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땅콩회항’ 갑질 논란을 일으켰던 조현아 씨도 지난달 칼호텔네트워크 주주총회에서 경영 복귀에 성공했지만 동생 조 전무의 만행으로 한 달 만에 사장직을 내려놓았다.
재벌 3세의 고초는 법원까지 이어진다. 이재용닫기이재용기사 모아보기 삼성전자 부회장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돼 1심과 2심을 거쳐 대법원 상고심을 앞두고 있다. 효성그룹 조현준닫기조현준기사 모아보기 회장도 비자금 조성혐의로 현재 재판 중에 있다.
◇물벼락 ‘갑질’ 쓰나미…한진家 자매 사퇴
이 같은 사실이 언론에 알려지자 관련된 증언과 제보가 연이어 쏟아졌다. 조 전무는 사과문을 통해 “제 감정을 관리 못 한 큰 잘못”이라고 밝혔지만 사태는 수습되지 않았다. 그는 2014년 기내 승무원 폭언 및 폭행 등 ‘땅콩 회항’으로 논란을 일으킨 조현아 칼호텔네트워크 사장의 동생이다.
문제가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커지자 조양호닫기조양호기사 모아보기 회장은 22일 대국민사과와 함께 조현아·조현민 자매의 퇴진이라는 수습책을 내놓았다. 조현아 사장이 지난달 29일 칼호텔네트워크 사장으로 복귀한 지 한 달이 채 되지 않은 짧은 시간이다.
현재 경찰은 경찰은 내사에 착수하는 등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고, 조 회장 일가의 밀수·탈세 의혹에 관세청도 자택과 대한항공 사무실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지난 13일 김진숙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도 조 전무를 특수폭행 등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한 상태다.
◇한화 3남 김동선 막말·폭행 사태 재조명
한진그룹 자매 갑질 사태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삼남 김동선 씨의 갑질 논란도 재조명되고 있다. 김동선 씨의 음주 폭행 사실이 지난해 11월 뒤늦게 알려지면서 한차례 파문이 일어난 것.
2017년 9월 김동선 씨는 지인의 소개로 참석한 신입 변호사 모임에서 폭언과 폭행을 저질렀다. 사건이 확산되자 김 씨는 사건 경위에 대한 공식입장을 발표하고 피해자들에게 사죄의 뜻을 밝혔다.
폭행·모욕 혐의와 관련해 피해자들이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의사 표명으로 결국 김 씨는 불기소 처분됐지만 만취폭행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에서 파장은 더욱 컸다. 그는 과거 여러 차례 음주폭행 등으로 구설수에 오른 바 있다.
지난해 1월 5일 오전 3시 30분께 서울 청담동의 한 주점에서 김 씨는 종업원 두 명의 뺨과 머리를 2~3차례 가격했고 마시던 위스키 병을 휘두르면서 위협하기도 했다.
현행범으로 체포돼 경찰서로 호송되면서도 순찰차 내부 유리문과 카시트를 수십 차례 걷어찼으며, 좌석 시트를 찢는 등 차량 파손의 혐의도 받았다. 그는 경찰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도 욕설 등 소란을 피운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김 씨는 지난 2010년 용산구에 위치한 호텔 주점에서 여성종업원을 추행하고 집기를 파손한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으며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수사 대상 표적된 재벌 3세 경영공백 위기
200억원대 배임횡령으로 공판을 진행 중인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도 관심사로 떠오른다.
2013년 7월 외국 투자자의 풋옵션 행사에 따른 주식 재매수 대금을 마련하기 위해 ‘갤럭시아일렉트로닉스(GE)’에 유상감자와 자사주 매입으로 회사에 179억원 상당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았다.
또 2008년 9월부터 2009년 4월 미술품에 투자하는 ‘아트펀드’를 만들어 자신이 소유한 미술품 38점을 고가에 판매해 12억원 상당 이익을 취한 혐의도 받고 있지만 조 회장은 이와 같은 혐의를 전면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가장 곤혹을 치르고 있는 재벌 3세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다. 지난해 2월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구속 수감된 후 353일 동안 공판을 진행해온 이 부회장은 2심서 징역 2년 6개월 집행유예 4년 선고로 석방됐다.
하지만 이 부회장의 석방 후 삼성에는 연일 악재가 이어지고 있다. 노조와해 의혹, 삼성증권 배당오류 등의 사태가 일면서 ‘관리의 삼성’이란 명성에도 균열이 일고 있다. 또 전경련을 통해 보수단체 후원금을 지원했다는 정황이 포착되면서 삼성을 바라보는 부정적인 시선은 더욱 확산되고 있다.
더불어 삼성의 생산기술 노하우가 담긴 반도체‧디스플레이 공장 ‘작업환경측정 결과보고서’ 공개 문제도 상존해 있어 현안 해결이 시급한 상황이다.
한편 이 부회장이 풀려나면서 삼성 안팎에서는 리더십이 재발휘될 것이라는 여론이 확산돼 왔다. 최근 평택 반도체공장 제2의 생산라인 투자 결정 등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이 부회장은 지금까지 두 달 넘게 공식석상에 나타나지 않고 있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석방이후 경영일선에 빠른 경영복귀 가능성도 타진해왔지만 대법원 상고심을 앞두고 경영복귀 시점에 신중한 것으로 보고 있다.
김승한 기자 shki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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