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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준·유상호 ‘구관이 명관’일까

기사입력 : 2017-04-17 01:22

(최종수정 2017-04-17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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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실적 연임 비결…지난해 수수료 상당
실적부진에도 상여금 대폭 수령 ‘의문’
자기자본 대비 높은 민원비율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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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구혜린 기자] 한국투자증권 유상호닫기유상호기사 모아보기 사장, 교보증권 김해준 사장의 장기 연임 비결은 실적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증권사들의 당기순익, 매출액이 전년대비 현저하게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한투는 연결 순이익 16.7% 감소에 그치며 선방에 성공했다.

교보증권은 연결순익이 전년대비 21.08% 감소했으나, 40억 적자를 기록한 4분기를 제외하면 나쁘지 않은 성적이었다. 특히, 자기자본 기준으로 10위권 밑 중소형 증권사 중에서는 당당하게 1위를 기록했다.

유상호 사장은 지난 3월 주총 이후 11년 연속 한투의 안방을 지키게 됐다. 김해준 사장은 지난해 4연임에 성공, 내년까지 2년 임기를 채우면 10년 장수 CEO 반열에 오른다. 각사는 장기간 동안 증권사의 실적을 최대치로 끌어올렸다는 점에서 해당 CEO들에게 높은 점수를 줬다.

◇ 탄탄한 실적 비결 IB에 있었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2372억원의 연결 순이익, 299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각각 2015년 대비 16.7%, 17.5% 감소한 수치지만, 거래대금 감소와 채권평가손실로 ‘어닝 쇼크’를 기록한 KB증권, 미래에셋대우, 삼성증권과 비교하면 자기자본 4조 클럽 중 양호한 실적을 거둔 셈이다.

동기간 교보증권의 경우, 연결 순이익 623억원, 영업이익 722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대비 21.08%, 25.85% 줄었다. 교보증권 역시 아쉬운 실적이지만, 국내 증권사 중 자기자본 3000억원(2016년 말 연결 기준) 이상 1조원 미만의 중소형사들 중에서는 유진투자증권, HMC투자증권, KTB투자증권을 여유롭게 제치고 선두에 섰다.

한투와 교보증권 모두 기업금융(IB) 부문 호조로 인해 업황 부진으로 인한 타격을 상대적으로 덜 받았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4분기에만 해외부동산 관련 인수 주선 수수료 200억원을 챙겼다. 부동산 위주의 IB 부문 수익으로 거래대금 감소와 채권평가손실을 상쇄할 수 있었다는 평가다.

교보증권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과 구조화금융(SP) 관련 자산유동화 부문 인수 및 금융자문 호조를 통해 거래대금 감소로 인한 손실을 상쇄했다. 이 부문에서만 지난해 기준 전년대비 15% 증가한 400억원의 수익을 기록했다.

교보증권 관계자는 “침체된 부동산 업황을 활성화 시키고자 지속적인 차환발행 및 고수익 구조화 금융자문 딜 진행과 유망기업 기업공개(IPO) 등을 진행하며 실적을 향상시켰다”며, “지난 상반기에는 마곡지구 오피스 개발사업, 하남미사 토지 유동화 등을 진행했고, 하반기에는 엔지스테크널러지를 코스닥에 상장, 모두투어리츠는 대표주관사로 코스피 상장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렇듯 교보증권은 견조한 IB 실적으로 지난 2015년 789억원의 순이익으로 사상 최대이익을 냈으며, 지난해 3분기까지도 실적 증가세를 꾸준히 이어왔다. 한국투자증권 역시 2015년 2848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8년만에 최대 성과를 낸 바 있다.

지난해 순이익은 지난 2007년(3077억원) 이후 연간 순익 가운데 2015년에 이어 두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견조한 실적 흐름은 장수 CEO들의 연임 성공 비결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 4분기 실적 하락…성과급 왜 많나

한국투자증권과 교보증권 모두 지난해 연결 순이익 및 매출액 감소를 기록했으나, 저조한 실적을 기록한 분기는 차이가 있다.

국내 증권사들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4분기에 하락폭이 가장 컸으나, 한국투자증권은 2분기 낙폭이 가장 컸다. 오히려 4분기에는 601억원의 순익을 거뒀다. 전분기대비로는 13% 감소했지만 2015년 4분기 134억원보다는 4배 이상 많았다.

