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신문 박찬이 기자] 매각을 앞두고 있는 대우건설 주가가 급락하고 있어 그 배경에 대해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우건설 주가는 2일 3개월만에 최저치인 6710원을 기록했다. 지난 8월2일 8320원까지 치솟았던 대우건설 주가는 7000원 안팎에서 등락을 거듭하다가 2일 최저치를 갱신했다.
대우건설 주가가 이날 하락한 것은 오전에 발표된 3분기 잠정실적이 예상보다 낮은 수치를 기록한 것이 영향을 미친것으로 보인다. 대우건설은 3·4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1,13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 증가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2,194억원에 크게 못 미치는 것이다.
시장 예상보다 낮은 실적에 대해 대우건설은 카타르 고속도로 건설에서 원가율을 조정한 것이 반영됐기 때문이라고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에게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타르는 대부분의 자재를 수입하는 국가로 육상 무역로는 사우디아라비아, 해상·항공 무역로는 두바이를 경유해서 수입해왔다. 카타르와 사우디아라비아 등 주변 7개국이 지난 6월 단교로 대우건설이 자재 확보가 어려워졌으며 다른 무역 라인을 알아보는 과정에서 원가가 높아졌고 준공 시기도 늦춰질 가능성이 커져 원가율 조정을 3분기에 바로 반영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광수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매각 전에 잠재부실을 털어 보수적인 기준으로 회계를 만드는 과정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말 잠재부실을 대거 손실로 처리, 매출 10조9857억원, 영업손실 5030억원을 기록했다. 이후 올해는 1분기 2211억원, 2분기 2458억원 등 분기마다 최대 영업이익을 경신했다. 하지만 3분기 영업이익은 1, 2분기의 절반수준에 머물렀다.
대우건설의 주가하락은 매각에 걸림돌이 될 수도 있어 관심이 더욱 증폭되고 있다.
지난 23일 국정감사에서 자유한국당 김선동의원은 대우건설 매각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며 " 매각 주가를 기준으로 시뮬레이션을 해 본 결과, 경영권 프리미엄 25%를 붙여도 1주당 7,000원으로 매각하면 1조3,323억원의 손실이 예상된다"고 한 바 있다. 만약 대우건설이 해외로 팔려 나간다면 국부 유출이 1조원이 넘어 이에 대해 문제제기를 한 것이다.
KDB산업은행은 이와 관련 대우건설을 헐값에 매각하지 않고 내부적으로 책정가와 시장가를 따져 합리적인 금액 이상이 될 때만 매각을 정상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라는 입장이 언론에 보도된 바 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이날 주가 급락에 따른 매각 영향 등에 대해 "국감이후 얼마 이하는 안 받겠다고 입장을 밝힌 바 없다"며 "시장가로 매각을 할 예정"이라며 말을 아꼈다. 대우건설 급락에 대해서는 "주가 변동에 대해 별도의 대책을 따로 준비를 하고 있지 않다"며 "주가는 시장에서 움직이는 것으로 따로 액션을 취하기가 어렵다"고 덧붙였다.
박찬이 기자 cypark@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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