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0일부터 '가상통화 실명확인 입출금계정 서비스'(이하 가상통화 실명제)가 시행되는 가운데 김용범닫기김용범기사 모아보기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 23일 브리핑에서 은행의 '엄격한' 실명확인 역할을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신한·농협·기업·국민·KEB하나·광주 등 6개 은행은 오는 30일자로 가상통화 실명제를 위한 시스템 구축을 완료할 예정이다. 금융당국은 은행권이 기존 가상계좌 서비스를 대체해 가상통화 실명제를 개시할 수 있도록 허용키로 했다.
가상통화 실명제는 취급업소의 거래 은행과 동일한 은행의 계좌를 보유하고 있는 이용자가 입출금이 가능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취급업소와 이용자의 계좌가 서로 다른 은행이면 이용자는 '엄격한' 실명확인을 거쳐 취급업소와 같은 은행의 계좌를 신규로 개설해야 한다.
하지만 30일자로 신규 거래가 허용되더라도 은행들이 신규 계좌 개설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정부에서 "은행이 효과적으로 자금세탁 방지의무를 이행할 수 있도록 은행의 책임하에 계약관리를 할 수 있는 범위내에서 계약체결 대상을 선정"하라고 한 점이 꼽힌다.
금융당국은 은행을 통한 가상통화 거래 '차단·봉쇄' 효과를 겨냥하고 있다. 오는 30일자로 시행될 당국이 마련한 자금세탁방지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은행은 취급업소를 식별한 경우 취급업소의 금융거래 목적과 자금의 원천, 취급업소의 고유재산과 이용자의 예탁·거래금 분리 관리 등을 확인하는 등 '강화된 고객확인(EDD)'을 이행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또 하루에 1000만원 이상, 하루에 5회 이상 가상통화 자금을 입출금하는 경우 등에 대해 은행들은 자금세탁 거래로 볼 수 있는 합당한 근거가 있는지 여부를 적극적으로 판단해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에 보고해야 한다.
하지만 한 은행 관계자는 "법적 근거없이 금융당국 가이드라인만을 근거로 취급업소를 제한할 경우 은행이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도 있을 것"이라며 "규제 부담이 은행에 집중돼 있다고 느끼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한편, FIU와 금융감독원은 지난 8일부터 16일까지 가상통화 취급업소와 거래가 많은 6개 은행 대상으로 실시한 현장점검 결과 은행권의 '관문' 역할이 미흡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은행으로부터 가상계좌를 발급받은 업체가 일부 가상통화 취급업소에 가상계좌를 재판매하는 사례가 나왔지만 해당 은행은 이같은 상황을 인지할 고객확인 절차나 내부통제 장치를 갖추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일부 가상통화 취급업소의 경우 은행에 개설된 일반 법인계좌를 통해 이용자의 자금을 집금하고, 자금 중 일부 금액을 가상통화 취급업소의 대표자나 임원 명의 계좌로 이체한 것으로 나타나 은행의 의심거래 보고 강화 필요성이 지적됐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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