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면세점은 1980년 서울 소공동에 처음 문을 열었다. 당시 국민소득 2만 달러를 돌파한 일본 관광객들이 한국으로 몰려왔고, 88 서울올림픽을 지나며 고성장을 이뤘다.
국내 면세시장 독과점 구도가 깨지기 시작한 건 2016년 신세계면세점이 문을 열면서다. 명동 시내점을 연 신세계는 현재 강남점, 인천공항 제1·2터미널로 빠르게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 불어닥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여파로 롯데가 막대한 피해를 받으면서 국내 면세 시장은 3강 체제로 재편됐다.
22일 면세업계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국내 면세점 점유율은 롯데면세점 38%, 신라면세점 29%, 신세계면세점 20% 등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오는 11월 현대백화점면세점이 최초로 오픈하면 점유율 지각변동은 더욱 심화될 예정이다.
지난해 롯데면세점의 점유율은 41.9%. 2015년 50% 이상의 독과점을 기록하던 롯데면세점은 중국의 타깃이 되면서 사드 역풍을 정면으로 맞으며 점유율 하락을 면치 못했다. 이후 인천공항공사와의 임대료 갈등으로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T1)에서 주류·담배를 제외한 모든 매장에서 철수하면서 점유율은 30%대로 주저앉았다.
롯데의 위기는 신세계의 기회로 작용했다. 신세계는 지난달 신라와의 접전 끝에 롯데가 철수한 매장을 모두 차지했다. 신라보다 입찰(임대료) 가격을 약 20% 이상 높게 써내며 승부수를 던졌다.
그 결과 신라는 지난해 8700억원(6%)의 매출을 올린 매장을 차지했다. 지난해 말 오픈한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T2)로 인한 매출 감소율을 감안하면 약 4% 정도의 점유율을 확보한 셈이다.
올해 하반기 신세계의 예상 점유율은 20%다. 지난해 12.2%에 T1 추가 확보분(4%)과 시내면세점 강남점 등을 더한 시나리오다. 신세계는 지난 18일 서울 반포에 시내면세점 2호점인 강남점을 열었다.
올해 말까지 매출 목표는 총 1800억원으로, 이는 지난해 면세 시장의 약 2%를 차지한 금액이다. 여기에 초기 오픈 효과가 더해질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나머지 변수는 현대백화점면세점이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오는 11월 서울 코엑스에 위치한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 첫 오픈을 앞두고 있다.
백화점 3개층(8~10층)에 1만4005㎡(4244평) 규모로 들어서며, 약 380여개 국내외 브랜드를 유치해 운영할 계획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의 신사업 도전은 약 15년 만이다.
현대백화점 측은 아직까지 구체적은 매출 목표 등은 밝히지 않고 있다.
다만 현재 △동대문 두타면세점 △장충동 신라면세점 △소공동 롯데면세점 △명동 신세계면세점 △용산 HDC신라면세점 등 이른바 ‘강북 벨트’에 쏠린 외국인 관광객을 강남으로 유도하기 위해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서 매출을 낼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신세계면세점과 현대백화점면세점 외에도 특허 재획득에 성공한 롯데면세점 코엑스점, 탑시티 신촌점도 개장을 앞두고 있다.
이에 따라 2015년 6개에 불과했던 서울 시내면세점 수는 올해 13개로 늘어난다. 이에 따른 면세점업계의 출혈 경쟁도 예고된 상황이다.
현재 면세점업체들은 사드 여파로 길이 막힌 중국 관광객 대신 일명 보따리상으로 물리는 중국 중국 다이궁(代工)에 의존하고 있다. 다이궁을 유치하기 위해선 송객수수료를 지불한다.
지난해 국내 면세점들이 지출한 송객수수료는 약 1조4000억원대로 추정된다. 이는 동기간 외국인 면세점 매출인 94억 달러(약 10조원)의 10분의 1수준이다.
면세점업계 관계자는 “다이궁은 송객수수료 지불로 영업이익이 보전되지 않고, 내국인들은 시내면세점 보다는 공항면세점과 온라인 구매쏠림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며 “무엇보다 아직까지도 막혀있는 중국 단체관광객 수 회복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신미진 기자 mjshi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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