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신문 주현태 기자] GS건설이 도시정비 수주 호조를 이어가는 가운데 AI 데이터센터와 육상양식 등 신사업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주택 중심의 안정적인 수주 기반을 유지하면서 비주택 분야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투트랙 전략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6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GS건설은 올해 도시정비사업에서 5조5477억원을 확보했다. 지난해 6조3461억원에 이어 2년 연속 연간 6조원대 수주를 바라보고 있다. 올해 도시정비 수주 목표는 8조원으로, 2조4523억원이 남았다.
올해 GS건설이 따낸 도시정비 사업은 서울 주요 정비사업지를 중심으로 구성된 점이 특징이다. 성수전략정비1지구 재개발을 비롯해 송파한양2차·개포우성6차·서초진흥 재건축, 부산 광안5구역 재개발, 용인 수지삼성4차 재건축, 군포 금정4구역 재개발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성수1구역은 2조1540억원 규모로 올해 수주액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서초구 서초진흥 재건축은 6793억원, 송파구 송파한양2차 재건축은 6856억원 규모다.
하반기 수주전에서는 목동12단지가 핵심 사업지로 꼽힌다. 목동신시가지12단지 재건축의 예정 공사비는 1조7888억원이다. 1차 입찰에는 GS건설만 참여해 유찰됐고, 2차 현장설명회에도 GS건설이 단독으로 참석했다.
GS건설이 목동12단지를 확보하면 올해 도시정비 누적 수주액은 단순 합산 7조3365억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여의도에서도 수주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1일 열린 여의도 삼익아파트와 은하아파트 재건축 현장설명회에는 각각 GS건설만 참석했다. 금천구 독산2구역 재개발과 경기 광명 하안주공12단지 재건축 등에서도 수주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주택사업에서 수주 기반을 확대하는 동시에 GS건설은 기술력을 활용한 신사업 발굴에도 힘을 싣고 있다. 대표적인 분야가 육상양식과 AI 데이터센터다.
GS건설은 2020년 연어 육상양식을 위해 자회사 에코아쿠아팜을 설립했다. 부산 스마트양식 클러스터에서 대서양연어의 입식부터 ▲부화 ▲치어와 스몰트 ▲성어 생육 ▲수질관리 ▲출하 준비까지 전 과정을 운영하며 사업 기반을 다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GS건설의 수처리 기술을 접목해 폐쇄식 순환여과양식시스템(RAS)과 사육수 99% 재이용 기술인 ZWC(Zero Water Concept)를 실증했다.
사업의 핵심은 연어가 자랄 수 있는 수질과 수온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 있다. 대서양연어는 냉수성 어종이어서 국내에서 안정적인 양식을 위해 정밀한 환경 관리가 필요하다. 에코아쿠아팜은 냉각장치와 정밀 온도제어 시스템을 활용해 여름철에도 수온을 12~16℃ 수준으로 유지하는 기술을 실증했다.
ICT 기반 관리체계도 구축했다. 양식장에는 SCADA 시스템을 적용해 수질과 설비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분석하고, 필요할 경우 관련 장치를 자동으로 제어할 수 있도록 했다.
기술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도 이어졌다. GS건설과 에코아쿠아팜은 2023년 순환여과 양식시설 관련 특허를 취득했고, 2025년에는 담수화 양식시설 관련 특허도 확보했다. 지난해 수산물이력추적관리 등록과 양식장 HACCP 등록 승인을 받은 데 이어 올해 6월에는 대서양연어 무항생제 인증도 취득했다.
에코아쿠아팜은 GS건설이 지분 90% 이상을 보유한 연결 종속회사다. 2025년 말 총자산은 158억1000만원, 당기순손실은 20억3000만원이었다. 올해 상반기에도 총자산 185억6000만원, 당기순손실 13억6000만원을 기록했다.
현재 실적 규모는 GS건설 전체 사업과 비교하면 크지 않다. 다만 올해 말 이후 성어 출하가 본격화될 예정인 만큼, 현재는 기술 실증과 생산체계 구축을 통해 사업 기반을 다지는 단계로 볼 수 있다. 향후 안정적인 생산과 판매가 이뤄질 경우 건설업과 수처리 기술을 결합한 새로운 사업 모델로 확장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 AI 데이터센터로 비주택 사업 확장
GS건설은 육상양식에 이어 AI 데이터센터에서도 기술 기반 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다.
지난 8월에는 LS일렉트릭과 업무협약을 맺고 AI 데이터센터에 필요한 전력 인프라 분야 협력을 강화했다. 고전력·고밀도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직류 배전 기술과 전력기기 공급 분야에서 협력하는 내용이다. 배전반과 가스절연개폐장치, 초고압 변압기 등 핵심 설비의 공급 안정성을 높이는 것이 목표다.
9월에는 LG유플러스, 자이C&A, 간삼건축, D&O CM 등과 사전 제작형 모듈러 데이터센터(PMDC) 표준모델 개발에도 착수했다. PMDC는 주요 구조물과 전력·냉각설비 등을 공장에서 미리 제작한 뒤 현장에서 조립하는 방식이다. 데이터센터 구축 기간을 줄이고 품질을 표준화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GS건설은 기존 데이터센터 시공 경험에 모듈러 기술을 결합해 AI 데이터센터 사업 경쟁력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여기에 AI 활용도 현장과 사내 업무로 확대하고 있다. 임직원이 직접 건설업 특화 AI 솔루션을 개발하는 ‘AX 레시피’를 운영하며 기술 내재화에도 나섰다.
올해는 90여개 팀, 700여명의 임직원이 참여해 도면 검토와 공정 관리 등 현장 업무에 활용할 수 있는 과제를 발굴했다. 단순히 AI 기술을 도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건설 업무에 적용할 수 있는 활용 사례를 축적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GS건설이 신사업 확대에 나서는 배경에는 본업의 회복과 재무 안정성 확보라는 과제도 자리하고 있다. GS건설은 2023년 인천 검단 아파트 사고 여파로 영업손실 3879억원을 기록했지만, 2024년 2860억원, 2025년 4378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실적을 회복했다.
매출총이익률도 2023년 2.0%에서 2025년 10.8%로 개선됐다. 올해 2분기 누적 기준으로는 11.6%까지 올라서며 수익성 회복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재무 부담은 여전히 남아 있다. 부채비율은 2023년 262.5%에서 올해 2분기 229.0%로 낮아졌다. 올해 2분기 누적 기준 자유현금흐름(FCF)은 547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다만 본업의 수익성이 회복되는 가운데 도시정비 수주를 꾸준히 확보하고 신사업 영역까지 넓히면서 성장 기반을 다변화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주택사업에서 안정적인 수주 기반을 확보하고, AI 데이터센터와 육상양식 등 기술 기반 사업을 새로운 축으로 키우는 전략이다.
향후에는 신사업의 기술 실증을 실제 사업성과로 연결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특히 에코아쿠아팜의 상업 생산과 AI 데이터센터 수주 확대 여부가 사업 다변화의 성과를 가늠할 주요 지표가 될 전망이다.
하반기에는 목동12단지를 비롯한 주요 정비사업 수주 결과가 연간 목표 달성 여부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동시에 신사업에서 축적한 기술과 경험이 실제 매출과 이익으로 이어질 경우 GS건설의 중장기 성장동력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도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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