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149만명에 13조8천억 지원
장영철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사장은 금융소외자를 위한 희망 메신저가 되고 싶다는 말로 인터뷰의 포문을 열었다. 그는 요즘 뉴스 등을 통해 연말까지 가계가 은행에서 빌린 돈 중 만기가 도래하는 규모가 약 100조원이라는 발표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며, 이러한 때 일수록 캠코가 서민경제 안전판으로서의 역할을 더 열심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금까지 캠코의 도움을 받은 금융소외자 및 저신용ㆍ서민층은 총 149만명으로 그 금액은 무려 13조 8000억원에 이른다. 이중 1189명은 취업알선을 받아 새로운 직장도 생겼다.
장 사장은 캠코에 2010년 11월 부임한 이후 서민금융 활성화의 개척자적 입장에서 경기도청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서울시청을 제외한 전국의 15개 지자체와 서민금융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는 지자체의 서민복지제도와 캠코의 신용회복지원제도를 연계하여 지역 내 취약계층의 경제적 자립과 민생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는 시너지 강화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함이었다.
장 사장이 체결한 15개 지자체와의 MOU(서민금융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에 기반해, 지난 3월부터 15개 광역지자체에 16개 ‘서민금융종합지원센터’를 개소 완료했고, 센터에는 캠코 뿐 만 아니라 신용회복위원회, 미소금융재단등과 함께 바꿔드림론과 햇살론, 미소금융, 저신용자 특례보증 지원 등 다양한 서민금융 및 서민생활지원제도를 안내하고 있어 지역 거주 금융소외자가 편리하고 쉽게 서민금융제도를 접하고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
최근에는 저소득·금융소외계층이 서민금융제도를 보다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기존 캠코가 운영 중이던 ‘새희망네트워크’를 대폭 확대 개편한 ‘서민금융나들목’도 최근 선보였다. 7월부터 캠코 바꿔드림론과 소액대출도 서민금융나들목에서 신청할 수 있도록 해 채무조정, 서민금융제도 신청, 신용관리에 이르기까지 명실상부한 종합자활지원시스템으로 자리매김할 계획이다.
◇ 중소 기업인에게 재기의 희망을 주는 메신저
최근에 캠코는 개인 채무불이행자를 넘어 중소 기업인들에게 새로운 재기의 기회를 주기 위해 발 벗고 나섰다. 2011년 기술신용보증기금 구상채권 4052억원에 이어 금년 5월 중소기업진흥공단으로부터 4073억원의 채권을 매입했다.
장 사장은 “작년에 기보로부터 인수한 채권의 채무관계인 9,790명 중 캠코가 기존에 관리하던 채무자와 52.8%가 중복된 것으로 나타났다”며 “채권자가 아닌 채무자 관점에서 여러 기관에 흩어져 있는 다중채무자의 채권을 한 곳으로 결집해 통합 관리할 필요성이 있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채권을 통합해 관리하게 되면 업무의 효율성이 높아져 채권관리비용이 줄게 될 뿐만 아니라 채무불이행자로 낙인찍힌 중소 기업인들이 캠코에서 제공하는 채무감면, 소액대출, 취업알선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뿐만 아니라, 경영자질이 우수하고 기술력과 사업성 아이템을 갖고 있지만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지 못한 중소 기업인을 적극적으로 발굴해 재창업의 기회를 제공하면서 부실채권 인수부터 사후관리까지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실제 지난해 기보로부터 인수한 채권에 대해 신용불량자 낙인을 달고 살아야 했던 62개 중소기업 관련 채무자에게 재기지원 프로그램을 적용, 새로운 삶의 기회를 제공했다.
이에 지난 5월 인수한 중진공으로부터 인수한 채권에 대해서도 이와 같은 혜택을 제공할 예정인데, 구체적으로 중소 기업인이 재산이 없을 경우에는 연체이자 전액과 원금의 최대 50%를 감면받고 ‘행복잡(Job)이 프로그램을 통한 취업알선의 기회도 제공받을 수 있으므로 채무자 입장에서도 1석 2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장 사장은 “캠코가 기보, 중진공 등 다중채무 성격의 부실채권을 캠코로 결집, 통합관리 하게 되면 채권관리 비용이 절감되는 효과와 더불어 채무자 관점에서도 여러 기관에서 받았던 경쟁적 추심에서 벗어나 심적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다”면서, “캠코만의 특화된 신용회복지원제도를 활용해 중소 기업인에게 재기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직원들에겐 따뜻함을 주는 희망 메신저
이처럼 어려운 분에게 희망을 주고 싶다는 장 사장은 지난 4월에는 ‘캠코 미래비전 공감’이라는 주제로 직원 500여명과 함께 토크콘서트를 열었다. 그는 이 자리에서 직접 국가자산 종합관리기관으로서 캠코 미래에 대해 밑그림을 그리는 프레젠테이션을 했다. CEO가 직접 발표한 것은 처음으로, 경영진과 직원들간 끈끈한 공감대를 형성해야 공사가 한발 멀리 내다볼 수 있다는 장 사장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이날 행사에서 그는 직원들을 위해 색소폰을 직접 연주하기도 했다. 장 사장은 이날을 위해 직원들 몰래 지난 1월부터 3개월 동안 아침저녁으로 틈틈이 연습했다고 한다.
장영철 사장은 조직 내에서 ‘합리주의자’로 통한다. 직원 스스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최대한 분위기를 형성하고, 전시적인 업무가 아닌 구체적인 실행방안이 도출될 수 있는 ‘성과’에 관심을 둔다. 그는 어떤 문제이든 ‘지시형’이 아닌 ‘합리적으로 토론’을 많이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사실 장 사장은 지난 2008년 기획재정부 공공정책국장을 지내면서 공공부문 개혁의 선봉에 있었다. 공기업 민영화와 공공부문 인력감축 등 구조조정 과정을 최대한 잡음 없이 강단 있게 실행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래기획위원회 미래기획단장 시절에는 국가의 30년 후 미래를 대비한 ‘국가미래비전 2040’을 마련하는 데 큰 역할을 담당했다. 2010년 11월 한국자산관리공사 사장으로 취임한 이후에는 금융공기업 최초로 전직원 성과연봉제를 도입했다.
정부의 권고안을 훨씬 뛰어넘는 수준으로 경직된 공기업의 조직문화에 ‘성과주의’를 뿌리내린 것이다. 이러한 성과는 그의 합리적이면서도 유연한 리더십, 그리고 직원들과 격의 없는 소통의 노력 때문이다.
그는 직원들에게 ‘스마트‘를 강조한다. 얼리어댑터로도 유명한 장 사장은 치밀하고 전문적인 업무처리와 창조적인 상상력을 바탕으로 공사의 미래를 다듬고 완성해 나가야 한다고 독려한다. 그래서 기업문화 슬로건도 ‘스마일 캠코, 스마트 캠코’로 정했다. 웃음이 묻어나는 직장에서 합리적이고 효율적으로 일하는 조직을 만들자는 의미이다.
〈 프 로 필 〉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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