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1분기 국내 건설사들이 해외에 수주한 금액은 약 12조원에 달했다.
6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194개 건설사가 69개국에서 82억1000만 달러를 수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동기(55억 달러)의 148.8%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해외 지역별로 살펴보면 중동에서 전체 수주액의 60.4%에 달하는 49억5900만 달러의 실적을 거뒀다. 지난해 1분기 수주액(24억300만 달러)의 약 2배에 달하는 실적이다. 뒤이어 유럽에서 9억2000만 달러(11.2%)를 수주하며 1년 전(3억4200만 달러)보다 168.9% 증가한 실적을 기록했다.
기업별로 보면, 올해 1분기 매출이 나란히 감소한 현대건설과 대우건설은 해외 수주로 분위기 반전에 나서고 있다.
최근 국토교통부는 해외 수주 실적 확대에 이바지한 현대건설과 대우건설 등 건설사에 '해외건설의 탑' 기념패를 수여하기도 했다.
현대건설, '해외건설의 탑' 금탑 수상
지난달 '해외건설 1조 달러 수주 및 60주년 기념식'에서 국토교통부는 총 1400억 달러 수주를 달성한 현대건설에 금탑을 수여했다. '해외건설의 탑'은 금·은·동색 탑으로 구성됐다. 지난 1965년 현대건설이 수주한 태국 파타니-나라티왓 고속도로사업이 우리나라 최초 해외건설 수주 사업이라는 점과 누적 수주 규모 등이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또 올해 1분기 현대건설이 해외에서 수주한 금액은 7억3270만 달러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양호한 해외 수주 성과와 달리 국내 실적은 뒷걸음질 쳤다. 올해 1분기 현대건설 연결 실적은 매출 7조4556억원, 영업이익 2137억원, 당기순이익 1667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8%, 14.8% 감소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지난 분기 직후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공사비 급등기 착공한 현장이 차례대로 준공됐다”며 “수익성이 확보된 핵심 사업지 공정이 본격화함에 따라 분기별 수익성은 점진적으로 회복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또한, 울산 S-Oil 샤힌 프로젝트, 디에이치 클래스트, 용인 퍼시픽써니 데이터센터 등 국내 사업 실적과 사우디 아미랄 패키지(PKG)4, 파나마 메트로 3호선 등 해외 대형 현장의 공정 본격화로 연간 매출 목표 30조4000억원의 24.5%를 달성했다는 게 현대건설 측 설명이다.
앞서 현대건설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잇따라 송전선로 공사를 수주하며 전력 인프라 분야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지난 2월 사우디 전력청(SEC)이 발주한 ‘태양광 발전 연계 380kV 송전선로 건설 프로젝트’ 2건을 연이어 수주했다. 이 프로젝트는 메디나와 젯다 지역에 각각 건설될 예정으로 총 수주금액은 약 3억8900만달러(약 5125억원)에 달한다. 1975년 사우디 건설시장에 처음 진출한 현대건설은 이후 다수 대형 프로젝트를 안정적으로 수행해 온 경험이 있다.

대우건설, 해외플랜트 수주 총력전
대우건설 상황도 비슷하다. 올해 1분기 대우건설 연결 실적은 매출 2조767억원, 영업이익 1513억원, 당기순이익은 58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매출과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6.5%, 36.6%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1.8% 증가했다.대우건설 관계자는 “진행 현장 수 감소 영향으로 매출이 다소 줄어들었으나 주택건축·플랜트 사업부문 수익성 개선에 따라 영업이익은 증가했다”며 “최근 기본합의서를 체결한 투르크메니스탄 비료 플랜트와 체코 원전, 이라크 해군기지 등 계약 체결을 앞둔 대규모 해외사업 수주를 통해 실적 확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실제 대우건설은 해외 플랜트 수주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지난달 대우건설은 투르크메니스탄 국영 화학공사와 함께 서울 종로구 소재 포시즌스호텔에서 약 1조원 규모의 투르크메니스탄 인산 비료 플랜트 프로젝트 수주 기본합의서에 서명했다.
대우건설이 지난해 10월 최종 낙찰자로 선정된 지 약 6개월 만이다. 여기에 향후 ▲투르크메니스탄 미네랄 비료공장 ▲리비아 재건 사업 ▲이라크 알포 해군기지 등 프로젝트도 최종 계약을 맺게 된다면 해외 건설 수주액은 지난해보다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투르크메니스탄 인산 비료 플랜트 프로젝트 수주 기본합의서 서명은 대우건설에 남다른 의미를 지닌다.
대우건설이 핵심 3대 권역(북미·아프리카·동남아시아)에 대한 개발사업을 추진하는 한편, 투르크메니스탄·체코 등 신시장 개척도 병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23년엔 중앙아시아 투르크메니스탄에 지사를 설립하며 현지화를 위한 전초기지를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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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은 육·해상 풍력발전, 태양광발전, 연료전지발전 등 신재생 에너지 사업 추진과 블루수소·암모니아(CCUS), 그린수소·암모니아, 소형모듈원전(SMR) 사업 모델 개발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플랜트 설계·조달·시공(EPC) 프로젝트의 경우 기자재 조달 규모가 전체 건설 예산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만큼 품목별 구매 방법을 다각화해 자재 공급 안정성을 확보할 계획이다.
공사 미수금·계약 해지 등 리스크 관리는 과제
다만 해외 수주에서 주의할 점은 공사비 미수금 발생과 공사 계약 해지 등 변수도 공존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해외 수주의 경우 국내 건설경기 침체의 돌파구가 될 수 있지만 철저한 리스크 관리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대형 건설사 한 관계자는 “중동 등 해외 사업에는 건설사들이 통제할 수 없는 복잡한 관계들이 얽혀 있다”며 “외국 업체에 감리를 받는 상황에서 의견 차이가 발생해 소송전으로 상황이 불거지면 돈을 한동안 받지 못하는 경우도 생긴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상대적으로 국내보다 사업 관리가 체계화되지 않은 경우도 많고 여러 변수에 따라 사업이 지연되거나 공사비가 제때 지급되지 않는 경우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상현 한국금융신문 기자 hsh@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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