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 1992

대한민국 최고 금융경제지

닫기
한국금융신문 facebook 한국금융신문 naverblog

2024.11.21(목)

[금융감독원 양현근 부원장보] “구조조정 채권은행, 최대한 충당금 쌓도록 지도”

기사입력 : 2016-05-30 00:58

(최종수정 2016-06-14 05:05)

  • kakao share
  • facebook share
  • telegram share
  • twitter share
  • clipboard copy

가계부채 문제는 저신용자·다중채무자 초점
인수금융 등 새 먹거리로 ‘파괴적 혁신’ 유도

[금융감독원 양현근 부원장보] “구조조정 채권은행, 최대한 충당금 쌓도록 지도” 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정선은 기자] “여력이 되는 한 최대한 충당금을 많이 쌓도록 지도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서 은행부문 업무를 맡고 있는 양현근 금융감독원 부원장보(이하 양현근 부원장보)는 최근 조선·해운업 구조조정 대상 기업 부실채권(고정이하 여신)에 대한 은행의 자산건전성 분류(FLC)가 현실에 비해 관대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이와같은 감독방향을 제시했다.

자산건전성 분류에 대해 ‘최소한의 기준’을 제시하는 게 감독당국의 역할이라고 밝힌 양현근 부원장보는 “대부분의 은행은 문제없이 분류되어 있지만 일부 은행 중심으로 문제 기업에 대해 충당금이 충분하지 않아 1분기에 많이 쌓도록 했고 6월 결산 때도 그렇게 할 것”이라며 “올해는 이익이 줄어드는 한이 있더라도 손실흡수 여력을 제고하도록 지도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올 2월로 금융감독원 은행 담당 부원장보 첫 해를 보낸 양현근 부원장보는 취약업종 구조조정 가운데 은행들이 내부유보를 확충해서 미래 불확실성에 대비할 수 있도록 지도하는 건전성 감독에 집중하고 있다.

◇ 주채무계열 선정, 구조조정 가동…새 기촉법 첫 적용

올 4월 금융감독원은 2015년 말 기준 금융권 신용공여액이 1조3581억원 이상인 대기업 집단 39곳을 주채무계열로 선정했고 다음달까지 소속기업체 재무상황을 평가하고 있다. 양현근 부원장보는 “특히 이번 평가부터 5대 취약업종(조선·해운·건설·석유화학·철강)을 중심으로 주채무계열에 대해 선제적 관리를 지도하고 있다”며 “신종자본증권(코코보드) 등 잠재 리스크 요인에 대한 평가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용위험평가의 경우 새 기업구조조정촉진법(기촉법) 적용대상이 중소기업까지 확대됐다. 대기업은 4~7월, 중소기업은 7~11월로 상·하반기로 나눠 평가가 실시된다. 양현근 부원장보는 “완전 자본잠식 기업을 추가하고 취약업종 기업은 보수적인 기준을 적용했다”고 말했다. 새 기촉법에서 이의제기 절차가 추가되면서 신용위험평가 결과 발표는 7월 말로 다소 늦춰질 전망이다.

상시적 구조조정 외에도 금융감독원은 금융위원회 등 관계기관과 함께 조선·해운업 구조조정을 추진하며 국책은행의 부실채권 비율 등 건전성 모니터링을 실시하고 있다. 양현근 부원장보는 정부와 한국은행 등이 참여하는 국책은행 자본확충 협의체(TF)에 금융감독원 실무자로 지난 두 차례의 회의에 참석한 바 있다.

양현근 부원장보는 “관련부처 간 협의가 진행중이므로 머지않은 시기에 결론이 나올 것”이라며 “지금 바로 국책은행이 문제가 되어서라기 보다, 앞으로 익스포저(위험노출액)가 관리하지 못한 방향으로 퍼졌을 때를 대비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 가계부채는 ‘만성질환’ 관리…핵심은 취약계층 보호

지난해 말 기준 1207조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한 가계부채에 대해 양현근 부원장보는 “기본적으로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최근 아시아·태평양 지역경제보고서에서 한국의 가계부채 상황을 “여전히 관리가능(still manageable)한 수준”이라고 한 것을 두고 한 말이다. 양현근 부원장보는 “가계부채 문제는 일종의 ‘만성질환’ 같은 상황”이라며 “식이요법 하듯 꾸준히 관리되어야 한다”고 비유했다.

이와같은 ‘식이요법’으로 금융당국은 지난 2월 수도권을 시작으로 이달 2일 비수도권 지역까지 ‘여신(주택담보대출, 이하 주담대)심사 선진화 가이드라인’을 확대했다. 기존에 변동금리·일시상환 위주의 거치식 주담대에서 소득수준에 맞게 빌리고 고정금리·분할상환으로 갚도록 질적 개선을 유도하고 있다.

가계부채 대책이 오히려 은행대출을 억제해서 이자가 높은 2금융권을 찾는 ‘풍선효과’를 가져왔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반대입장도 내비췄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2월말 비은행예금 취급기관(상호저축은행, 신용협동조합, 상호금융, 새마을금고, 우체국예금 등) 가계대출 잔액은 252조8561억원으로 지난해 말(248조6323억원)보다 4조2238억원 늘었다.

