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형구 예금보험공사 노조위원장은 취임하면서 이 세 가지를 가장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그는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 그리고 예금보험공사는 금융감독안정망의 한 축"이라며 "공운법(공공기관운영법)과 경영평가 등은 큰 틀에선 옳다고 볼 수 있지만 예보가 가진 감시기관이라는 특성상 독립성이 우선적으로 확보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그는 상임 조합간부들의 행동강령안을 만들었다. 강령안에는 △조합 내 민주주의, △경영진의 조합 집행부 회유 방지, △음주를 강제받지 않을 권리, 음주를 하더라도 2차 술자리 금지, △주류비용은 조합예산에서 지원 불가, △사회적 약자 및 소수자 보호의 원칙을 따르며 조합 본연의 사회적 책무 수행 등의 내용이 담겼다.
또한 동기별·직군별로 노조 분회를 신설해 수평적 의사결정이 가능하도록 했다. 한 위원장은 "부서별로 있으면 10년차, 15년차 선배 앞에서 후배들은 의견을 말하기가 어렵다"며 이를 해소하려는 방안이라고 밝혔다.
새 노조위원장 선거를 앞두고 임원들 사이에서는 한형구 위원장이 선거에 나오는 거 아니냐며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다는 것이 예보 관계자의 전언이다. 한 위원장은 이에 대해 "노조를 협력관계가 아니라 부하직원처럼 여기는 태도"라고 설명했다. 10여년 전 노조위원장직을 두 번이나 연임하고 현업으로 복귀한 연륜있는 한 위원장의 '무게감'이 부담스러운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그는 공기업의 역할에 대해 역설했다. 그러면서도 '귀족 노조'라는 일각의 편파된 시선을 우려하는 모습이었다. 한 위원장은 "공공기관은 국민의 생존과 직결된 곳인 만큼 사명감을 가지고 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의 명함에는 "국민을 진정한 주인으로 섬기겠습니다"라는 문구가 이름보다 크게 쓰여 있다. 한 위원장은 "금융기관의 경영 감시, 부실 금융기관에 대한 정리 등의 역할을 하고 있는 예보가 힘있는 사람들의 입김에 휘둘리면 국민들의 이익을 대변하기는커녕 이해관계에만 노출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김민경 기자 aromomo@fntimes.com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