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내부등급법을 도입할 수 있을지도 불투명하다. 전북은행이 자본적정성을 개선하려면 위험가중자산을 낮추는 방법인 내부등급법을 도입해야 한다. 전북은행은 2016년부터 준비를 시작했으나 아직 금융감독원에 심사 신청을 하지 않은 상태다.
전북은행은 지난해 국내 은행 중 최저 수준의 BIS 총자본비율(13.4%)을 기록했다. 경남은행(16.51%), 광주은행(16.06%), 부산은행(16.04%), 제주은행(14.74%), 대구은행(14.41%) 등 5개 지방은행과 비교해도 낮은 수준이다.
BIS 비율은 은행이 예상치 못한 손실에 얼마나 잘 대응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바젤위원회는 자기자본비율 최소 기준을 8%로 제시했으나 국내 은행들은 15.48%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전북은행은 국내 은행 평균 수준보다 2.08%포인트 낮은 수준의 손실 대응 자본을 보유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는 전북은행의 자본적정성 지표 하향 추세가 지속된 점을 반영한 결과다. 보통주자본비율의 경우 지난해 10.10%로 2016년(9.32%) 보다 높아졌지만, 자본적정성을 구성하는 나머지 세 가지 요소가 일제히 저하됐다. 총자본비율은 13.6%에서 13.4%로, 자기자본 대비 총자산은 13.4배에서 15배로, 바젤3 레버리지비율은 6.3%에서 5.8% 수준으로 떨어졌다.
한기평은 은행업 신용평가 방법론에 따라 4개 자본적정성 요건에 가중치를 차등 부여한다. 현재 채권 신용등급 AA+수준인 전북은행의 경우 최소 총자본비율 12.5% 이상, 자기자본 대비 총자산 17배 미만, 바젤3 레버리지비율 5% 이상을 유지해야 한다.
◇ 내부등급법 도입 연내 가능할지 '미지수'
전북은행의 자기자본비율이 낮은 이유는 자본과 함께 위험가중자산도 증가했기 때문이다. 내부등급법을 도입하면 부도율 등을 자체적으로 산출 가능하기 때문에 위험가중자산 감소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시중은행을 비롯해 대구은행, 부산은행, 광주은행 등 지방은행도 내부등급법을 적용 중이다.
전북은행이 내부등급법을 연내 도입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전북은행이 내부등급법 도입을 준비한 것은 2016년부터다. 내부등급법을 도입하려면 특수한 전산시스템을 갖춰야 하므로 은행 입장에서는 상당한 비용과 시간이 드는 일이다. 준비가 완료된 이후 금감원에 모형 심사를 받아야 하는데, 전북은행은 아직 심사 신청을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전북은행이 상반기 중 심사 신청을 하더라도 심사에 소요되는 시간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 관계자는 "심사에 걸리는 시간은 일률적이지 않다. 은행이 시험문제를 준비하면 감독원이 시험문제가 적정한지 문제를 풀어보는 셈인데, 준비가 잘 된 은행은 금방 걸리고, 준비가 잘 되지 않은 은행은 시간이 오래 걸린다. 이 경우 개선을 유도하고 다시 모형을 수정하느라 시간이 꽤 걸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전북은행은 내부등급법 도입을 위해 리스크관리 조직 재편을 추진한다. 리스크관리위원회와 산하 소수 팀으로 구성돼 있던 리스크관리부문을 총괄팀, 시중리스크팀, 적합성검증팀 등으로 구성하기로 했다. 내부등급법 도입에 맞춰 리스크관리 업무를 보다 세분화할 필요성이 높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결정이다.
구혜린 기자 hrgu@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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