양현근 부원장보는 “지난해 비은행쪽으로 주담대가 줄었던 수치와 비교하니 정상화 과정에서 증가속도가 가파르게 나타났다”며 “비은행 대출은 주담대보다 오피스, 상가대출 등이 많아 은행대출이 어려운 편인 것이고 기본적으로 은행에 주담대가 몰리는 것은 변함없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금융당국이 바라보는 가계부채 문제의 핵심적인 고민은 무엇일까. 양현근 부원장보는 “저신용자와 다중채무자 등 취약계층의 가계부채 리스크를 관리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7~9등급 저신용자와 3개 금융기관 다중채무자들의 가계부채가 연체로 연결되고 있어서다. 취약계층도 소득이 생기고 직장을 잡으면 갚을 수 있겠지만 쉽지 않다는 것이 문제다. 그래서 경제상황이 나빠지고 금리가 급격히 올랐을 때 이들이 사회안전망에 흡수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게 양현근 부원장보의 생각이다. 금융 부처에만 한정되지 않는 ‘폴리시 믹스(Policy Mix, 정책혼합)’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양현근 부원장보는 “만기연장, 채무재조정 등으로 연착륙을 시키는 정도는 표피적이고 제한적인 것”이라며 “가계부채 문제를 해결하려면 고용, 창업지원, 소득연계, 직장알선 등이 종합적으로 나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핀테크, 해외진출…은행권 ‘새 먹거리’ 독려

정보통신 테크놀로지가 금융과 결합하는 시대에 감독당국은 어떤 준비를 하고 있을까. 양현근 부원장보는 “과거처럼 점진적인 변화가 아닌 ‘와해성 혁신(Disruptive Innovation)’으로 질서가 바뀌는 과정에 있다”며 “기존 오프라인 위주 영업조직 플랫폼은 구시대의 산물이 될 것이고 조직, 인력 등 영업전략 자체가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하는 과정 중 초입단계”라고 진단했다.

금융권은 현실적으로 빠른 변화를 체감하고 있다. 오프라인 은행점포가 축소되고, 인터넷전문은행의 출범은 다가오고 있으며, 인공지능(AI)을 지닌 로보어드바이저의 가능성에 대한 관심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 감독당국은 금융 플랫폼에 대한 전반적인 감독기능을 강화하는 한편, 비대면 실명확인, 바이오 인증 등 온라인 채널의 신종 금융기술에 대한 모니터링도 강화할 계획이다. 모바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활용한 서비스의 안정성과 소비자 보호 감독방안도 마련할 방침이다.

양현근 부원장보는 “과거처럼 영업점에 맞춘 레귤레이션(규율)으로 내부통제나 금융사고에 적용해서는 안 되며, 맞춤형 정보기술(IT), 사고예방, 민원처리 등이 유기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세상이 부지불식간에 바뀌는 속도에 금융감독도 따라가야 하기에 감독원도 고민하고 있고 이달 말 금융플랫폼 변화에 대비해서 워크숍도 준비중이다”고 말했다.

은행권에 새로운 수익원 발굴도 강조했다. 예대마진(대출금리와 예금금리 차이)과 비이자수익이 9대1 비율 수준에서 오랫동안 깨지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다. 양현근 부원장보는 “은행도 자문업 등록이 가능하니 인수금융(인수합병용 자금 대출) 주선 등을 통해 투자자문 수수료(fee)를 받을 수 있다”며 “다만 은행 서비스는 공짜라는 사회인식이 깊어서 새로운 부가가치 서비스를 출시하고 영업에 연결할 수 있는 방안에 은행권 연구가 더욱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순이자마진(NIM)이 역대 최저수준으로 떨어진 국내 은행영업의 한계를 해외진출로 돌파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양현근 부원장보는 “과거 일본은행들의 위기 극복도 해외개척이었다”며 “예대마진이 5~7%가 나오고 있는 만큼 우리도 결국 새로운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다만 해외 진출에 대한 경영진의 확고한 철학, 의지, DNA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현근 부원장보는 “초기에는 당연히 투자비용이 들고 현지화에 따른 고통이 있는데 숏텀주의로 1~2년 내 수익을 내야한다고 조급해하면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본투자부터 덜컥 해서는 곤란하다는 것이다. 양현근 부원장보는 “해외진출 전 국가별 특색, 보이지 않는 외국계 은행 차별 등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며 “예컨대 중국의 경우 합작투자가 적당한 점 등 지역별 차이를 알아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학 력 〉



- 1986년 2월 조선대 경영학과

- 2001년 8월 연세대 증권금융학 석사



〈 경 력 〉



- 1978~98년 한국은행 국고부·여신관리국

검사제1국·검사제4국

- 2010년 9월 금융감독원 은행서비스총괄국 국장

- 2011년 5월 금융감독원 금융투자감독국 국장

- 2012년 5월 금융감독원 은행감독국 국장

- 2013년 5월 금융감독원 서민금융지원국 선임국장

- 2014년 4월 금융감독원 기획조정국 국장

- 2015년 2월~현재 금융감독원 부원장보(은행 담당)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

issue
issue

정선은 기자기사 더보기

오피니언 BEST CLI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