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춘욱 프리즘투자자문 대표가 한국금융신문 기자와 만난 인터뷰자리에서 던진 첫 화두다.
홍대표가 이끌고 있는 프리즘투자자문의 자문자산 운용규모(AUM)는 1400억원이 넘는다. 지난 2023년 100억원 규모에서 최근 급성장한 것이다. 프리즘투자자문은 2021년 처음 설립된 회사다. AUM 기준으로 보면 설립 초기와 비교시 최근 약 2년동안 자문자산 증가 규모에서 어마어마한 차이를 보인다.
홍춘욱 프리즘투자자문 대표는 " 회사 설립 이후 달라진 부분이라면 전문 경영인에서 오너가 됐다는 것이다" 며 "투자전략도 변하지 않았지만 시기적으로 볼 때 시장 니즈와 맞아 떨어진 것 같다"고 강조했다.
커리어를 쌓는 과정에서 개인블로그를 통해 양질의 인사이트 있는 분석을 내놓는 일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그 기간만 무려 20년이다. 투자자문사 오너가 된다는 것은 그의 인생 시나리오에 없었다. 하지만 시장 가까이에서 꾸준한 소통을 이어오면서 홍 대표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졌고 이는 AUM 증가에도 큰 몫 했다고 볼 수 있다.
홍 대표는 “과거 저는 국민연금에서 자산배분을 담당하는 팀장이었다”며 “대규모 자금을 전략적으로 배분해야 수익률을 높일 수 있어 해외 시장 관찰은 필수였다”고 회상했다.
홍 대표는 “경제와 시장은 늘 변하고 그 과정에서 각 자산들은 저평가 혹은 고평가 된다”며 “이 과정에서 국내외 자산들에 대한 리밸런싱해야 하는데 국민연금기금은 그 규모가 상당해 여러가지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홍 대표가 프리즘투자자문을 인수하기 전, 글로벌 주식시장은 미국 기준금리 인상으로 급락하기 시작했다. 투자자들은 두려움을 느낄 수밖에 없었고 심지어 시장 자체를 떠나기도 했다. 이같은 상황은 분명히 프리즘투자자문에 기회였다.
홍 대표는 “프리즘투자자문 투자전략을 단순하게 표현하면 국민연금 포트폴리오를 복제하는 것”이라며 “국민연금은 연평균 7~8% 수익률을 올리는데 정말 쉬운 일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하지만 일반 투자자들의 자산규모는 국민연금 대비 현저히 작아 더 신속하게 리밸런싱을 할 수 있고 선택의 여지도 많다”고 덧붙였다.
실제, 프리즘투자자문의 투자수익률은 국민연금기금을 비롯한 여타 글로벌 자산배분 상장지수펀드(ETF) 등과 크게 차이가 없다. 하지만 변동성(샤프 비율 기준)이 현저히 낮다는 것이 특징이다. 이는 투자자 입장에서 상당히 중요하다. 낮은 변동성이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심리적 안정감을 극대화시킨다. 말로만 하는 장기투자가 아닌 직접 실천을 가능하게 만드는 것이다. 이렇다보니 기존 고객이 이탈하지 않고 신규 고객은 계속 늘고 있다. 자문서비스를 경험한 고객 중 70% 이상이 추납을 한다. AUM이 늘어날 수 있었던 이유다.
자산배분과 리밸런싱, 룰(Rule)을 세우고 통념을 깨라
당연한 얘기지만 자산배분과 리밸런싱에도 기준이 있어야 한다. 다양한 자산군에 자금을 단순히 배분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뜻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각 시기마다 자산들은 저평가와 고평가 사이를 시계추처럼 오간다.홍 대표는 “각 자산군의 가치를 판단하기 위해서 인공지능(AI) 기술을 사용한다”며 “다만, 그 비중이 절대적인 것이 아닌 시장 판단을 위해서 필요한 보조적 역할에 국한한다”고 말했다. 실제, 프리즘투자자문은 각종 데이터와 문서들을 정리하는 데 AI 기술을 활용한다. 인간이 직접 작업을 하는 과정에서 소요되는 시간을 줄이고 도출된 결과를 기반으로 각 자산군의 가치와 리밸런싱 시점에 대해 더욱 집중하기 위해서다.
