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1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국항공우주는 이날 2500억원 규모 공모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만기는 3년물(2000억원)과 5년물(500억원)로 구성됐으며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5000억원까지 증액 발행한다.
만기별로 보면 3년물에는 인수단이 4개사(NH투자증권, 삼성증권, 키움증권, 우리투자증권), 5년물은 8개사(하나증권, KB증권, 한국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BNK투자증권, 메리츠증권, 유진투자증권)가 포진됐다.
5년물이 500억원에 불과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3년물 대비 인수단은 상당히 많은 편이다.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과 외환시장 변동성 확대 등을 감안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현재 한국항공우주는 AA-, 등급전망은 ‘긍정적’이다. 우량급에 대한 수요와 등급전망 측면에서도 봐도 5년물에 집중된 인수단 규모는 과도한 편이다.
현금흐름 악화, 차입 장기화 전략 뚜렷
한국항공우주의 ‘긍정적’ 등급 전망 배경에는 실적이 있다. 지난 2021년 583억원에 불과했던 영업이익은 지난 2024년말 기준 2407억원으로 확대됐다. 작년 3분기말 누적 기준으로는 1922억원에 달한다.한국항공우주는 사업 특성상 운전자금 변동성이 높다. 따라서 각종 차입금 비율도 크게 움직인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이러한 특성을 감안해 등급변동 검토 요인으로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비중을 높게 가져가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투자부담이 지속되면서 한국항공우주는 잉여현금흐름(FCF)이 악화되고 있다. 사업 프로젝트 자체가 장기전 성격이 강해 자금조달 등 재무전략은 실적 못지 않게 중요하다.
이미지 확대보기이러한 측면에서 보면 이번 한국항공우주 회사채 발행 내막을 알 수 있다. 우선 단기성 차입금을 장기 회사채로 전환하는 것이다. 조달된 자금은 전액 기업어음(CP) 상환에 쓰인다. 해당 CP들은 90일물이며 3~5년물 회사채로 대체되면 유동성 압력이 낮아진다.
한국항공우주는 이전부터 단기성차입금 비중을 낮춰왔다. 지난 2023년 총차입금 대비 단기성차입금 비중은 64.1%였지만 작년 9월말 기준 34.4%로 하락했다. 이 기간 동안 단기성차입금 규모가 3803억원에서 6776억원으로 늘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장기차입금을 포함한 전체 차입금이 상대적으로 크게 늘었다는 의미다.
같은 기간 EBITDA 대비 총차입금은 1.6배에서 5.5배로 대폭 늘었다. 즉 EBITDA가 늘어나는 차입금 규모를 쫓아가지 못하는 셈이다.
5년물 인수단 8개사…증액 대비 전략
한국항공우주는 2025~2027년 약 1조원에 달하는 생산설비 확대 투자가 예정돼 있다. 이뿐만 아니라 일시적인 현금흐름 악화를 감수하더라도 자금조달 등을 통해 운영자금을 지속적으로 조달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그만큼 차입 만기 확대는 한국항공우주 입장에서 상당히 중요한 문제다. 이번 5년물 500억원 발행에서도 인수단을 대규모로 꾸린 것도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모집규모와 한국항공우주 신용도 등을 고려하면 충분히 소화하고도 남을 수준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흥행 수준이다. 많은 자금이 몰릴수록 협상력이 높아지고 조달비용 또한 낮아진다. 외부 차입금 최소화, 고금리 차입금 감축, 단기차입금 비중 개선 등 내부적으로 세운 재무전략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필수다.
따라서 5년물에 대규모 인수단을 꾸린 이유로 증액이 지목된다. 가능성은 극도로 낮지만 미매각을 원천 차단하는 것이 아닌 증액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의미다.
투자은행(IB) 관계자는 “만기 확대는 모든 기업에 유동성 압력 완화 등 긍정적이지만 한국항공우주와 같은 수주 산업에 특히 큰 영향을 미친다”며 “5년물에 집중된 대규모 인수단을 꾸린 것은 증액 전략까지 고려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규 한국금융신문 기자 lsk060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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