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온은 사모채를 통해 자금 수혈에는 성공했지만, 재무 불안은 오히려 심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회사 투자를 이끈 재무 ‘키맨’ 김경훈 CFO(부사장) 이탈까지 예정돼 있다. SK온은 전기차 시장 캐즘(일시적 둔화)을 대비해 R&D 투자를 확대하고 수주 확보에 총력을 다한다는 입장이다.
사실 SK온은 올해 초만 하더라도 신용평가사로부터 본평가 등급을 받으며 SK그룹 다른 계열사들과 공모채 시장을 두드렸다. 하지만 전기차 캐즘 현상으로 2차전지 업황이 둔화하고 실적 부진을 면치 못하며 공모채 시장에 쉽사리 나서지 못했다.
SK온은 최근 3년간 누적 영업손실 약 2조7400억원을 기록 중이다. 올 1분기도 지난해 같은 1분기 3315억원 대비 적자 폭을 줄이긴 했지만 1632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결국 공모채와 비교해 발행이 빠르고 기업과 주가 평판 훼손을 염려하지 않아도 되는 사모채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하지만 사모채는 공모채 대비 금리가 높고, 상환 기간은 짧은 부담이 있다. SK온 실적 반등 여부가 아직 불확실한 만큼 재무 불안은 심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SK온 부채비율은 2022년 258%로 정점을 찍은 후 2023년 190%로 낮아졌지만, 2024년 198%로 다시 오름세를 나타냈다. 올해 1분기는 251%를 기록하며 다시 심리적 안정선인 200%를 넘어섰다. 총차임급에서 현금성자산을 제외한 순차입금도 2022년 약 16조원에서 지난해말 기준 약 20조원 수준까지 증가했다. 회사 자산보다 차입금 의존도가 점차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SK온 재무 관리 핵심 키맨 역할을 했던 김경훈 부사장도 이달을 끝으로 회사를 떠난다. 리먼브라더스 등 글로벌 투자사 출신 김경훈 부사장은 2022년 MBK 컨소시엄 등 해외 투자자들로부터 1조2000억원 유치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약 5조원 규모 대규모 투자를 이끌었다. 특히 SK온과 포드 미국 합작법인 ‘블루오벌SK’가 미국 정부로부터 13조원 규모 대출을 받는 데도 결정적 역할을 했다.

SK온은 전기차 캐즘을 대비해 기술 선점과 수주 확보로 반등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실제 SK온은 올해 1분기 R&D 비용을 지난해 동기 대비 10% 늘린 776억원을 투입했다. 이를 통해 전고체 배터리 등 차세대 기술력 선점에 집중한다는 구상이다.
특히 SK온은 고분자-산화물 복합계, 황화물계 등 두 종류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 중으로 각각 2028년과 2030년 상용화를 목표로 기술 확보에 나서고 있다.
이석희닫기

올해 들어 미국과 일본 등에서 전기차 배터리 수주가 증가하고 있는 것도 긍정적 신호다. SK온은 최근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 '슬레이트'와 2026년부터 2031년까지 20GHw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앞서 일본 닛산과는 2028년부터 2033년까지 99.4GHw 배터리 공급 계약을 맺었다.
이 밖에 포드와 함께 설립한 블루오벌SK 켄터키 공장과 현대자동차그룹과 함께 건설 중인 조지아주 공장도 2026년 본격적인 배터리 양산에 돌입한다.
김재훈 한국금융신문 기자 rlqm9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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