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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코·주금공·신보까지, 고용·투자 늘었지만 도심공동화 여전 [금융공기업 지방이전 진단①]

기사입력 : 2026-05-22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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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기관 옮겨간 부산·대구 등 지역 투자·고용 기여 확대 효과
“주말이면 버스타고 서울로” 직원 지역 안착은 아직
정주여건 개선 등 근본적 해결책 마련 필요

부산국제금융센터(BIFC) 전경이미지 확대보기
부산국제금융센터(BIFC) 전경
[한국금융신문 장호성 기자] 신용보증기금·한국자산관리공사·기술보증기금 등 금융 유관기관들이 지방으로 본사를 옮긴지 11년이 지났다. 이들 기관의 이전은 지역 세수와 고용, 공공투자 확대라는 성과를 남겼지만, 본사 이전이 곧 중장기적인 지역 정착으로 이어지지는 못했다는 과제도 남겼다.

금융당국·국회·시장 네트워크가 여전히 수도권에 집중된 구조 속에서 기관들은 서울 의존을 유지했고, 지역은 인재 채용 확대에도 가족 동반 이주와 경력직 확보라는 숙제를 떠안았다.

이에 2차 공공기관 이전이 기존의 실패를 답습하지 않으려면 본사 주소를 옮기는 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핵심 기능과 의사결정 구조, 정책금융 집행 체계가 지역 안에서 작동하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금융기관 이전, 지역투자·인프라 확대 마중물

2014년 지방 이전을 마쳤거나 지방이전이 거론되고 있는 금융 관련 기관들이미지 확대보기
2014년 지방 이전을 마쳤거나 지방이전이 거론되고 있는 금융 관련 기관들

2014년 12월은 금융공공기관 지방이전의 분기점이었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와 한국주택금융공사는 부산에, 신용보증기금은 대구에 새 둥지를 틀며 수도권 중심의 공공 금융 기능을 지역으로 옮기는 첫 시험대에 올랐다.

미래 유망 분야와 관련한 주요 신기술은 혁신역량이 높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편중된 경향이 높게 나타나고 있으며, 그간 지역산업 발전과 혁신의 중요한 수단으로 인식되어 온 지역의 클러스터는 지나친 특화 및 과도한 폐쇄성으로 인해 점차 경쟁력을 상실하고 있었다.

따라서 이들 기관의 이전은 단순한 본사 재배치가 아니라 지역 세수와 고용, 금융 인프라 확충을 통해 지방 균형발전의 실효성을 가늠하는 시금석으로 받아들여졌다.

실험의 결과는 어느 정도 성공적이었다. 먼저 캠코는 부산 이전 이후 부실채권 정리와 취약계층 재기 지원, 소상공인·자영업자 채무조정, 국유재산 개발 등 본업을 부산 거점에서 수행해왔다. 본사 역시 부산 남구 문현금융로 부산국제금융센터(BIFC)에 자리 잡고 있다.

부산은 캠코·주금공 등 금융공공기관이 문현금융단지와 부산국제금융센터를 중심으로 모이면서 금융중심지의 외형을 키웠다. 부산시에 따르면 BIFC로 대표되는 문현금융단지에는 한때 공공금융기관 7개, 민간금융기관 9개, 금융 인프라기관 7개 등 총 23개 금융기관이 입주했고, 상용근로자 3700여명 가운데 2070여명은 수도권 금융공공기관 이전에 따른 순유입 인구로 집계됐다.

캠코는 지역 사회공헌 측면에서도 부산 어린이대공원·부산시민공원·삼락생태공원 등에 ‘포레스트 캠코’ 사업을 진행하며 2022년부터 2025년까지 총 6억9000만원을 투입했고, 최근에는 부산지역 화재 취약가구 900세대 안전망 구축 사업도 추진했다.

주금공 역시 부산을 기반으로 주택금융 공급과 주거복지형 사회공헌을 병행했다. 공사는 2024년 사회공헌 전략에서 부산경제활성화기금(BEF), HF 해피하우스, 지역인재 청소년 장학지원 등을 대표 활동으로 제시했다. 세부 사업별로는 부산지역 자립준비청년 주거비 지원에 7500만원, 부산 취약계층 청소·방역 등 주거환경 개선 사업에 8000만원을 지원했다.

대구로 이전한 신용보증기금은 중소기업 보증과 창업·혁신기업 지원을 통해 대구·경북 기업 생태계와의 접점을 넓혔다. 신보는 2026년에도 대구·경북 지역에 전년 계획보다 약 5000억원 늘어난 총 7조2000억원 규모의 보증을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창업기업과 수출기업에 각각 1조8000억원, 신규보증 1조5000억원을 배정하고, 자동차부품·이차전지·로봇·철강·섬유 등 지역 주력산업을 중심으로 정책금융 공급을 확대하고 지역 경제를 활성화시켰다.

