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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투자증권, 발행어음 판매 시작…IB강화 박차

기사입력 : 2018-07-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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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신자금 운용 수익률 극대화가 관건

▲ 서울 여의도 NH투자증권 사옥.이미지 확대보기
▲ 서울 여의도 NH투자증권 사옥.
[한국금융신문 김수정 기자] NH투자증권이 발행어음 판매를 시작하면서 초대형 투자은행(IB)을 향한 잰걸음을 본격화한다. 우량한 신용등급을 바탕으로 안정적으로 수신자금 규모를 키운 뒤 자금운용을 본격화한다는 방침이다. 조달자금 투자처가 제한되는 만큼 투자수익률을 얼마나 끌어올릴 수 있을지가 사업 성패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 영업점·HTS 발행어음 판매 개시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오는 2일부터 영업점과 홈트레이딩시스템(HTS) 등을 통해 발행어음을 판매하기 시작한다. 작년 7월 단기금융업 인가를 신청한지 1년만에 실질적으로 국내 2호 단기금융 사업자가 됐다.

NH투자증권은 지난 5월 말 금융위원회 제10차 정례회의에서 단기금융업무 인가를 승인 받았다. 단기금융업은 만기가 1년 이내인 어음의 발행, 할인, 매매, 중개, 인수, 보증 등 업무를 말한다.

회사 입장에서 발행어음은 발행 절차가 간단해 다수의 투자자로부터 상시 자금을 수탁할 수 있고 헤지자산이나 담보 관리 부담이 없어 효율적인 자금 조달 수단이다. 투자자는 발행어음을 통해 은행 예금보다 높은 수익률을 비교적 안정적으로 얻을 수 있다.

NH투자증권은 초대형 IB관련 규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2016년 12월부터 최고재무책임자(CFO) 직속 테스크포스팀(TFT)을 설치해 관련 준비를 해왔다.

작년 6월 발행어음을 통한 자금조달과 운용을 담당할 전담부서인 전략투자운용부를 전략투자본부 산하에 신설하는 등 단기금융업 인가 즉시 관련 업무를 개시할 수 있도록 내부 시스템과 조직을 정비했다.

NH투자증권은 앞으로 3개월 안에 1조원, 연말까지 1조5000억원 규모 발행어음을 판매한다는 목표다. 국내 첫 발행어음 사업자인 한국투자증권은 작년 말부터 최근까지 3조원 가량 발행어음을 판매한 상태다.

NH투자증권 발행어음 금리는 1년 만기 기준 2.3%로 한국투자증권과 같게 책정됐다. 수시 입출금이 가능한 발행어음형 종합자산관리계좌(CMA) 금리 역시 한국투자증권과 동일하게 연 1.55%로 정해졌다. 발행어음에서마저 가격경쟁 구도가 형성되면 투자수익률이 수신금리에 못 미치는 역효과가 날 수 있다는 지적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당초 시장에선 초기 자금수신 활성화 필요성 등을 위해 한국투자증권보다 높은 금리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했었다.

NH투자증권은 금리매력을 내려놓는 대신 상품 차별화에 중점을 뒀다. 발행어음 비중을 고객별(개인, 법인), 기간별(수시물, 기간물) 등으로 나눠 관리하기로 했다.

동시에 고객이 거래목적별로 상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상품군을 다양화하고 서비스를 차별화했다. 앞으로 시장 수요와 경쟁상황 등을 고려해 발행어음 수신 잔고를 탄력적으로 유지할 계획이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NH투자증권은 신용등급이 타사보다 높은 AA+이기 때문에 투자자에게 안정적인 발행어음 상품을 지속적으로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발행어음이 고객의 안정적인 단기 자금 운용수단이자 기업의 자금이 되고 당사에는 새로운 수익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기업금융 투자 확대

NH투자증권 입장에서 발행어음은 이익률을 끌어올릴 모처럼만의 기회다.

매매중개 등 기존 증권사 수익원의 수익성은 지속 낮아지는 추세다. 브로커리지와 투자상품 등 리테일 사업뿐 아니라 IB부문에서도 가격 경쟁이 치열해지면서다.

경쟁이 격화되는 와중에도 자본 확충을 거듭해온 탓에 자기자본이익률(ROE)은 점점 희석돼 왔다. 레버리지비율 규제가 있어 고수익이 담보되는 위험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도 곤란한 상황이었다.

발행어음 판매 개시로 NH투자증권은 잠시나마 독과점 지위를 누릴 수 있다. 발행어음 시장은 적어도 연말까지 양강 체제가 유지될 전망이다. KB증권은 지난달 말 신규사업 진출 2년 제한 제재가 풀린 까닭에 유력한 제3호 단기금융 사업자로 부상하고 있다.

반면 미래에셋대우는 공정거래위원회 ‘일감몰아주기’ 조사 대상이고 삼성증권은 우리사주 배당사고로 제재를 받게 된 상황이다.

금융당국 제재를 받은 금융사는 3년간 신규사업을 할 수 없다. 발행어음은 추가적인 레버리지 확대 효과도 있다.

NH투자증권의 작년 레버리지비율은 800%를 웃돌면서 국내 금융사중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금융당국은 증권사 레버리지비율을 1000% 수준으로 제한하고 있다. 1100% 이상인 증권사에 경영개선권고를 하고 1300%를 넘어가는 회사에는 경영개선요구를 한다.

NH투자증권은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아 자기자본의 2배까지 발행어음을 판매할 수 있게 됨에 따라 레버리지 숨통이 트였다.

발행어음의 초기 성패는 자금을 얼마나 수신하는지가 아니라 수신자금을 기업금융 자산으로서 얼마나 효과적으로 굴리는지에 달렸다. 발행어음으로 조달한 자금의 50% 이상은 기업금융에 투자해야 한다.

NH투자증권은 발행어음 수신자금을 초기에는 거래규모가 크고 수익이 안정적인 기업대출과 회사채, 기업어음(CP) 등에 투자할 계획이다.

NH투자증권 관계자는 “수신자금이 일정 규모 이상으로 불어나면 운용 영역을 사모펀드(PEF), 기업인수목적회사(SPAC), 벤처캐피털 등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다만 당장은 초기 발행어음 조달-투자 스프레드가 미미할 가능성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발행어음은 수신자금은 높은 수익을 보장하는 부동산 등에 대한 투자가 제한되기 때문에 경험이 부족한 새로운 사업에 투자할 가능성이 크다”며 “수신자금 운용 수익률 예측 가능성과 리스크가 크다”고 말했다.

김수정 기자 sujk@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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