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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광모 ‘배터리’ 신동빈 ‘석화’ 주력…수평·수직 상이한 성장 전략 큰 관심

기사입력 : 2019-09-02 00:00

(최종수정 2019-09-02 10:09)

LG화학 테슬라 수주 영토 확장
롯데케미칼 석화 수직 계열 외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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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곽호룡 기자] 국내 화학업계 1·2위 업체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이 상이한 성장전략을 펼치고 있다. LG화학은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 대규모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몇 년 간 기초원료를 만드는 업스트림 사업 집중투자에 이어 최근 다운스트림, 정유사 합작사, 인수합병 추진 등 사업 다각화에 주력하고 있다.

◇ ‘기술력’ LG화학 수주 영토 확장

LG화학은 신성장 동력으로 낙점한 전기차배터리 사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신용도 하락 우려가 있긴 하지만, 전기차 시장에 대한 기대감에 따른 구광모 회장이 그룹 차원의 든든한 지원이 뒷받침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LG화학은 내년까지 전기차배터리 생산량을 110GWh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이는 지난해 기준 35GWh에 3배가 넘는 규모다.

이에 따라 LG화학은 공격적인 증설 계획을 연이어 단행·검토하고 있다.

중국 남경에 지난해말부터 2023년까지 2조1000억원을 들여 2공장 증설에 나섰다. 올초엔 1조2000억원 규모의 추가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최근엔 1000억원을 출자해 중국 자동차 업체 지리차와 전기차배터리 합작법인을 세우기로 했다.

이밖에 유럽 추가 공장과 미국 배터리 2공장 등 글로벌 각지에서 늘어날 수요를 대비해 추가 투자 계획을 다각적으로 살피고 있다. LG화학 관계자는 “수주량을 고려해 증설·신설 등 다양한 옵션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중국 남경공장을 중심으로 수주성과를 거뒀다는 소식은 매우 고무적이다.

23일 블룸버그통신은 LG화학이 신설되는 테슬라 중국 상하이 공장(기가팩토리3)에 배터리를 공급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글로벌 전기차 판매 1위업체 테슬라는 모델3를 앞세워 올해말부터 본격적으로 중국시장에 진출한다. 상하이 공장은 이를 위한 생산기지다. 연간 생산규모는 50만대에 이른다.

업계에서는 테슬라-LG화학 간 배터리 동맹이 사실상 ‘기정사실’이라고 본다. LG화학은 중국 테슬라에 대한 공급계약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은 내놓지 않고 있지만, 테슬라가 다른 배터리업체들과 추가 계약을 진행중이기 때문에 공식입장을 내놓을 수 없는 상황이라는 예측이다.

실제 LG화학의 중국 남경 공장에 대한 투자액 절반 가량은 원통형 배터리에 집중됐다. 원통형 배터리는 전동공구, 전동 스쿠터 등 소형제품에 주로 쓰인다.

전기차용 배터리로 원통형 배터리를 주력으로 쓰는 업체는 테슬라가 거의 유일하다. 다양한 배터리 제품군에 대한 경쟁력을 보여줬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LG화학은 그간 테슬라 외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이 채택하고 있는 직사각형의 파우치형 배터리에 강점을 가지고 있었다. 테슬라형 공급마저 따낸다면 기술력과 공급선 다변화에 성공한 것을 입증하는 셈이다.

이를 통해 LG화학이 글로벌 전기차배터리 업계 선두권 경쟁 추격도 가속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LG화학은 올해1~7월 출하량 기준 전기차배터리 업계 4위를 달리고 있다. 1, 3위는 현지정부와 내수시장을 등에 업은 중국업체이며, 2위가 바로 테슬라에 독점공급하는 일본 파나소닉이다.

◇ 롯데케미칼, 수직계열화 박차

반면 롯데케미칼은 전통사업인 석유화학 부문을 집중 육성에 나섰다.

신동빈 롯데 회장은 2023년까지 20조원을 화학·건설부문에 집중투자해 그룹의 핵심사업으로 굳힌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업스트림부터 다운스트림에 이르는 수직계열화로 규모의 경제를 이룬다는 전략이다.

롯데케미칼은 지난 5월 ‘셰일혁명 중심부’ 미국 루이지애나에 3조6000억원을 투입해 준공한 ECC 등 신공장 가동을 시작했다.

롯데케미칼은 국내 화학 업계 최초로 미국에 직접 투자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국 기업의 최대 규모 대미 투자로 미국인의 일자리 수천 개를 만들었다”고 반색하며 신 회장과 별도 면담도 가졌다.

국내에서는 연내 준공을 목표로 메타자일렌(MeX)공장과 여수 폴리카보네이트(PC) 공장 증설 작업이 한창이다.

롯데케미칼은 제품 폴리폴리오 확장을 위해 정유기업과 동맹에도 나섰다.

롯데케미칼은 지난달 GS에너지와 8000억원 규모의 합작사 설립 계약을 체결했다. 가칭 롯데GS화학은 석유화학 제품을 만드는 신공장 2곳을 여수에 짓고 각각 2022년과 2023년 가동할 예정이다.

앞서 2014년엔 현대오일뱅크와 합작사 현대케미칼을 설립한 바 있다.

또한 롯데케미칼은 내년 1월 자회사 롯데첨단소재를 합병하기로 했다. 백영찬 KB증권 연구원은 “합병을 통해 원료구매 비용절감과 화학제품 R&D 공유 등 시너지 효과가 클 것”이라고 분석했다.

◇ ‘장밋빛’ 배터리 ‘장기부진’ 석화

올해 실적은 ‘삼중고’를 맞은 LG화학이 더 부진했다.

LG화학은 지난해 롯데케미칼에 앞섰던 영업이익도 상반기 기준 재역전을 허용했다. 롯데케미칼은 올해 상반기 매출 7조7564억원, 영업익 6418억원을 남겼다.

전년 동기에 비해 각각 8.2%, 52.9%씩 줄었다. 같은 기간 LG화학 매출은 13조8165억원으로 1.6% 상승했으나, 영업이익은 62% 줄어든 5429억원을 기록했다.

미중 무역갈등 등으로 석유화학제품에 대한 수요가 크게 위축된 탓이다.

여기에 LG화학은 상반기 국내 ESS 화재 사건에 따른 수주 중단, 폴란드 전기차 공장 가동 지연에 따른 손실 등으로 전지사업에서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그러나 증권업계에서는 향후 전망에 대해 LG화학을 더 높게 쳐주는 분위기다.

석화 업황은 미중 무역갈등이 장기화할 조짐이어서 하반기도 어둡다. 미국·중국 등 글로벌 정유·석화업체도 증설 속도를 올리고 있어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반면 세계 각국에서 친환경 정책이 강도를 높여가며 전기차 시장에 대한 기대감은 갈수록 높아지는 상황이다.

한편 업계에 따르면 롯데케미칼은 최근 일본 히타치케미칼 매각 예비입찰에 참여했다. 히타치케미칼은 반도체, 배터리 소재를 생산한다.

특히 반도체 핵심소재인 음극재 생산규모는 업계 2위로 추정된다. 롯데케미칼의 그간 수직계열화 전략과 다른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춘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업황 장기부진 전망으로 첨단소재 중심의 사업 다각화를 위한 움직임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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