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신문 구혜린 기자] 박인규닫기박인규기사 모아보기 DGB금융지주 회장 겸 대구은행 행장이 지주 회장직은 유지하고 행장직은 내려놓겠다고 대구은행 노조에 전달했다. 대구은행 채용비리 관련 검찰 수사결과 추가 혐의가 대량 적발된 가운데 안팎으로 사퇴 압력이 높아지자 행장직 사퇴라는 카드를 꺼낸 것으로 보인다.
22일 대구은행 노조에 따르면 전날 대구은행 이사진은 노조 사무실을 방문해 "박 회장이 지주 회장직은 유지하고 행장직에선 물러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라고 전달했다. 앞서 노조는 박 회장에게 21일까지 거취 표명을 하라고 통보한 바 있다.
박 회장의 간접적인 거취표명은 최근 검찰이 대구은행 채용비리 수사 범위를 확대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날 대구지검 특수부에 따르면 검찰이 지난 16일 대구은행의 전・현직 인사담당자의 자택 및 대구은헹 인사부서를 압수수색한 결과 추가 채용비리 사례를 30여건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금감원이 검찰에 이첩한 대구은행 채용비리 사례는 2016년 혐의이나, 검찰은 2015년과 2017년 혐의까지 추가 포착했다. 아울러 검찰은 지난달 9일 1차 압수수색 과정에 확보한 박 행장 휴대전화 분석 내용과 전·현직 인사 담당자 등의 진술 내용 등을 바탕으로 박 행장이 채용비리에 직·간접으로 연루했는지를 조사하고 있다.
노조는 박 회장이 행장직만 내려놓겠다는 것에 반발했다. 김정원 대구은행 노조 위원장은 "회장직만 유지해도 어차피 은행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박 회장이 꼼수를 부리는 것이다. 즉각 두 직위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박 회장은 23일 개최 예정인 대구은행 정기 주주총회에서 대구은행 행장직 사퇴와 관련해 공식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구혜린 기자 hrgu@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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