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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의 눈 ING생명, 신한·KB금융 인수 성공시 보험업계 지각변동 불가피

기사입력 : 2018-04-12 09:51

(최종수정 2018-04-12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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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용비리·지배구조 문제로 내홍 겪는 지주사들.. 인수전 소강상태
푸르덴셜 등 외국계 보험사 인수 가능성도.. 국내 금융지주 '닭 쫓던 개' 될까

△자료=각 사이미지 확대보기
△자료=각 사
[한국금융신문 장호성 기자] 보험업계 M&A 시장에서 최대어로 꼽히는 ING생명을 두고 신한금융지주, KB금융지주 등이 유력한 인수자로 거론되고 있지만, 양 측은 물론 ING생명까지 포함한 모두가 인수에 관해 ‘결정된 바가 없다’고 일축하며 인수전은 소강상태에 접어든 상태다.

일각에서는 꾸준히 돌고 있는 ING생명의 인수와 가격에 대한 소문들이 IB업계에서 ING생명의 몸값을 낮춰보려는 의도적인 ‘물타기’라는 지적까지 나온다.

실제로 ING생명은 그간에도 몇 차례 M&A 시장에 나왔지만, 그 때마다 번번이 높은 가격으로 인해 적절한 인수자를 찾지 못하고 돌아서야 했다. 지난 2016년에도 KB금융지주에 의한 인수설이 돌았으나, 가격에 대한 입장차를 좁히지 못해 인수가 무산됐던 전적이 있다.

특히 올해는 그 몸값이 더욱 올라 최대 주주인 MBK파트너스의 지분 59.15%의 가치가 2조1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며,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하면 최종 매각 가격은 3조 원을 웃돌 전망이다.

그러나 ING생명은 현재 보험업계의 독보적인 M&A 매물로서 충분히 그만한 매력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ING생명은 지난해 말 기준 31조 원으로 생명보험업계 6위에 해당하는 높은 자산 규모를 기록했다.

외국계 보험사로서 일찍부터 글로벌 기준에 맞춘 자산부채관리를 펼쳐온 결과, 보험사의 재무건전성을 나타내는 지급여력비율 역시 455.3%로 생명보험업계 최고 수준이다. 순이익 역시 연간 3000억 대를 기록할 정도로 안정적이다.

국내사 가운데 주요 인수자로 언급되는 신한금융과 KB금융의 생명보험 계열사들 중 신한생명은 29조 원의 자산규모로 업계 7~8위 수준에 속하며, KB생명은 9조 원대로 업계 17위 수준으로 존재감이 크지 않다.

만약 KB금융이 ING생명 인수에 성공해 KB생명과의 합병이 이뤄지면 자산규모 40조 원으로 통합 미래에셋생명을 제치고 5위 자리를 차지하게 된다.

반대로 신한금융이 인수에 성공해 신한생명과의 합병이 이뤄진다면 약 60조 원 수준의 매머드사가 탄생해 64조 원으로 현재 4위인 NH농협생명마저 넘볼 수 있게 된다.

양 사 모두 IFRS17에 대비한 체질개선 및 설계사 조직 강화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유능함이 검증된 ING생명의 젊은 설계사 조직을 확보할 경우 성공적인 체질 개선을 이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신한금융의 경우 지난해 KB금융이 KB손해보험 등 비보험권의 약진으로 큰 이익을 거두면서, 8년 만에 리딩뱅크 자리를 KB금융에게 넘겨주고 말았다. 당초 포토폴리오 완성을 위해 손해보험사 인수를 추진하던 것으로 점쳐졌던 신한금융이 발빠르게 ING생명 인수전에 뛰어든 것은 리딩뱅크 자리 탈환을 위한 승부수라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최근 신한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가 채용비리 및 지배구조 문제로 내홍을 겪고 있어 인수 작업의 속도가 느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한생명과 KB생명의 규모와 영업 상황이 ING생명에 비해 떨어진다는 점을 감안해 인수 과정에서 지주 차원에서 많은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현재의 어수선한 상황은 커다란 악재로 다가올 수 있다.

이를 두고 보험업계는 ING생명의 해외 M&A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ING생명은 오는 16일부터 20일까지 미국과 캐나다 등지에서 해외 기업설명회를 가질 예정이다. 이를 두고 푸르덴셜 등 대형 외국 보험사들이 ING생명의 인수에 관심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는 조심스러운 관측이 나오고 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M&A 시장은 언제 어떻게 바뀔지 몰라 섣부른 예측은 어렵다”며, “최악의 경우에는 신한금융과 KB금융 모두가 ‘닭 쫓던 개’ 신세로 전락할 지도 모르는 일”이라고 진단했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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