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제4인터넷전문은행을 준비하는 유뱅크 컨소시엄은 전일 예비인가 신청 시점을 재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유력 컨소시엄으로 꼽히던 더존뱅크의 주축회사 더존비즈온은 같은 날 제4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신청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제4인터넷전문은행, 무산될 위기?
금융당국은 2023년 7월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방안’을 발표하며 은행 산업의 과점 구조를 해소하고, 경쟁을 촉진하기 위해 추가 인터넷전문은행 인가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기존의 인가 방식과 달리, 금융당국은 이번 제4인터넷전문은행 심사에서 더욱 엄격한 기준을 적용하며, 신중한 접근 방식을 택했다.더존비즈온 철회·유뱅크 연기 배경은?
더존비즈온은 제4인터넷전문은행에 도전하는 ‘더존뱅크’ 컨소시엄의 핵심 주체였다. ERP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기업 데이터에 강점을 가진 더존비즈온은, 이를 활용해 중소기업 및 소상공인을 위한 특화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략을 세웠다. 또한, 신한은행이 유력한 파트너로 거론되었고, DB손해보험의 참여도 확정된 상태였다. 그러나 더존비즈온은 결국 금융업 진출보다는 기존의 ‘혁신 금융 플랫폼’ 사업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수정했다.업계에서는 더존비즈온이 ▲금융당국의 신중한 태도 ▲경기 침체 및 금융시장 불확실성 ▲인터넷전문은행 경쟁 심화 등을 고려해 철회를 결정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제4인터넷전문은행 출범 후 수익 모델을 만들기 어렵다는 점도 주요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컨소시엄 내부에서는 2025년 하반기까지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사업 추진 방향은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보다 안정적인 환경에서 신청을 재추진하기로 합의한 상태다. 이로 인해 금융당국의 신규 인가 정책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한국소호은행 컨소시엄, 예정대로 접수 준비
반면, 한국소호은행 컨소시엄은 예정대로 오는 25~26일 예비인가 신청을 진행할 계획이다. 한국소호은행 컨소시엄을 주도하는 한국신용데이터(KCD) 관계자는 “예비 인가를 받고자 하는 컨소시엄이라면 당국이 발표한 일정과 기준에 따라 준비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컨소시엄의 준비가 부족해 접수하지 못하는 것을 외부 환경으로 이유를 돌리는 건 부적절하다”고 말했다.신서진 한국신용데이터 소호은행TF 담당 상무는 “현재 모든 준비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국내 최초로 ‘소상공인을 위한 1번째 은행’을 출범시키기 위해 모든 참여사가 힘을 모으고 있다”며 “26일 인가 서류 접수 때까지 차례로 주요 주주를 공개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이처럼 한국소호은행 컨소시엄은 예정대로 접수를 진행하며, 제4인터넷전문은행 출범을 목표로 준비를 마무리하고 있다.
남은 컨소시엄들의 전략과 변수
더존비즈온과 유뱅크가 철회 또는 연기한 가운데, 현재 남아 있는 컨소시엄은 한국소호은행(KCD뱅크), 소소뱅크, AMZ뱅크, 포도뱅크 등 4곳이다. 이들은 금융 소외 계층을 위한 대안 금융 모델을 제시하며 인가를 추진 중이다.한국소호은행(KCD뱅크)은 컨소시엄에는 한국신용데이터를 비롯해 우리은행, 우리카드, 아이티센, 유진투자증권, NH농협은행 등 주요 금융·IT 기업들과 대전광역시 등이 참여를 확정한 상태다. 더불어 BNK부산은행도 컨소시엄 참여를 이번주 내로 발표할 예정이며 하나은행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소호은행’은 기존 금융권의 신용평가 방식과는 차별화된 소상공인 맞춤 금융 모델을 도입한다. 사업장 매출, 현금 흐름, 단골 비중, 지역 내 경쟁력 등 실질적인 영업 데이터를 활용해 기존 금융 서비스에서 소외되었던 소상공인과 개인사업자에게 더욱 정확한 평가와 자금 조달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소소뱅크, AMZ뱅크, 포도뱅크 등은 상대적으로 알려진 정보가 부족하지만, 각각의 특화된 전략을 통해 시장 진입을 모색 중이다.
제4인터넷전문은행, 출범 가능할까?
현재 금융당국과 시장의 분위기를 고려했을 때, 제4인터넷전문은행 출범이 반드시 성사될 것이라 장담하기는 어렵다.기존 인터넷전문은행들의 성공 사례, 금융 소외 계층을 위한 대안 금융 필요성은 긍정적인 요소지만 금융당국의 신중한 태도, 금융시장 불확실성, 인터넷은행 시장 포화 등은 부정적 요소로 꼽힌다.
특히 향후 금융당국의 태도 변화와 남아 있는 컨소시엄들의 사업성 입증이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만약 금융당국이 더 높은 기준을 적용하며 엄격한 심사를 거친다면, 결국 제4인터넷전문은행 출범이 무산되거나 연기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홍지인 한국금융신문 기자 helena@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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