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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1.21(수)

[DCM] LS엠트론 유일 '감액'…SK그룹 9.7조, 신용도가 가른 '명암' [2025 결산④]

기사입력 : 2026-01-21 06:05

(최종수정 2026-01-21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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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도 · 업종 가시성 따라 조달 성과 편차 심화

[한국금융신문 두경우 전문위원] 2025년 회사채 시장은 금리 안정화 국면 진입으로 전반적인 발행 여건이 개선됐음에도, 발행사별 신용도와 업종 가시성에 따라 조달 성과의 편차가 더욱 확대된 한 해였다. 전체 발행 규모는 증가했지만, 자금 유입은 특정 발행사와 그룹에 집중되는 양상이 뚜렷했다. 발행 시장의 외형 성장과 달리, 수요예측 결과와 증액 여부를 기준으로 보면 조달 성과의 편차는 오히려 확대됐다.

한국금융신문이 2025년 한 해 동안 금융감독원에 접수된 일반 회사채 및 자본성 증권 발행신고서를 전수 분석한 바에 따르면, 올해 시장은 우량 등급인 AA급을 중심으로 한 대형 ‘빅딜’이 시장 전반을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분석은 시장의 실질적인 기업 조달 흐름을 파악하기 위해 은행채·여전채·ABS 및 수요예측을 실시하지 않은 발행 건은 제외했다.

‘1조 클럽’ KB證·SK·LG엔솔 등 초우량채 증액 주도

개별 발행사별 현황을 살펴보면, 2025년 조달 시장의 유동성을 가장 강력하게 흡수한 곳은 금융계열 및 초우량 산업 기업들이었다. 특히, KB증권은 최초 신청액 대비 1조 원을 증액, 총 2조 원을 발행하며 단일 발행사 기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SK(1조 6300억 원), LG에너지솔루션(1조 6000억 원), DB손해보험(1조 5470억 원)이 뒤를 이었으며, 연합자산관리와 SK이노베이션, 고려아연은 6000억~7000억 원대 증액에 성공하며 자금 유입을 견인했다.

한국금융신문 분석자료를 바탕으로 생성형 AI를 활용해 재구성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분석자료를 바탕으로 생성형 AI를 활용해 재구성

한편 올해 공모 시장에서 연간 발행액 1조 원을 넘어선 ‘1조 클럽’ 기업은 총 14개사였는데, 그 중 대한항공(A-)을 제외한 13개사가 AA- 이상의 우량 등급이었다. 반면 LS엠트론은 유일하게 모집 물량을 채우지 못한 채 감액 발행이라는 고배를 마셨다. 당초 500억 원의 조달을 계획했던 LS엠트론은 수요예측의 문턱을 넘지 못하며, 최종적으로 350억 원으로 몸집을 줄여 발행을 마무리해야 했다.

재무 변동성 속 롯데·한화 조달 총력… SK그룹 9.7조 유동성 흡수

계열그룹별로 보면 조달의 ‘질적 양극화’ 현상은 더욱 도드라진다. 작년 한 해 동안 가장 긴박하게 대규모 물량을 쏟아낸 곳은 롯데그룹이었다. 롯데건설을 포함한 몇몇 계열사들은 업황 부진과 수익성 저하, 그에 따른 신용등급 하방 압력이라는 악조건 속에서도 만기 도래에 따른 차환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조달 총력전을 펼쳤다. 상대적으로 펀더멘털이 견고한 롯데쇼핑과 호텔롯데 역시 선제적 유동성 확보를 위해 조달 규모를 적극적으로 늘렸다. 다만, 롯데케미칼과 롯데건설 등 실적 부진을 겪는 계열사에 대한 지원 가능성과 그에 따른 재무적 부담이 여전히 투자 심리를 압박하고 있다는 점은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았다.

한화그룹 역시 발행 시장의 양적 성장을 견인한 핵심 축이었으나 그 성격은 상이했다. 한화그룹의 회사채 발행 확대는 업황 변동성보다는 방산 및 에너지 분야의 공격적인 투자(CAPEX)와 과거 인수합병 과정에서 누적된 재무적 부담을 관리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었다. 한화솔루션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은 대규모 투자 재원 마련을 위해 공모 시장에서 상위권의 발행 실적을 기록했으나, 누적된 레버리지에 대한 투자자들의 경계감을 고려해 증액 폭을 조절하는 등 정교한 수량 조절 행보를 보였다.

계열별 합계 발행 규모에서는 SK그룹이 9조 7190억 원을 기록하며 국내 최대 발행 그룹으로서의 시장 지배력을 재확인했다. 반도체, 에너지, 통신 등 전 계열사의 고른 발행 실적과 더불어 수요예측 이후의 기록적인 증액 결정은 타 그룹사와의 격차를 더욱 벌리는 결과로 이어졌다. 이어 대규모 투자와 재무 관리를 병행한 한화그룹(4조 1120억 원)과 견고한 신용도를 과시한 LG그룹(3조 3600억 원)이 뒤를 이었다. 현대차그룹(3조 1600억 원)과 KB금융그룹(3조 50억 원) 역시 3조 원대 실적으로 상위권을 형성했다.

대형물 중심 시장 고착화, 펀더멘털이 조달 규모 결정

2025년 공모 회사채 시장은 소수 대형사가 주도하는 ‘빅딜’ 위주의 판세로 완전히 재편된 모습이다. 신용등급별 발행 현황을 보면 AA급 이상 우량채 비중이 73.5%(52조 6320억 원)에 달한 반면, BBB급 이하 비중은 2.4%(1조 7070억 원)에 그쳤다. 금리 인하라는 호재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이 신용도와 펀더멘털을 기준으로 발행사를 엄격히 선별하면서 조달 시장의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된 것이다.

한국금융신문 분석자료를 바탕으로 생성형 AI를 활용해 제작이미지 확대보기
한국금융신문 분석자료를 바탕으로 생성형 AI를 활용해 제작

발행액 구간별로는 3,000억 원 이상의 빅딜이 전체 발행액의 62.9%(45조 670억 원)를 점유했으며, 1,000억 원 이상까지 합산할 경우 그 비중은 95.5%에 달했다. 실제로 SK하이닉스나 LG화학 등은 단일 회차 발행에서만 3,000억 원 이상 증액 발행했다.

2025년 회사채 발행 시장은 '누가 발행했는가'가 곧 '얼마를 가져갈 수 있는가'와 '어떤 조건으로 조달했는가'를 결정한 한 해였다. 향후 조달 시장에서 롯데그룹은 ‘신용도 사수’를, 한화그룹은 ‘수익성 입증과 레버리지 통제’를 통해 시장의 의구심을 해소해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반면 SK그룹과 LG그룹, 대형 금융사들은 압도적인 자금 흡수력을 바탕으로 조달 시장의 지배력을 한층 강화했다.

이러한 조달 규모의 양극화는 일시적인 수급 불균형을 넘어 발행 시장의 구조적 특징으로 굳어지는 모습이다. 투자자들이 발행사의 현금 흐름과 재무 구조를 과거보다 한층 정교하게 검증함에 따라, 결국 펀더멘털 개선이 전제되지 않은 기업들의 조달 문턱은 갈수록 높아질 전망이다.

두경우 한국금융신문 전문위원 kwd1227@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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