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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안의 오픈뱅킹 시대] 은행-핀테크 무한경쟁…디지털 생활경로 각축

기사입력 : 2019-10-28 00:00

은행권 30일 오픈뱅킹 시범 도입…12월 본격화
데이터·페이먼트 확장 전금법·신정법 목 빠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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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정선은 기자] “누가 고객을 붙들어 둘 수 있는가 싸움이다.”

은행과 핀테크 기업의 플랫폼 무한경쟁이 시작되는 오픈뱅킹(Open banking)이 오는 30일 은행권에 시범 도입돼 올해 12월 18일 핀테크 기업까지 본격화된다.

하나의 앱(APP)으로 자산관리가 가능한 시대가 열리면서 지키고, 뺏으려는 은행과 핀테크 기업의 치열한 ‘고객 붙들기’ 다툼이 예고되고 있다.

◇ 비용 군살뺀 인프라에 금융-비금융 플레이어 모여

오픈뱅킹은 비금융 제3 사업자가 그동안 은행이 독점으로 보유해 온 금융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도록 개방하는 공동결제 인프라를 뜻한다.

6개 조회·이체 API(응용프로그램밍 인터페이스)를 서비스하는 공동 결제망 이용 대상을 모든 핀테크 기업과 18개 은행으로 확대하고, 수수료도 현행 400~500원에서 10분의 1 수준으로 낮추는 게 핵심 포인트로 꼽힌다.

오픈뱅킹이 가동되면 핀테크 기업과 은행이 개별 은행과 별도 제휴 없이 핀테크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고, 소비자는 앱 하나만 있으면 다른 은행 계좌도 조회하고 이체할 수 있게 된다.

27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18일 기준 오픈뱅킹 사전신청에 총 153개사가 접수했다. 은행이 18곳, 비바리퍼블리카(토스), 레이니스트(뱅크샐러드) 등 핀테크 기업이 135곳이다. 규모 별로 보면 대형사는 47곳, 중소형사가 88곳이다.

비용 부담을 던 핀테크 기업들의 침투에 앞서 시중은행도 선제적으로 오픈뱅킹에 참전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오픈뱅킹 시행에 앞서 10월 28일부터 모바일 플랫폼 ‘쏠(SOL)’을 개편하고 모든 금융거래를 한눈에 조회하고 관리할 수 있는 통합자산조회 ‘MY자산’ 서비스를 전면 배치한다.

쏠(SOL)에서 공인인증서 또는 아이디로 로그인하면 실시간으로 은행, 카드, 증권, 보험, 연금, 부동산, 자동차, 현금영수증 등 흩어져 있는 자산을 조회하고 관리할 수 있다.

특히 신한은행은 오픈뱅킹으로 타행계좌를 등록해 이체 거래를 할 때 수수료를 면제하는 승부수도 띄우기로 했다. 연말까지 ‘SOL 오픈하면 오픈캐시 오백만원’ 이벤트도 한다.

KB국민은행도 자체 모바일뱅킹 앱인 ‘KB스타뱅킹’ 사용 편의성을 높이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올해 5월 자체 기술로 개발한 ‘KB모바일 인증서’를 출시했고 거래가 없던 고객도 별도 회원가입 없이 한 번만 본인확인 절차를 거치면 되는 ‘통장+카드 동시 발급 서비스’를 하고 있다.

10월 말까지 ‘KB스타뱅킹’을 통해 모바일 계좌개설을 마친 첫 거래고객 대상으로 1만원 축하금을 주는 이벤트도 진행하고 있다.

2015년 은행권 최초로 ‘NH핀테크 OPEN플랫폼’을 구축한 NH농협은행도 오픈뱅킹 선도 은행을 자임하고 있다.

NH농협은행 플랫폼을 통해 현재 140여개 오픈API를 서비스하고 있는데 향후 ‘외환 간편환전 API’ 등 신규 맞춤형 오픈API 서비스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패러다임 변화가 될 지 ‘찻잔 속 태풍’에 그칠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의 ‘국내 오픈뱅킹의 도입과 향후 과제’ 리포트에 따르면, 오픈뱅킹 도입으로 비금융 사업자가 금융서비스 관련 사업에 진출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되면서 초기에 고객을 선점하기 위한 공격적인 마케팅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 고객 접점이 개별 은행 앱에서 제3 사업자 앱으로 전환되면서 금융상품의 제조와 판매 분리도 속도를 낼 것으로 봤다.

정희수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오픈뱅킹에서 성공 요인은 다수의 고객 보유, 높은 사용 빈도, 이용 편의성, 간편성 등에 있다”며 “향후 시간 점유(time share)가 경쟁력의 중요한 지표로 부각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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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이터 ‘점프업’ 필수…초자산관리 조준

금융위원회가 추진 중인 ‘금융결제 인프라 혁신방안’에 따르면, 공동 결제시스템인 오픈뱅킹 구축은 결제 혁신을 위한 첫 단계라고 할 수 있다. 2단계는 오픈뱅킹 법·제도화가 필요하다.

은행 결제망 개방이 안정적으로 지속될 수 있으려면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을 통해 명확한 법적 근거가 마련돼야 한다.

은행 API를 핀테크 기업에 수수료 차별 없이 제공토록 의무화한 EU(유럽연합)의 ‘PSD2(지급서비스지침2)’ 등이 참고 사례가 될 수 있다.

또 중장기적으로 핀테크 기업에 금융결제망 직접 개방도 검토에 올리고 있다. 근본적으로는 2007년 도입 이후 새로운 결제서비스 수용에 한계가 노출된 전자금융업 체계 개편이 요구되고 있다.

우선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산업은 신용정보법 개정이 뒷받침돼야 하는데 현재 1년째 국회에서 계류 중이다.

또 결제자금 없이 계좌정보만으로 핀테크 기업에 결제서비스를 허용하는 마이페이먼트(지급지시전달업) 산업은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이 뒷받침 돼야 한다.

은행 제휴 없이 독립적으로 계좌를 발급하고 관리하면서 자금이체를 할 수 있는 ‘종합지급결제업’ 도입도 중기적으로 검토 대상이다. 인가 단위를 세분화하고 진입장벽을 낮추는 ‘스몰 라이선스(small license)’ 도입도 동시에 모색하고 있다.

오픈뱅킹이 활성화되려면 제공되는 데이터의 범위와 연결 방법이 보다 확대될 필요가 있다는 제안이 나온다. 실제 현재까지 금융권 공동 오픈 API 기능 중 개인 계좌를 일괄로 조회해 오는 기능은 없다.

계좌정보통합관리서비스(Account Info)의 API를 가져다가 활용하는 방법이 검토 대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은행권을 넘어 서비스 범위를 확대하거나 제공 API를 추가하는 내용 등도 향후 검토될 수 있다.

최근 10월 하나금융경영연구소가 한국금융연구센터와 공동으로 연 ‘오픈뱅킹 시대, 한국 은행산업의 미래’ 라운드테이블에서 웰스가이드 양성호 개발부문 대표는 “오픈API에서 제공되는 데이터 부족이 플랫폼 개발자로서 가장 큰 우려 사항”이라며 “맞춤형 개인 자산관리처럼 보다 전문적인 서비스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모든 계좌의 상세 정보가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아울러 결제망을 전면 개방하는 만큼 금융보안이 핵심으로 꼽힌다. 금융위는 오픈뱅킹의 안정적인 정착을 유도하기 위해 올해 추경 예산을 통해 9억8500만원을 중소형 핀테크 기업 보안 점검 지원에 배정했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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