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리콘밸리의 새로 구성된 수백개의 스타트업 팀을 대상으로 6개월 후에 프로젝트가 끝났을 때 그 팀의 상사를 대상으로 유효성을 평가해 달라고 요청했다. 성과가 빈약한 팀들은 업무갈등보다는 관계갈등을 가지고 시작을 했다. 그들은 시작부터 개인적인 반목이 심해서 그 관계를 해결하는 데만 몇 달이 걸렸다, 게다가 핵심적인 의사결정 사항을 놓고 토론하기 시작했어도 자기들이 결정한 방향에 대해서 다시 한번 검토하는 것을 시도하기에도 시간이 너무 걸렸다.
결과적으로 관계갈등은 팀의 성과에 부정적으로 작용했지만 업무갈등이 높은 경우에는 성과에 긍정적으로 나타났고 독창적인 아이디어도 많이 내게 되었다. 관계갈등은 파괴적으로 작용하지만 업무갈등은 생각의 다양성을 가져와서 과도한 자기확신을 방지하고 겸손한 태도를 유지하면서 자칫 놓쳐버릴 수 있는 것을 다시 한번 생각하도록 유도했다. 사람들 사이의 관계를 해치지 않고 진실에 조금 더 가깝게 다가설 수 있게 된 것이다.
라이트 형제는 관계갈등없이 격렬한 업무갈등을 조장하는 대가
라이트 형제 중 형인 윌버는 친화적이지 않은 성격으로 유명했다. 그는 누가 아무리 뭐라해도 끄떡하지 않았으며 누군가 자기와 다른 의견을 내면 그 자리에서 묵살해버렸다. 이에 비하면 동생인 오빌은 예의 바르고 쾌활하고 비판에 민감했다. 그러나 이런 특성은 형과 함께 있으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라이트 형제는 평생을 함께 하며 상대방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두 사람이 늘 차분한 마음을 유지하는 것은 아니었다. 두개의 프로펠러를 서로 다른 방향으로 회전시키는 업무갈등의 아름다움
마침내 어느 날 밤에 두 사람 인생에서 가장 큰 목소리로 싸움을 벌이는 일이 일어났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다음 날 아침에 두 사람은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사이좋게 출근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고함을 지르지 않고 모두 자신이 설정했던 가정을 다시 생각했다. 라이트 형제는 관계갈등없이 격렬한 업무갈등을 조장하는 데는 대가였다. 두사람의 목소리가 높아진 것은 상대방에 대한 적대감이 커진 것이 아니라 집중력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라이트 형제는 의견불일치를 생산적이고 유쾌한 것으로 여기는 가족 문화에서 성장했다. 그러나 다른 사람과의 의견 대립으로 논박을 벌일 때는 자기 행동을 재설정하기 위해 특별히 애를 썼다.
윌버가 항공술과 관련된 의견을 격렬하게 나눈 끝에 마음을 다친 동료에게 보낸 편지 가운데 일부분이다. 이렇게 윌버는 자기의 주장과 토론이 개인적인 감정이 아님을 강조했다. 그는 자신의 주장이 자신의 생각을 검증하고 다듬는 기회라고 보았다.
심리학자들은 많은 사람들이 자기가 실제로 아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이 안다고 믿는 착각, 즉 설명 깊이의 착각 (illusion of explanatory depth)에 빠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사람들은 자전거, 피아노 같은 일상용품에 대해서 많이 알고 있다고 확신하지만 막상 작동하는 역학을 구체적으로 물어보면 실제로 아는 게 별로 없다는 것을 깨닫는다. 바로 이런 깨달음을 라이트 형제는 그렇게 소리 높여 싸운 다음날에 깨달었다, 두 사람은 서로 자기의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인정한 후에는 성공하거나 실패하는 이유가 아니라 그 해결책이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초점을 맞추었다.
두 사람은 자신들의 비행기가 프로펠러 하나만이 아니라 회전날개처럼 기능하기 위해서는 서로 반대방향으로 돌아가는 두개의 프로펠러가 필요함을 발견했다. 이것이 바로 업무갈등이 빚어내는 아름다움이다. 논쟁에서 우리가 넘어야 할 과정은 아름다운 포장이 아니라 두개의 프로펠러를 서로 다른 방향으로 회전시킴으로써 우리의 생각은 땅으로 곤두박질 치지 않고 하늘로 날아오른다.
관계갈등을 줄이는 법: 스토리는 의심할 이유를 찾는 뇌의 본능을 피해간다
엘리트 외교관들은 협상테이블에서 진정한 목적은 승리를 거머쥐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을 설득하여 서로 협력하고 그때까지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새로운 해결책을 찾아내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이러한 접근법은 이해에 기초한 교섭 (Interest based bargaining)으로 알려져 있다. 의사가 환자에게 의학적 기능을 설명하기 보다는 열린 질문을 던지고 그의 답변을 귀담아듣고, 상대가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무엇을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지를 말하게 하고, 소중히 경청하면서 상대의 관심사를 이해해주면 그때는 상대방도 나의 말에 귀 기울이게 된다. 그리고 두번째 질문은 내가 상대방에 대해서 좀더 궁금해한다는 신호로 감정의 교류가 시작된다.
그렇게 공감의 마이드셋이 형성되면 비용과 편익의 실용적인 논리가 아닌 자신의 가치관, 과거, 두려움, 경험에 기반한 유사성의 논리가 형성이 되어 비슷한 조건이면 어떻게 할 것인지를 서로 상의하는 스토리가 형성이 되기 시작한다. 펜실베니아대학교의 에밀리 포크교수는 ‘스토리는 의심할 이유를 찾는 뇌의 본능을 피해간다’고 했다.
인용 및 출처: 싱크어게인 (애덤 그랜트), 대화의 힘 (찰스 두히그 저)
윤형돈 인맥관리지원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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