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히 올해 들어 분양 물량 감소세가 뚜렷한 가운데 수요자들의 내 집 마련 기회가 더욱 희소해질 예정이다.
지역별로는 서울·울산·전북·충북을 제외한 모든 지역의 입주 예정 물량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광주·대구·부산·경북 등 지방 지역의 입주 물량 감소세가 더욱 짙었다.
올해 상반기 전국 아파트 분양 물량을 살펴보면 16년 만에 최저치 수준이다. 서울은 지난 2월 단 한 차례 482가구에 그쳤고 경기도는 1179가구에 머물렀다. 상대적으로 주택 공급이 많은 편으로 알려진 수도권조차 분양 절벽에 마주한 모습이다.
지난 1월 전국에 공급된 일반분양 아파트는 총 3751가구로 2023년 2월(2725가구) 이후 약 2년 만에 가장 적었다. 전월(9435가구)과 비교하면 5684가구, 60% 이상 급감했다.
올해 초 분양 물량이 크게 감소한 것은 지난 12월 3일 비상계엄 선포 이후 이어진 정치적 이슈가 큰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사회 분위기가 불안정해지면서 주택 수요는 물론 건설사 등 공급자 역시 불안감을 안게 됐고, 결국 각 사업장의 분양 일정 연기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서울·경기도, 올해 초 공급 물량 가뭄 심각
특히 경기도에 공급 물량이 적었다. 지난 1월 서울·경기·인천·광주·대전·울산·강원·경남·경북·전남·제주 등 11개 지역에서 분양 물량은 없었다. 경기도에 물량이 없었던 것은 2016년 1월 이후 108개월 만이다. 서울도 2023년 2월 이후 23개월 만에 분양이 없었다. 충남은 1322가구로 가장 많은 분양이 있었으며 ▲전북(836가구) ▲부산(551가구) ▲대구(418가구) ▲충북(313가구) ▲세종(311가구) 등이 뒤를 이었다. 세종에 분양 물량이 나온 것은 2022년 12월 이후 25개월 만이다.
부동산R114 자료에 따르면, 올해 경기 입주 예정 물량은 6만8347가구로, 전년 11만4588가구 대비 약 40.4%(4만6241가구) 줄어 수도권 지역에서 가장 큰 감소세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인천은 23.9% 감소(2만9740가구→2만2638가구)했고, 서울은 오히려 34.5% 증가(2만8074가구→3만7747가구)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까지 합해도 경기도가 감소 물량이 가장 많았으며, 대구(-48.5%), 경북(-47.6%), 충남(-41%) 3곳이 감소율은 더 높았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용인시가 1만1725가구에서 3575가구로 8150가구가 감소해 입주 물량이 가장 많이 줄었으며 ▲양주(-7871가구) ▲화성(-5475가구) ▲광주(-5207가구) 등이 뒤를 이었다. 분양 물량도 감소할 전망이다.
부동산R114 자료에 따르면 올해 경기 분양 예정 물량(임대 제외)은 7만1154가구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8만3494가구 대비 1만2340가구나 줄어든 셈이다.
업계에서는 경기도를 비롯한 수도권은 매년 지속적으로 인구가 유입되고 있는 만큼 향후 공급 대비 주택 수요가 많아질 가능성이 있어 신축 단지 선점 움직임이 활발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부동산 관계자는 “수도권으로 인구가 몰리고 있는 반면 공급이 줄어들고 있어 추후에는 아파트 공급이 부족할 수 있다”며 “주거 수요의 증가로 향후 분양가 및 매매가가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상반기 서울 아파트 분양 줄어든 이유, 정비사업 지연
아울러 서울 아파트 분양이 줄어든 이유는 재건축, 재개발 등 정비사업이 여러 이유로 사업이 지연되며 분양이 늦어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서울 분양 물량 중 약 85.5%가 정비사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재건축, 재개발 정비사업의 의존도가 매우 높은 서울 아파트 시장은 올해 유독 공급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부동산인포에 따르면 올해 1~4월 사이 서울에서 분양한 단지는 2곳뿐이다. 지난해 9곳(소규모 재건축 포함)과 비교하면 크게 줄어든 수준이다.
정비사업은 서울 분양시장의 큰 비중을 차지한다.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 38개 단지 가운데 29개 단지가 정비사업 현장이다. 단지 수로는 76.3%에 해당하며 가구 수로는 2만6228가구 중 ▲재건축 1만2398가구 ▲재개발 9772가구 ▲가로주택 256가구로 총 2만2426가구가 정비사업 물량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85.5%를 차지할 만큼 정비사업은 서울 분양시장의 핵심 사업인 것이다.
정비사업은 공급 측면에서도 중요하지만 주거환경 개선과 이에 따른 부동산의 가치 상승에도 큰 영향을 끼친다. 청량리역 인근의 동대문구 전농동에 위치한 ‘청량리역 롯데캐슬 SKY-L65ʼ는 청량리4구역을 재개발해 들어선 아파트로 지난 3월 전용 84㎡가 18억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2월에는 18억7930만원에 거래돼 3.3㎡당 5000만원을 넘는 등 2023년 7월 입주 이후로 동대문구 랜드마크 아파트에 등극했다.
지방 부동산 시장, 미분양 해소 시급
서울과 수도권뿐 아니라 기타 지역에 공급되는 물량은 더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부산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도 큰 폭으로 감소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올해 부산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총 8717가구로 나타났다.
이는 2009년 6579가구 공급 이후 가장 적은 수준으로 16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것이다.
지난해 부산 아파트 입주 물량이 1만6915가구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으로 급감한 것이다.
지방 분양시장은 할인 분양 등 자구책에도 지역 내 쌓여 있는 미분양 해소가 더 시급한 상황이다. 지방 미분양 주택은 2022년 급격히 늘어난 이후 연간 5만호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준공 후 미분양도 10여 년 만에 최대다.
이에 정부는 미분양 아파트 직접 매입, 금융 혜택 등 부동산 시장 회복을 위한 ‘건설경기 보완 방안’을 발표했다.
다만 매입 물량이 많지 않고 세제 감면 등의 혜택이 없어 효과가 발휘되기까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 더욱이 전국적으로 시장 불안 가능성이 여전한 만큼 물량이 집중되는 부산, 경남, 충남 등지까지 청약 온기가 기대만큼 확산하지 않을 수 있다.
한상현 한국금융신문 기자 hsh@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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