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아시스, 티몬 인수에 이어 아임닭 조건부 인수
공격적인 몸집 키우기…IPO 재도전 위한 밑그림?
배송서비스 지역 확장·AI 기술 도입 등에도 나서
바람 잘 날 없는 이커머스 업계다. 코로나19 확산 당시 급성장한 이커머스 기업들은 멤버십부터 배송, AI 서비스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치열한 전투를 치러 왔다. 최근에는 ‘프리미엄 신선식품’을 전면에 내세우며 앞다퉈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대형마트를 위시한 오프라인 유통의 위기감이 커지는 상황에서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온라인 신선식품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다만 신선식품은 품질과 재고, 배송 그리고 비용 등 좀처럼 관리가 쉽지 않은 분야인 만큼 성과를 내기도 쉽지 않다. 유통시장의 격변 속에서 이커머스 시장이 재편되는 가운데 신선식품을 전문으로 하는 이커머스 기업들의 현황을 살펴봤다. <편집자>
[한국금융신문 박슬기 기자] 오아시스는 이커머스 업계에서 보기 드문 흑자 기업이다. 13년 연속 흑자를 기록 중으로, 지난해에는 사상 최대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달성하기도 했다. 2024년 오아시스의 매출은 5171억 원으로 전년보다 9%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72% 증가한 229억 원이다. 동종업계인 컬리와 SSG닷컴의 매출이 각각 2조 원, 1조5000억 원 정도인 점을 고려하면 규모는 현저히 작지만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데 집중하며 흑자를 이어가고 있다.
오아시스가 흑자를 낼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 중 하나는 ‘효율적 재고관리’가 꼽힌다. 오아시스는 보유하고 있는 오프라인 직영 매장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온라인 신선식품 주문 후 남는 재고를 오프라인 매장에서 판매하는 형식으로 재고부담을 최소화했다. 또 판관비 및 마케팅비 등을 절감하며 비용 효율화 작업을 꾸준히 유지해왔다.
격변의 시장 상황 속에서도 꾸준히 흑자를 유지해온 오아시스는 최근 공격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티몬 인수전에 뛰어드는가 하면 ‘아임닭’ 인수에 나섰다. 2023년 초 코스닥 상장을 추진했다가 철회한 오아시스가 몸집 불리기를 통해 기업공개(IPO) 재도전에 나설 거란 전망이 나온다.
오아시스는 2023년 IPO 도전 당시 매출규모가 3500억 원 수준이었다. 이런 이유로 높은 기업가치를 받지 못할 거란 관측이 우세했다. 실제 오아시스는 1조 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기대했지만 당시 수요예측 과정에서 시장의 평가는 6000억~7000억 원에 그쳤다. 결국 오아시스는 3대주주인 UCK파트너스의 반대에 부딪히며 상장을 철회하기에 이른다.
약 2년이 지난 현재오아시스의 매출은 5000억 원대로 늘어났지만 여전히 규모가 작은 만큼 외형성장이 중요한 시점이다.
오아시스가 몸집 키우기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드러낸 건 지난해부터다. 11번가 인수전에 뛰어든 것인데, 결국 무산됐다. 당시 가격에 대한 양사의 눈높이가 맞지 않아 협상이 결렬된 것으로 알려졌다.
오아시스는 11번가 인수 불발에도 몸집 불리기를 포기하지 않았다. 올해 ‘티메프(티몬과 위메프)’ 인수에 도전, 지난달 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티몬 인수를 위해 ‘조건부 투자계약’을 맺었다. ‘티메프’ 중 티몬만 사는 조건으로 가격 접점을 찾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인수전은 ‘스토킹 호스(Stalking Horse)’ 방식이다. 같은 달 말에는 닭가슴살 브랜드 ‘아임닭’을 운영하는 와이즈유엑스글로벌을 조건부 인수했다.
외형확장뿐만 아니라 서비스 측면에서도 힘을 주고 있다. 상장 철회 이후 한동안 잠잠한 듯하더니 다시금 힘을 내고 있는 것. 특히 서비스 지역 권역 확대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오아시스는 2021년 7월 아산, 천안, 청주 지역으로 충청권 서비스를 확장하고, 2023년에는 여기에 세종시를 추가했다. 이후 약 2년 만에 대전 지역을 추가하면서 충청권 주요 도시에서 새벽배송 서비스를 운영하게 됐다.
오아시스 관계자는 “기존 새벽배송 비즈니스 노하우를 기반으로 올해부터 새벽배송 지역 확대를 본격화할 예정”이라며 “상반기 내 전국 단위로 새벽배송 서비스를 확대하기 위한 물류센터 추가 확보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 외 인공지능(AI) 등 기술개발에도 나선다. 오아시스는 2025년 상반기 중 전 세계 최초로 AI 기술과 프로그래머블 로직 컨트롤러(PLC) 기능이 결합된 AI 리테일 무인 계산기를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선보일 예정이다. 동시에 적극적인 마케팅 활동을 통해 매출 확대에도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오아시스의 2대주주인 한국투자파트너스가 지분 매각에 나선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티몬 인수 과정에 변수가 생길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안준형 오아시스 대표는 “올 한 해는 기존에 쌓아온 흑자 달성 노하우를 바탕으로 적극적인 온·오프라인 사업 확장 및 기술 혁신을 통해 유통업계의 혁신 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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