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셋값이 하락하면서 세입자를 쉽게 구할 수 없게 되는 바람에 집주인들이 전세금 반환을 지연시키거나, 전셋값과 매매값 차이가 줄어들면서 이른바 ‘깡통전세’에 대한 우려가 커진 것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전세금반환보증보험은 SGI서울보증보험과 주택도시보증공사가 주로 다루고 있는 상품으로, 가입자가 집주인에게 전세금을 30일 이내에 돌려받지 못할 경우 보증기관이 대신 전세금을 가입자에게 지급한 뒤, 보증기관은 집주인에게 채권을 환수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전세금보증보험의 보험료는 주택도시보증공사 기준으로 연간 아파트 0.128%, 다세대, 단독, 오피스텔 등 아파트 외 주택 0.154%이다. 전세금 1억 원 기준 12만8000원~15만4000원 정도인 셈이다.
SGI서울보증 기준으로는 연간 아파트 0.192%, 그 외 주택은 0.218% 수준으로 이보다 높은 편이다. 전세금 1억 원 기준 19만2000원~21만8000원 수준이다.
이들 상품에 가입하려면 주택도시보증공사(HUG), SGI서울보증 홈페이지를 통해 신용/보증신청을 하고, 신용정보 확인 및 보증심사를 거쳐 보증서를 발급받으면 된다.
HUG 상품의 경우 보증금반환채권 양도 조건에 대해 임대인이 내용증명을 수취하고 확인전화를 받아야 가입이 완료되므로 임대인의 협력이 필요하다. 반면 서울보증의 경우 임대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가입이 가능하다.
전세보증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신규 전세 계약의 경우 잔금을 치른 날 또는 전입신고를 한 날로부터 전세 계약 기간의 2분의 1일이 지나기 전 신청해야 한다. 전세 계약을 갱신하는 경우는 계약 기간 만료일 이전 1개월 이내부터 갱신 전세 계약 기간의 2분 1일이 지나기 전 신청하면 된다.
한편 주택도시보증공사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이들의 전세금반환보증보험 가입 건수는 7635건, 가입 금액은 1조6743억 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이는 지난 2월 6420건, 1조4322억 원의 기록을 불과 한 달 만에 넘어선 수치로 더욱 주목을 끈다.
전세금보증보험은 2013년 9월 출시될 당시 첫해 가입 건수가 451건, 금액은 765억 원에 그쳤다. 2014년에는 1조587억 원, 2015년에는 7221억 원에 그치는 등, 예상보다 저조한 실적을 거뒀다.
그러나 2016년 들어 전세를 끼고 여러 채의 집을 구매하는 ‘갭 투자’가 떠오르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 전셋값의 변동에 위험성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갭 투자란 시세차익을 목적으로 주택 매매가와 전세가의 차액이 적은 집을 고른 후에, 전세를 끼고 주택을 매입하는 것을 말한다.
전세가율이 높을수록 투자에 들어가는 자본이 적어지는데, 전셋값이 떨어짐에 따라 투자 자본이 늘어나면서 투자자들의 부담이 늘어나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이들의 부담을 줄여줄 수 있는 전세금보증보험은 2016년 5조1716억 원, 2017년 9조4931억 원 등 가파른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으며, 이미 올해 1분기에만 이미 4조 원이 넘는 가입 금액을 기록한 상태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달 마지막 주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03% 내려 2주 연속 하락했다. 신도시와 경기·인천도 각각 0.04%, 0.03% 내려 하락세를 보였다. 앞으로 아파트 공급량이 더 늘어나면 이런 전세시장 약세는 더욱 심해질 것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SGI서울보증 관계자는 “가입 조건 완화와 전셋값 파동으로 인해 상품 가입 문의가 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보증금 반환 지연으로 어려움을 겪지 않으려면 전세금보증보험이 최고의 방어막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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