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신문 구혜린 기자] DGB금융지주가 박인규닫기박인규기사 모아보기 회장 사퇴 이후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지주 회장과 대구은행 행장을 분리 선임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조직 내부에서는 박인규 회장의 측근이 회장 후보군에 포함돼 있을 것으로 보고 회장 선임 절차를 외부공모 방식으로 진행하는 데 거부감이 없다는 반응이다.
2일 DGB금융과 대구은행 이사회는 지난 23일 박인규 회장이 사퇴 의사를 밝힘에 따라 경영권 승계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임시 통합회의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박 회장 해임안은 처리, 비상경영체제로 전환하기로 의견이 모였다. 이에 지주는 김경룡 부사장, 대구은행은 박명흠 부행장을 각각 직무대행으로 선임했다.
다만 이번 임시 회의에서는 지주 회장과 대구은행 행장을 분리 선임할지 결론이 나지 않았다. DGB금융은 국내 금융지주사 중 유일하게 회장이 행장을 겸직하는 구도로 남아있다. DGB금융 관계자는 "(분리 선임은) 이사회 내에서 의견이 엇갈렸다"면서 "이후 열리는 이사회에서 결론이 날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지주 안팎으로는 DGB금융에 대한 시정당국의 지배구조 감독 강화로 분리선임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감독원 고위 관계자는 "박인규 회장의 비자금 조성, 채용비리 혐의가 조직적인 비리로 드러날 것인지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박 회장이 연루된 각종 비리가 제왕적 지배구조에 기인한 것인지 당국도 손을 놓고 있지 않다는 의미다.
이사회가 차기 회장과 행장을 선임하는 방식으로 외부공모 방식을 택할 가능성도 유력하게 거론된다.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가 기존 후보군에서 최고경영자를 선임하기엔 박 회장의 남은 영향력을 배제하긴 어렵단 해석이다. DGB금융 관계자는 "조직 내에서 외부인사도 상관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라면 이사회도 이를 묵인하진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박 회장의 회장직 사퇴를 강력하게 요구한 대구은행 노조는 행장 분리 선임과 외부공모 등에 거부감이 없다고 밝혔다. 노조 관계자는 "대구은행 사정을 잘 알고 금융권에 밝은 인사라면 괜찮다고 생각한다"며 "조합 자체의 의견이 아니라 외부인사 선임에도 직원들이 반대하지 않는지를 투표로 살펴보고 임추위에 전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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