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대우와 메리츠종금증권, 신한금융투자, 하나금융투자 등은 일제히 사상 최대 반기 순이익을 경신했다. 아직 잠정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삼성증권과 한국투자증권 등도 실적이 크게 호전된 것으로 추정된다.
◇ 미래에셋, 최대실적 경신…“투자 선순환”
12일 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는 올해 상반기 순이익(연결재무제표 기준, 이하 동일)이 357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7% 증가하면서 반기 기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자기자본을 활용한 투자금융(IB)과 트레이딩, 이자손익 등 성과가 주효했다”며 “이러한 수익 증가가 다시 투자역량 확대로 이어져 대규모 IB딜이 늘어나고 투자 규모가 커지면서 수익이 증대되는 투자의 선순환 구조가 작동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NH투자증권은 올 상반기 순이익이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25.4% 증가한 2451억원을 기록하면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KB증권은 올해 상반기 순이익이 1590억원으로 전년비 17.8%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153억원으로 1.1% 감소했고 매출액은 3조4414억원으로 11.5% 늘었다. 중국 에너지기업 CERCG의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디폴트 사태로 평가손이 발생했지만 주식 거래대금이 늘고 금융상품 판매가 늘어난 덕에 실적을 방어했다.
◇ 메리츠·신한, 독보적 두 자릿수 수익률
메리츠종금증권은 올해 상반기 순이익이 2124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8.7% 증가했다.
이는 사상 최대 반기 순이익 기록이다. 1분기 1034억원으로 창사 이래 최대 순이익을 기록한 뒤 여세를 몰아 2분기에도 1090억원으로 사상 최대 분기 순이익을 경신했다. 영업이익은 262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6% 늘어났고 매출액은 3조8542억원으로 57.2% 증가했다. 증시 호조로 리테일 부문이 성장한 가운데 자회사도 큰 역할을 했다.
메리츠종금증권 관계자는 “인건비 등 관리비 등을 합리적으로 관리하면서 효율적 경영 시스템을 유지하고 있다”며 “전 사업부 이익이 고르게 성장했고 특히 메리츠캐피탈의 실적 개선이 돋보였다”고 말했다.
신한금융투자와 하나금융투자는 나란히 사상 최대 반기 순이익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모두 2배 이상 늘었다.
신한금융투자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1827억원으로 작년보다 94.9% 늘어났다. 영업이익은 2385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 대비 116.4% 증가했다. 매출액은 3조5346억원으로 12.8% 늘었다.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반기 기준으로 역대 최대치다.
신한금융투자 순이익이 신한그룹 전체 순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7.3%에서 올해 10.2%로 2.9%포인트 커졌다.
하나금융투자는 올 상반기 순이익이 1064억원으로 작년보다 83.5% 증가했고 영업이익이 1382억원으로 작년보다 102.1% 늘어났다.
매출은 작년 상반기 대비 12.6% 많은 2조874억원을 기록했다. 이번 상반기 순이익은 역대 최대다. 인수주선 및 자문수수료, 자산관리 관련 수수료 등이 늘어났다.
이에 따라 하나금융투자의 그룹 내 순이익 기여도는 작년 7.2%에서 올해 8.2%로 1%포인트 확대됐다.
특히 메리츠종금증권과 신한금융투자는 타 증권사 대비 수익성이 두드러졌다.
메리츠종금증권의 자기자본은 올 상반기 기준 3조3813억원으로 작년 상반기 말 대비 7.8% 확대됐다. 연 환산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2.6%로 작년 상반기(11.4%)보다 1.2%포인트 개선됐다.
신한금융투자의 올 상반기말 기준 자기자본은 작년 상반기보다 4.6% 많은 3조2948억원을 나타냈다. 연환산 ROE는 11.1%로 작년(6.0%)보다 2배 가까이 뛰었다.
◇ 하반기 호실적 지속 여부는 불투명
아직 잠정실적을 밝히지 않은 삼성증권과 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 대신증권 등도 좋은 성적이 기대된다.
와이즈에프엔 컨센서스 기준 삼성증권의 상반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9.7% 증가한 2201억원으로 추정된다.
한국투자증권이 속한 한국투자금융지주의 올 상반기 순이익은 3649억원으로 전년비 36% 늘어날 전망이다.
키움증권의 상반기 순이익은 작년 같은 기간 대비 24.7% 증가한 1661억원으로 전망된다. 대신증권의 올 상반기 순이익은 1002억원으로 작년보다 52.0%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국내 경기둔화와 미중 무역분쟁, 달러 강세 등 대외 리스크 요인으로 증권업 시장 상황은 하반기 들어 급격히 위축되고 있다. 이들 증권사들이 상반기 여세를 하반기까지 얼마나 몰아갈지가 관건이다.
이남석 KB증권 연구원은 “국내 주식시장으로 자금을 유인할 만한 모멘텀이 제한적인 상황이라 증권업황이 단기간 내 회복되길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며 “다만 대외 불확실성이 완화될 경우 거래대금 회복 여력이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서 구조적인 실적 부진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김지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금리 상승과 경기 둔화, 거래대금 감소 등 불확실성 속에서도 국내 증권사들이 ROE를 견고하게 지킬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IB가 성장하고 있고 자산관리 자금 유입을 기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수정 기자 sujk@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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