여기서 홍 대표의 커리어는 더욱 빛난다. 경제는 정치와 뗄 수 없는 관계다. 이코노미스트라는 직업은 단순히 경제만 분석하는 것이 아닌 정치, 역사, 문화 등 다양한 요인들을 종합해 결론을 낸다. 그만큼 폭넓은 식견이 있어야 ‘자문’ 역할을 할 수 있다. 이에 그는 트럼프닫기

각 나라의 자산 가치를 결정하는 요인 중 홍 대표가 집중해 보는 부분은 1인당 국민소득이다. 미국의 1인당 국민소득은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급격히 올랐고 이후 하락하는 등 증시에 선행하는 모습을 보였다. 최근에는 다시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내세웠다.
그는 미국 뿐만 아니라 일본 시장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홍 대표는 “글로벌 자산 배분 시 각 국가의 통화가치 방향성을 봐야 한다”며 “엔화는 안전자산이지만 정책 등으로 인해 수년간 하락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은 인플레이션 시기에 접어들고 있으며 단기적으로는 통화가치가 추가적으로 낮아질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홍 대표는 늘 전망을 말할 때 그에 대한 근거를 제시한다. 시장을 설득하기 위한 선결조건이긴 하지만 그의 주장은 시장이 한쪽으로 쏠리는 분위기를 제어하는 점에 차이가 있다.
그가 쓴 책만 무려 20권에 달한다. 이중 홍 대표가 가장 애호하는 책은 ‘돈 좀 굴려봅시다’이다. 13년전 발행된 저서지만 당시에도 금융상식 통념을 깨는 그의 다양한 시선을 엿볼 수 있다.
자산배분과 리밸런싱 핵심은 시장흐름에 현혹되지 않는 냉정한 판단이라 할 수 있다. 명확한 기준을 세우기 위해선 통념을 깰 수 있는 열린 사고가 반드시 필요하다. 홍 대표는 수십년간 자신을 객관화하기 위해 노력했고 그 결과를 투자자들에게 직접 보여주고 있다.
홍춘욱 프리즘투자자문 대표는 “누구든지 단기간에 부자가 되고 싶지만 쉬운 일이 아니란 것을 잘 알고 있다” 며 “투자시장에서 기괴한 게임을 하는 것은 자산을 갉아먹는 일이며 장기적으로는 안정적인 투자만이 ‘오징어게임’을 피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서학개미’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닐 정도로 국내 투자자들도 해외 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다. 다만 이 과정에서 환율 변동을 헷징하기보다 환노출을 하는 것이 자산배분과 리밸런싱에 더 효과적이다.
홍 대표는 “ETF의 경우 환노출 상품들이 많이 등장하고 있다”며 “환노출을 꺼리는 탓에 해당 상품을 포트폴리오에서 제외하는 것보다는 편입하는 것이 오히려 변동성을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달러와 엔 등은 안전자산이기 때문에 위험자산인 원화 변동성을 상쇄해준다”고 덧붙였다.
홍 대표가 환노출을 독려한 것은 단순히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이미 수년전부터 환노출을 강조했고 이를 통해 투자 포트폴리오 변동성을 낮출 수 있다고 피력해왔다.
한편, 수많은 자산 중 국내 시장에서는 부동산을 빼놓을 수 없다. 우리나라 국민 대부분은 전체 자산 중 70% 이상이 부동산 자산으로 구성돼 있다.
부동산 시장은 인구수와 인구구조 등에 큰 영향을 받는다. 출생률 감소 등으로 향후 인구수가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주를 이루면서 부동산 시장 역시 부진할 것으로 전망된다는 것이 중론이다. 그러나 홍 대표는 부동산 시장을 좀 더 섬세하게 들여다봐야 한다고 말한다.
홍 대표는 “인구수가 줄어들면 전반적으로 부동산 수요가 감소하고 가격상승률도 낮아질 수밖에 없다”면서도 “지역별 부동산 시세는 가중평균이기 때문에 세밀하게 들여다보면 수요가 증가하는 곳과 그렇지 않은 곳은 차이가 점차 벌어지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단순히 인구수와 인구구조만 보고 부동산 시장을 기피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결국 홍 대표는 모든 투자에 있어서 디테일을 강조하고 있다. 글로벌 투자 시장은 이러한 디테일이 더욱 요구된다. 기존 경제 상식에 대한 그의 반론은 우리가 늘 당연하다고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것에 대한 깨우침을 준다.
이성규 한국금융신문 기자 lsk060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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