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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 대책 100일] 문 대통령, 피자 살 수 있을까

기사입력 : 2017-11-14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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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주택자 사각지대화, 재건축 과열 여전 등 해결 과제 산적

[한국금융신문 서효문 기자]
지난 7월 27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기업인 대화’에서 문 대통령이 주요 참석자들과 함께 소상공인 수제맥주로 건배를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공식 페이스북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7월 27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기업인 대화’에서 문 대통령이 주요 참석자들과 함께 소상공인 수제맥주로 건배를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공식 페이스북


“부동산 가격을 잡아준다면 제가 피자 한판 씩 쏘겠습니다.”-7월 27일 ‘기업인과의 대화’에서 문재인 대통령.

“문 대통령이 조만간 피자를 사주실 것 같습니다.”-지난 9일 정부 여당 정책회의서 한 여당 의원.


최근 정부 여당 의원의 말대로 문 대통령이 피자를 살 때가 온 것일까. 안타깝게도 ‘Yes’라고 답하기에는 머뭇거리게 된다. 8.2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부동산 거래가 둔화되면서 수치상으로는 안정화된 듯 보이지만 여전히 해결해야 될 과제가 산적하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는 8.2 대책을 발표하면서 “더 이상 집을 투기의 목적으로 사용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를 위해 서울 전 지역과 과천·세종시를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하고,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강화시켰다.

대책 발표 한 달 뒤인 지난 9월 5일에는 성남시 분당과 대구시 수성구를 투기과열지구에 추가 포함시켰다. 지난달 24일에는 주택담보대출 부채상환비율 규제를 높였고, 지난 10일부터는 지방 광역시에도 분양권 전매제도 금지 기간을 적용했다.

문제는 단기적 투기 수요 억제 외에는 큰 효과가 없다는 점이다. 우선 강남 재건축 시장은 여전히 뜨겁다. 8.2 대책 이후에도 강남 재건축 단지는 최고 510 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며 부동산 시장을 달구고 있다.

강남 재건축 조합들은 지난 7일부터 도입된 민간택지 분양권상한제에 대해서도 ‘후분양제’라는 해법을 찾아 고분양가 추구를 꾀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9월 반포 주공 1단지 1·2·4주구 재건축 수주전에 참여한 건설사들은 후분양제를 통해 5000만원에 육박하는 평당 평균 분양가 책정이 가능하다고도 설명한바 있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이 지난달 24일 가계부채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있다.(왼쪽부터) 윤면식 한은 부총재, 김현미 국토부 장관, 김동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최종구 금융위원장, 최흥식 금감원장. 사진= 금융위이미지 확대보기
김동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이 지난달 24일 가계부채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있다.(왼쪽부터) 윤면식 한은 부총재, 김현미 국토부 장관, 김동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 최종구 금융위원장, 최흥식 금감원장. 사진= 금융위


8.2 대책 발표 때부터 제기된 또 다른 실수요자인 ‘1주택자 사각지대화’도 여전한 과제다. 주택 구매 실수요가 있는 무주택자와 함께 1주택자들은 ‘주택 교체’ 수요가 있다. 그러나 이들은 청약 가점제 혜택을 받지도 못하고, 내년 1월부터 도입되는 신DTI에서도 다주택자와 똑같은 규제를 받는다.

임채우 KB국민은행 WM스타즈 부동산 전문위원도 “문재인 정부가 출범 이후 총 4번의 부동산 관련 대책을 내놨지만 항상 1주택자들은 사각지대에 있었다”며 “특히 서울에 거주하는 1주택자들은 어려움이 더 가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10일부터 도입된 지방 광역시 분양권 전매도 실효성이 적다는 평가다. 서울·과천·세종·부산 7개구는 입주 때까지 분양권 전매가 금지되지만, 나머지 지방 광역시는 6개월 동안만 분양권 전매를 할 수 없다. 이를 다시 생각하면 6개월이 지나면 분양권 전매가 가능하다는 의미다.

대형 건설사 한 관계자는 “6개월이라는 금지 기간이 설정됐지만, 이 기간만 지나면 해당 지역 분양권 전매가 가능하다”며 “실효성이 없을 가능성이 크다”라고 전망했다.

역대 초고강도 대책이라는 8.2 대책이 발표된 지 100일이 지난 가운데 정부 여당에서 나온 긍정론은 수치만 보면 성립될 수 있다. 하지만 해결되지 못한 과제가 많은 가운데 문 대통령이 피자를 살 때라고 말하기는 ‘Yes'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서효문 기자 sh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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