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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 사퇴 요구하는 KB 노조…"도 지나치다" 비판 불러

기사입력 : 2017-09-13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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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안 없이 회장 흐드는 노조에 역풍 만만찮아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국민은행장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겸 국민은행장
[한국금융신문 신윤철 기자] 국민은행 등 KB금융그룹 7개 계열사 노조의 협의체인 KB금융 노동조합협의회(이하 KB노조)가 뚜렷한 명분없이 연일 윤종규닫기윤종규기사 모아보기 회장 연임 반대에 나서고 있다. KB노조는 윤종규 회장이 한 발짝 물러서는 모습을 보임에도 공세를 늦추지 않고 오히려 자진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무조건 반대를 외치는 배경에 의문이 제기될뿐더러 대안마저 말하지 않아 무리한 투쟁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오히려 가장 유력한 후보인 윤 회장이 연임이 될 경우를 생각하지 않는 벼랑 끝 전술이 추후 역풍까지 부를 가능성도 있다.

◇노동청 진정 취하 후 한 달 만에 검찰 고발 움직임

KB노조와 윤종규 회장의 사이의 불협화음은 지난 해 10월부터 시작됐다. 현 박홍배 노조 위원장은 노조 선거관리위원회의 당선 무효 처리와 후보자 자격 박탈에도 소송을 통해 최종 당선되었다. 노조는 이 과정에서 사측의 개입 의혹을 제기하며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렸다. 그리고 지난 7월 26일 고용노동부에 진정서를 접수하며 특별근로감독을 통한 진상조사를 요구했다.

이에 윤종규 회장은 지난 8월 노조에 사과의 뜻을 전하며 화해 분위기 조성에 나섰다. 11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내부 분위기 수습에 힘써야 한다는 판단으로 노조의 요구를 전향적으로 받아 들였다. 노조위원장 선거 불법 개입 의혹을 일으킨 임원들 사표를 수리하고 근무와 관련된 노조 요구를 받아들인 것이다. 노조는 공세를 통해 성과를 얻었고 윤 회장은 수세적인 위치로 내부를 다 잡는데 성공했다. 당시만 해도 노조와 윤 회장 모두 원하는 바를 얻어 차기 회장 선거가 무난하게 흘러갈 것으로 예상됐었다.

그러나 9월 들어 노조는 오히려 공세 고삐를 더욱 세게 쥐었다. 차기 회장 선거가 윤종규 회장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하다는 주장으로 지난 5일 회장 선임절차 중단을 요구했다. 여기에 일주일 만에 사측의 설문조사 조작 의혹을 들고 나왔다.

설문조사는 같은 단말기로 중복답변을 하지 못하도록 설계됐으나 인터넷 방문 기록을 담은 임시 파일인 '쿠키'를 삭제하는 방식으로 동일 IP를 통한 중복답변이 이뤄졌다고 KB노조는 설명했다.

KB노조는 이번 설문 조작과 더불어 사내 익명 게시판에 윤 회장을 옹호하고 노조를 깎아내리는 글을 반복해 올렸다는 의혹도 제기하며 윤 회장을 업무방해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KB노조는 지난 8월 말 노동청 진정 2건을 자체적으로 취소해 화해 분위기에 힘을 더하는 듯 했으나 한 달이 지나지 않아 다시금 검찰 고발이라는 강수를 들고 나오는 행보는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KB노조가 최근 근로 조건 개선을 윤 회장과의 협상을 통해 얻었는데 공세를 취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안 없는 노조, 시간 흐를 수 록 윤 회장 유리

그러나 윤종규 회장이 차기 회장 선거에서 가장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것은 차후 노조와 사측의 싸움을 예측할 수 없게 만든다. 노조가 자진 사퇴를 주장하는 이유도 다른 방법으로는 윤 회장의 행보를 막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간 실적도 탄탄하고 7명까지 추려진 후보군에서 윤 회장을 위협할 인물도 없다.

윤종규 회장은 연임에 유리한 3가지 요소를 가지고 있다. 첫 째는 현재 윤 회장을 넘어설 만한 후보가 확실하게 없다는 점이고, 둘째는 외풍에 흔들려 고생한 전례가 있는 만큼 선거가 진행될수록 외부 출신보다 내부 출신에게 힘을 실어주는 분위기가 생길 가능성도 높다는 점이다. 마지막으로 이사회의 권한이 커지더라도 그만큼 외풍에 흔들리지 않는 구조로 만들어 혹시 모를 역전 가능성도 최대한 차단했다.

KB사태 이후 나름 노조의 지지를 얻으며 수장 자리에 오른 윤종규 회장은 사안에 따라 노조와 대립각을 세우는데 주저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지금처럼 노조의 반대를 무릅쓰고 연임에 성공한다면 오히려 더 강력한 리더십을 펼칠 바탕을 얻을 수 있다.

오히려 윤 회장은 연임 이후의 행보를 준비하는 것으로 보인다. KB금융 관계자는 “(연임이 된다면)연말 쯤 회장과 은행장 분리가 가시화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첫 번째 임기 때 지주 사장 임명을 통해 분위기 반전에 성공한 사례가 있으니 비슷한 전략을 다시금 시도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이렇게 진행된다면 윤 회장은 겸직 논란 완전 탈피와 계열사 시너지 효과 확대라는 일거양득을 얻을 수 있다.

한편 KB금융지주는 회장 최종 후보자군(Short List)을 선정하기 위해 충분한 시간과 논의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14일에 추가적으로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신윤철 기자 raindrea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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