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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도널드 트럼프의 ‘선 넘는' 행각들

기사입력 : 2019-10-07 00:00

(최종수정 2019-10-07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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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장안나 기자
[한국금융신문 장안나 기자] ‘선(Line)을 넘다’

최근 화제가 된 영화 <기생충>에서 ‘있는 자’로 나오는 이선균과 ‘없는 자’역 송강호는 서로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다가 결국 파국으로 치닫고 만다.

기업가 출신 도널드 트럼프가 ‘설마’하는 예상을 뒤엎고 제 45대 미국 대통령에 오른 지 벌써 4년.

과거 대통령 이미지와 거리가 먼 그의 언행을 보고 들으며 가장 많이 떠오른 단어도 바로 이것이다.

지난 2017년 트럼프 집권 이후 귀를 의심케 하는 소식이 끊이지 않는다. 예측하기 힘든 돌출행동과 막무가내 식 태도로 세계 최강국 수장으로서 지켜야할 품위는 온데 간데 없다. 신경에 거슬리면 상대를 막론하고 막말을 내뱉고, 미국인 혹은 본인 이익을 위해서라면 뭐든 마다하지 않는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우선주의와 보호무역주의를 추구하며 여러 나라와 무역 갈등을 겪고 있다.

세계 2위 경제대국 중국에 고강도 압박을 가하며 ‘강력한 미국 비전’을 추진 중이다. 적정선에서 합의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미중은 갈수록 극렬히 대치, 불안감을 자아내고 있다.

유럽연합(EU)과 멕시코, 캐나다와 한국 등 동맹국에도 예외는 없다.

취임 초부터 자신의 협상가 이미지를 부각시키며 멕시코와 캐나다에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한국에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을 각각 요구했다.

EU와도 자동차 관세 부과 결정으로 마찰을 빚고 있다.

아무렇지 않게 우방국 동맹 관계를 훼손해온 그이니 수족이나 다름없던 최측근을 하루 아침에 내치는 일도 비일비재했다.

얼마 전에는 극심한 의견충돌을 빚었다는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경질하지 않았나.

동맹국은 홀대하면서 잇단 미사일 발사를 강행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는 한없이 관대한 모습이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비핵화 성과 도출이 시급한 만큼 북미 대화 불씨를 꺼뜨리지 않겠다는 계산에서다.

대선용 경기부양을 명분으로 중앙은행 독립성을 훼손하는 일 역시 서슴지 않는다. 하루가 멀다 하고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을 향해 노골적 비난을 쏟아낸다. 듣다 못한 전(前) 연준 의장 4명이 이례적으로 성명을 발표, 중앙은행 독립성을 요구한 일도 있었다.

또한 자극적 트윗글로 주식시장을 교란하는 일이 잦다. 미 경제방송 CNBC의 ‘매드머니’ 프로그램 진행자인 짐 크래머는 “진정 주가가 오르기를 바란다면 제발 트윗글 좀 멈추시라. 차라리 골프나 치러 가시라”고 한 마디 했다.

내년 재선에 올인한 그가 지구온난화 문제 따위 안중에 둘 리 없다. 병든 토양과 대기 변화로 지구가 병들어가는데도 자국 재정부담만 생각해 기후변화협약에서 탈퇴해버렸다.

세계 1위 강대국으로서 환경보호 의무마저 외면한 셈이다.

최근에는 대미 무역협상에서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트럼프 요구에 응해온 일본이 한국을 상대로 무역분쟁을 일으키기도 했다. ‘트럼프에게 당한 아베 신조 총리가 그 화풀이 상대로 한국을 택한 게 아니냐’는 말까지 돈다. 한일 분쟁은 이제 무역에 이어 안보 영역으로 확대되는 모습이다.

지역전문가인 드보라 엘름스 아시아무역센터 국장은 한일 분쟁을 두고 “2차 대전 이후 세계를 지배해온 전후 질서가 붕괴되는 서막”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법과 규칙이 아니라 감과 이익에 의한 정책을 펼치고 있어 2차 대전 이후 유지돼온 국제 질서가 급속히 무너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적정선은 지키며 나름대로 조화를 추구해온 전 세계에 트럼프를 중심으로 반목이 번져가는 셈이다.

인간과 자연이든, 국가 대 국가든 세상을 함께 사는 우리 모두에게는 서로 지켜야할 선이 있다. 누구라도 그 선을 넘는 순간 공생 관계는 더 이상 지속하기 어렵다.

장안나 기자 godbless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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