지역인재 25% 이상 채용, 고용창출·세수확대

지방 이전 주요 금융기관 임직원 수 및 2025년 정규직&이전지역 신규 채용 수이미지 확대보기
지방 이전 주요 금융기관 임직원 수 및 2025년 정규직&이전지역 신규 채용 수

고용 측면에서도 성과가 있었다. 2025년 말 기준 각 기관의 임직원 수는 ▲신용보증기금 2987명 ▲캠코 1951명 ▲기술보증기금 1619명 ▲주택금융공사 1032명 순이었다. 특히 신규채용 중 이전지역의 지역인재가 전체의 25% 가량으로, 지역 고용 창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산업연구원이 발표한 ‘공공기관 지방이전의 파급효과와 거점도시 정책 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공공기관이 이전한 읍면동과 해당 읍면동을 중심으로 20~30km 떨어진 읍면동과의 비교를 통해 추정한 결과 전 산업 고용은 연간 3777명 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 고용이 늘어나면서 지방을 중심으로 한 세수 역시 늘었다. 지방세통계연감 기준 부산의 2013년 지방세 징수액은 3조4014억원이었다. 1차 기관이전 이후인 2015년에는 지방세 징수액이 4조465억원으로 증가했다.

대구는 상대적으로 증가 흐름이 더 뚜렷했다. 2013년 2조1481억원이던 대구 지방세 징수액은 2014년 2조5918억원, 2015년 2조6703억원, 2016년 2조9143억원으로 늘었다. 2013년 대비 2016년 증가액은 7662억원, 증가율은 35.7%로 두 자릿수를 보였다.

지방은 여전히 주말 ‘유령도시’, 공동화 해소 숙제

문제는 지방이전이 지역 정착으로 완전히 이어지지 못했다는 점이다. 금융공공기관은 본사를 지방으로 옮겼지만, 업무상 핵심 네트워크는 여전히 서울에 집중돼 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국회, 기획재정부, 주요 시중은행 본점, 대형 회계·법무법인, 자본시장 인프라가 대부분 수도권에 몰려 있기 때문이다.

기관장과 임원, 대외협력 부서 직원들은 각종 회의와 국회 대응, 금융당국 협의, 시장 관계자 면담을 위해 서울 출장을 반복한다. 본사 주소는 부산·대구지만, 중요한 의사결정과 네트워크는 여전히 서울에서 움직이는 구조다. 이 때문에 지역에서는 “건물은 내려왔지만 기능은 절반만 내려왔다”는 평가도 나온다.

도심공동화 문제도 남아 있다. 부산 문현금융단지는 출근 시간에는 인파가 몰리지만, 퇴근 이후와 주말에는 유동인구가 크게 줄어든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구혁신도시 역시 공공기관 집적 효과에도 불구하고 주거·상업·교육·의료 인프라가 충분히 따라오지 못하면서 정주형 도시로 자리 잡는 데 시간이 걸리고 있다.

익명을 희망한 한 지방 이전기업 관계자는 “목요일까지는 시내가 그럭저럭 붐비는 편이지만, 금요일이 되면 대부분의 직원들이 대절버스를 타고 서울로 올라온다”며, “가끔 일이 남아서 지역에 남는 경우에는 주말임에도 지역 상권들이 유령도시처럼 변하는 경우가 다반사”라고 귀띔했다.

가족 동반 이주도 여전히 숙제다. 배우자 일자리, 자녀 교육, 의료·문화 인프라 문제로 인해 상당수 직원이 가족을 수도권에 두고 단신부임하거나 주말마다 이동하는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지방 이전 기관 임직원들의 가족동반 이주율은 지난해 기준 71%로 목표치인 75%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경력직 인력 확보에서는 지방근무 기피 문제가 반복적으로 제기된다. 금융권 경력자 상당수가 서울에 생활 기반과 네트워크를 갖고 있어 부산·대구 이전기관의 채용 경쟁력이 제한된다는 것이다.

정주여건 개선·지역 전략산업 결합 등 과제 산적

금융공공기관 지방이전의 다음 과제는 ‘주소 이전’을 넘어 ‘기능 이전’으로 나아가는 데 있다. 이를 위해서는 각 기관의 본업과 지역 전략산업을 더 촘촘히 연결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부산의 경우 해양금융, 선박금융 등을 자본시장 인프라와 연구하고, 대구는 신용보증기금을 중심으로 중소기업 보증, 창업기업 지원, 미래차·로봇·이차전지 등 지역 주력산업 금융지원 체계를 강화하는 식이다.

정주여건 개선 또한 현실적인 과제로 지목된다. 가족 동반 이주를 늘리기 위해서는 주거뿐 아니라 교육, 의료, 문화, 배우자 일자리 문제가 함께 풀려야 한다는 것이 골자다.

금융업계 한 전문가는 “특히 금융공공기관은 전문인력 비중이 높은 만큼, 경력직이 지방근무를 경력 단절이나 생활 불편으로 인식하지 않도록 지역 내 전문직 일자리와 산업 생태계를 함께 키울 필요가 있다”며, “공공기관 이전만으로는 인재가 정착하기 어렵고, 지역 내 양질의 일자리와 생활 인프라가 맞물려야 선순환이 가능하다”는 생각을 밝혔다.

장호성 한국금융신문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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