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국 정부가 배리 엥글 지엠 본사 해외사업부문 사장을 만나 경영난에 빠진 한국지엠의 회생을 위한 지원방안과 관련한 협의를 시작했다.
앞서 지엠은 28억 달러(약 3조원) 규모의 신규 설비투자 계획을 밝히며, 한국지엠의 2대 주주인 산업은행에 지분 비율만큼 투자 참여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산은의 신규 투자 참여 비용은 약 5000억원으로 추산된다. 이 금액은 앞서 GM이 한국지엠에 빌려준 3조2000억원의 대출금을 출자 전환하겠다며 산은에 보유지분(17%)만큼 유상증자에 참여할 것을 요구한 금액과 비슷한 규모다.
문제는 지엠이 대규모 구조조정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엥글 사장은 지난 21일 한국지엠 노조에 교섭을 요청했지만, 노조는 군산공장 폐쇄를 철회하라며 교섭을 거부했다.
당시 노조는 “자구를 위한 노력이 없다면 지엠 자본은 지속가능한 경영을 운운할 자격조차 없다”며 “이제라도 지엠이 노조의 요구를 수용한다면 노조도 상생을 위한 구실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정부가 지엠 자본으로부터 자본 및 시설투자에 대한 확약을 받아내야 한다. 또한 한국지엠의 투명 경영을 위한 특별 세무조사를 즉각 실시하고 노동조합이 참여하는 경영실태 공동조사도 이뤄져야 한다”고 요구했다.
업계 고위 관계자는 “한국 자동차 산업에서 고비용 저생산 구조를 유지하면서도 노조파업은 매년 치렀고, 개선 없이 비효율적인 시스템을 이어가고 있다”며 “한국지엠이 우리나라에서 철수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가 바로 노조의 강성적인 행동과 고비용을 챙기는 습관”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매년 노조는 습관적으로 무리한 요구를 일삼았고 사측은 매번 금전적인 합의안을 제시했다”며 “요구와 수용이라는 잘못된 공식을 습관화시킨 것”이라고 꼬집었다.
유명환 기자 ymh753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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