반면, 교보증권은 지난해 4분기 40억원 적자로 돌아서면서 3분기까지 이어졌던 실적 흐름이 급격하게 꺾였다. 2015년에는 4분기에 197억원의 견조한 이익을 냈기 때문에 지난 4분기 적자전환은 더욱 두드러졌다.

이러한 막판 실적 저조에도 불구, 교보증권 김해준 사장의 연봉은 수직 상승했다. 지난해 김해준 사장은 총 7억8198만원을 수령했는데, 이는 2015년 수령액 4억5066만원과 비교 시 74% 증가한 금액이다. 공시자료에 따르면, 김 사장은 기본급여 2억4900만원에 상여금 5억1500만원이 책정 돼 수령한 것으로 나타난다. 교보증권측은 “시장 환경에 빠르게 대응해 지속적인 사업역량 확대와 고성장 부문에 집중한 경영전략으로 최고의 성과를 지속 달성한 점을 감안”해 상여금을 산정했다고 밝히고 있다.

교보증권의 연봉 상승은 CEO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김해준 사장이 취임한 2008년 이례, 직원들의 평균 연봉은 꾸준히 상승했다. 2012년 5805만원으로 2011년(5990만원) 소폭 감소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7년간 상승세였다. 지난해에는 1인 평균 1억118만원을 수령, 2015년(9406만원) 대비 7.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상호 사장의 지난해 수령액(기본급여 8억4880만원, 상여금 15억7278만원)은 24억2158만원으로 업계 5위를 기록했다. 권용원닫기권용원기사 모아보기 키움증권 사장이 지난해 29억500만원을 받아 1위를 기록했으며, 윤경은 KB증권 사장이 27억200만원으로 2위를 차지했다. 그외, 최희문닫기최희문기사 모아보기 메리츠증권 사장이 26억8100만원을 받아 CEO 중 3위를 차지했고, 이어룡 대신증권 회장은 26억3700만원으로 4위를 지켰다.

◇ 높은 민원 발생률 개선 시급

견고한 실적을 바탕으로 업계 최고 수준의 상여금을 받고 있는 유상호 사장의 골칫거리는 높은 민원 건수다.

올해 신년사에서 유상호 사장은 사원들에게 ‘고객 중심 영업’의 완전한 정착을 과제로 제시했다. 그는 “고객 우선의 정도 영업을 완벽하게 정착시켜 금융사고 제로의 원년을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쐐기를 박았다.

유 사장이 이런 목표점을 제시하는 것은 타 증권사에 비해 한국투자증권의 민원 건수가 많기 때문이다. 2015년 한국투자증권의 민원 건수는 234건으로 주요 증권사 중 가장 많았으며, 13개 주요 증권사 민원 중 한국투자증권 민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21%를 차지했다.

2016년 4분기에도 한국투자증권의 민원 건수는 37건으로 현대증권(10건), 대신증권(17건), 하나금융투자(20건), NH투자증권(24건)에 비해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유상호 사장은 “증권사는 먹이사슬의 제일 말단으로 큰소리칠 곳 하나 없는 갑을병정 중 ’정‘이라는 마음가짐을 가지고 전 직원이 ’영업맨‘의 자세로 임해야 한다”는 고객 최우선주의 철학으로 유명하다. 그의 ‘고객 최우선주의’ 철학이 경영에서 발휘돼야 할 여지는 아직 있는 것 같다.

유상호 사장은 연세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했고 오아히오주립대에서 경영학 석사를 마쳤다. 1988년 대우증권에 입사한 후 1992년부터 1999년까지 대우증권 런던현지법에서 일하면서 일일 한국 주식 거래량의 5%를 혼자 매매하는 신기록을 세우는 등 뛰어난 능력을 펼쳤다.

1999년부터 메리츠증권 상무를 지내다 2002년 김남구 한국금융지주 부회장의 스카웃 제의를 두 차례 받아 한국투자증권의 전신인 동원증권으로 옮겼다. 이후 동원증권 홀세일본부장을 지냈고 한투증권 기획총괄 부사장, 대표이사 부사장을 거쳐 2007년 3월 대표이사 사장 자리에 선임됐다.

김해준 사장은 1957년 전남 장흥에서 태어나 장흥고와 전남대 경제학과를 나왔다. 대우증권을 통해 증권업계 첫발을 내디뎠으며, 지난 2005년 교보증권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기업금융본부장, 프로젝트금융본부장, IB투자본부장을 지내다 2008년 6월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구혜린 기자 hrgu@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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