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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23(화)

‘기술에 올인’…14년 적자 버틴 이 기업은 어디?

기사입력 : 2025-12-23 14:39

(최종수정 2025-12-23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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펩트론, ‘스마트데포’ 기반 치료제 상업화 시동
릴리 기술평가 지연 변수…공장 증설 ‘승부수’

펩트론 오송 바이오파크 / 사진=펩트론이미지 확대보기
펩트론 오송 바이오파크 / 사진=펩트론
[한국금융신문 양현우 기자] 펩트론이 오랜 적자 끝에 성과가 가시화되기 시작했다. 장기지속형 약물전달 플랫폼 ‘스마트데포’ 기반 치료제가 상업화 단계에 들어섰다. 다만, 글로벌 제약사와의 기술 평가 종료가 지연되는 변수는 남아 있다. 생산시설 증축과 기술력 집중 전략이 대형 기술이전 계약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펩트론은 청주 오송첨단의료복합단지 내 자사 오송바이오파크 유휴 부지 1만6500㎡(약 5000평)에 펩타이드 기반 장기지속형 의약품 생산을 위한 제2공장을 신축한다.

회사는 890억 원을 투자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우수의약품제조관리기준(cGMP)에 맞춰 장기지속형 의약품을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시설로 조성할 계획이다.

신공장은 펩트론의 핵심 약물전달 기술인 스마트데포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장기지속형 의약품 생산 거점이 될 전망이다. 스마트데포는 반감기가 짧아 매일 또는 주 1회 투여해야 하는 펩타이드 약물의 투여 주기를 1개월, 3개월, 최대 6개월까지 연장하는 기술이다.

이 기술은 펩트론이 장기간 적자를 감수하며 개발해온 핵심 기술이다. 회사는 2011년 2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이후 적자 폭이 점차 확대, 2019년 127억 원에 이어 지난해에는 165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이로써 펩트론은 총 14년간 적자 행진을 이어왔다.

실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펩트론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후보물질 기술이전과 치료제 상업화에 성공했다. 회사는 지난 2021년 3월 중국 치루제약과 ‘PAb001’의 항체-약물접합체(ADC) 후보물질 1종에 대한 독점적 권리를 제공하는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규모는 5억5000만 달러(약 8161억 원)로 선급금과 자료 이전 기술료 등을 포함하는 계약금은 461만8000달러(약 68억 원)다.

PAb001은 신규 항암 타깃인 MUC1(뮤신1)을 표적하는 항체로, 주요 적응증은 난치성 질환인 삼중음성유방암(TNBC)이다. 하지만 지난 9월 치루제약과 기술이전 계약을 종료시키며 전 세계 개발 권리를 회수했다.

이어 10월에는 스마트데포 기술을 적용한 1개월 지속형 전립선암·성조숙증 치료제 '루프원'의 첫 상업생산 물량을 출하했다. 이번 루프원 출하는 스마트데포 기술이 상업적 대량생산 체제로 전환되는 것으로, 회사는 올해 4분기부터 루프원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충북 오송바이오파크 생산시설에서 루프원을 생산, 국내 독점 판권 계약을 체결한 LG화학을 통해 전국 의료기관에 공급하게 된다.

앞서 펩트론은 지난해 10월, 비만치료제 ‘마운자로’ 개발사인 일라이릴리와 플랫폼 기술 평가 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은 스마트데포를 일라이릴리가 보유한 펩타이드 약물에 적용하는 내용이다. 펩트론은 계약에 따라 릴리에 비독점 라이선스를 부여했다. 계약 목적은 내부 연구개발 및 펩트론과의 후속 상업 라이선스 계약으로 한정됐다.

그런데 기술 평가 일정이 당초 계획보다 지연되고 있다. 펩트론은 지난달 28일 주주 공지를 통해 “양사가 특정 펩타이드의 스마트데포 제형에 대한 추가 생체 내 실험을 진행하기로 합의했다”며 “이에 따라 기술 평가 종료 시점이 당초 14개월보다 더 길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시장에선 이를 플랫폼 기술에 대한 추가 검증이 필요해졌다는 신호로 분석했다. 실제 회사는 지난 1일 기술 평가 종료 시점을 최대 24개월까지 연장할 수 있다고 공시했다. 이에 펩트론은 이번에 추진 중인 신공장 증설을 통해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고 기술이전까지 성사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호일 펩트론 대표는 “이번 신공장 건설은 글로벌 펩타이드 기반 장기지속형 의약품 시장에서 펩트론의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신공장이 완공되면 글로벌 파트너사들과의 기술이전 협상력 향상과 자체 개발 중인 신약 파이프라인의 상업화도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양현우 한국금융신문 기자 yhw@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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