 영향을 줬다. 어떤 것의 영향이 크다라고 쉽게 단정하긴 어렵지다. 그렇지만 최근 부동산 가격의 빠른 상승은 지자체 개발계획 등이 큰 작용을 했다고 본다. 요인별로 어떤 게 크다고 하긴 그렇고,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풍부한 유동성도 하나의 요인으로 볼 수 있다. 금융안정 차원에서 유의할 필요가 있다.
■ 성장률 전망 하향하면서 금리인상할 수 있나.."전제깔린 질문에 답하긴 곤란"
= 성장률 전망을 2.9%에서 내린다고 전제해서 말하기는 그렇다. 조정 여부는 시간을 두고 판단할 사안이다. 그렇지만 현재로서는 우리경제가 잠재성장률 수준의 그런 흐름을 이어가지 않겠느냐하고 본다. 물가가 여러가지 이유로 낮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지만, 물가도 점차 목표수준 가까이 갈 수 있다는 전망을 현재 유지하고 있다. 이런 전망을 더 점검해 나가도록 할 것이다.
■ 통화정책으로 집값에 대응할 수 있느냐.."어렵다"
= 어려운 질문인데, 통화정책은 기본적으로 성장, 물가로 대표되는 총수요를 안정화시키는 수단이다.
총수요 정책이어서 총공급 측면, 또 구조적 측면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한계가 있다. 버냉키 의장도 통화정책이 만병통치약 아니다고 한 적이 있다. 통화정책은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수단 아니다.
고용부진, 주택시장 과열이 경기적 요인에 의한 것이라면 통화정책 대응이 효과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현재 우리 고용과 주택 시장 문제는 경기적 요인보다 구조적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
■ 가계부채 위험성은.."금융불균형 더 축적되지 않도록 해야"
= 가계부채는 잘 알다시피 증가세가 둔화되고 있다. 거시 건전성 정책의 강화라든가, 시장금리의 상승압력 등으로 둔화 추세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가계부채 문제를 어떻게 평가해야 하느냐. 결론적으로 말하면 가계부채가 소위 말하는 시스템 리스크로 이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 차주의 능력, 상환능력이 양호하다. 금융기관 재무건전성도 양호하다. 그렇지만, 가계부채의 총량 수준이 여러 잣대로 보더라도 이미 높은 수준이다. 가계부채 증가율이 여전히 소득 증가율을 웃돌고 있다. 금융불균형의 정도가 게속 쌓여가고 있다. 금융불균형이 이미 높은 단계여서 어느 시점에 어디까지 용인하느냐. 금융불균형이 더 이상 축적되지 않도록 방지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정책당국의 노력이 필요하다.
■ 통화정책시 금융안정의 중요성.."더 커졌다"
= 금융안정이 하나의 맨데이트이고 통화정책을 하면서 금융안정에 유의할 필요성이 높아졌다.
■ 최근 청와대 관계자(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의 금리발언.."큰 고려없이 한 원론적 발언"
= 청와대 관계자 발언이 있고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했고 채권금리 변동성이 높아졌는데, 간접적으로 발언의 배경을 보면, 청와대 관계자의 발언은 큰 고려없이 기자들과 대화하면서 그 자리에서 나온 원론적인 내용이다. 통화정책방향을 암시하거나 개입하거나 그런 언급은 아니었다. 간혹 이런 발언이 시장에 영향을 주고 그에 따라서 통화정책 중립성에 대한 신뢰에 의구심이 생기는 것은 늘 말한 것처럼 바람직하지 않다. 그런 발언은 조심해야 한다는 것은 여러차레 말씀드린 바 있다. 그런 발언이 간혹이 있지만, 금통위원들은 통화정책에 있어서 그야말로 거시경제상황 등을 보고 판단하지, 그런 것에 대해선 개의치 않는다는 것을 확실히 말하겠다.
■ 고용부진의 원인은.."복합적 요인 작용"
= 고용부진 원인은 그야말로 복합적 요인이 작용한 결과다. 산업별 구조조정은 올해도 큰 구조조정이 있었다. 군산지역, 그에 따른 협력업체 어려움 등이 크게 작용한다. 그 사이에 그 전부터 지속됐던 소위 인력을 대체하는 자동화 투자 같은 게 금년 중에 그 이전보다 빨라진 것도 사실이다. 물론 최저임금도 비용요인을 통해 고용조정의 유인을 높인 게 사실이다. 최저임금이 크게 인상되서 그것을 계량적으로 판단하기 어렵다는 말은 이전에 드렸다. 최저임금 인상도 코스트 푸시로 고용에 부정적인 요인이다. 다른 요인과 비교해서 판단을 딱 끄집어 내서 하기 어렵다. 최근 일부업종, 즉 자동차, 서비스, 조선 등이 부진하다. 서비스업은 해외여행객 급감 따른 부진도 있다. 최저임금은 워낙 민감해서 말씀드리기 조심스럽다. 인상 영향이 얼마다라고 하는 그런 분석은 가능하지 않다.
■ 시장금리가 5bp나 강해져 금리인상 어려워졌다.."내 뜻을 알아들었다면 내가 말 잘못한 것"
= 시장금리 5bp 하락했다고 했나요? 그린스펀이 이런 얘기를 했죠. 내 뜻을 정확히 알아 들었다면 내가 말을 잘 못한 것이다. 그런 말도 했다. 5bp 금리가 내려와 (금리인상) 기대가 약화된 것 아닌가 그렇게 물었는데, 경기와 물가, 여러 불확실성이 있지만 현재는 잠재수준의 성장세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다. 물가는 좀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지만, 조금 시간이 갈수록 점차 목표, 아니면 1% 후반 유지한다고 말씀 드렸다.
■ 미국과의 금리격차 문제는.." 금융안정 좀더 유의해 본다고 말한 바 있다"
= 앞으로 통화정책은 경기, 물가도 보지만 금융안정에 좀더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그 정도 확인해 드리면 되지 않을까. 금리격차도 저희들이 과거 입장과 바뀐 것은 없다.
■ 의사록에선 2~3명이 금리인상을 말했는데 오늘 인상 시그널 없다.."완화정도 조정 얘기한 바 있다"
= 잠재수준 성장세를 지속하고 목표수준으로 물가가 수렴하면 완화 정도의 조정이 필요할 수 있다고 했다. 기본적으로 그 스탠스에 변화가 있는 것은 아니다. 현재로서는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그런 성장세를 예상한다. 대외여건 불확실성이 커 우리가 곧바로 판단하기엔 앞으로 더 신중히 짚어봐야 한다.
물가는 전망보다 낮아졌지만, 정책적 요인 등을 감안해서 보고 있다. 낮아지긴 했지만, 어떻든 중기적 관점서 보면, 1%대 후반으로 지금보다 상승 흐름을 보일 것이다. 그렇지만 그 모든 걸 좀더 짚어보겠다. 그리고 금융안정 필요성은 좀더 높아지고 있지 않나.
■ 연내 금리인상 가능한가.."답 주기 곤란한 질문..기존 스탠스 바뀐 것 아니다"
= 10월이냐 11월이냐 답을 달라고 하는 것 같은데, 그에 대한 답을 주기는 곤란하다. 기존 통화정책 스탠스가 바뀐 것은 아니다. 성장, 물가 흐름을 좀 더 지켜보겠다고 답하겠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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