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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3.17(월)

삼성·현대·GS건설 등 대형건설사들, 선별수주 비중 '확대' 왜? [2025 도시정비 기상도①]

기사입력 : 2025-03-17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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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사진=이미지투데이이미지 확대보기
해당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사진=이미지투데이
[한국금융신문 주현태 기자] 부동산 시장 침체로 미분양 적체가 심화되는 가운데, 건설사들이 정비사업 수주에서 선택과 집중 전략을 강화하는 선별수주 전략을 펼치고 있다. 재개발·재건축 사업을 통해 실적을 확보하는 동시에 사업성을 면밀히 검토하겠다는 전략이다.

1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올해 초 한남4구역에서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치열한 수주전을 벌였지만, 대부분의 사업장은 경쟁없이 시공사가 선정되고 있다.

지난 12일 개포주공 6·7단지 재건축 시공사 선정은 삼성물산의 불참에 따라, 현대건설의 단독 응찰로 유찰됐다. 당초 경쟁이 예상됐던 삼성물산이 고심 끝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으로, 강남권 내 더 큰 규모의 재건축 사업인 ‘압구정 2구역’에 집중하려는 전략적 판단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압구정 2구역은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신현대아파트 9·11·12차를 재건축해 최고 65층, 2571가구 규모로 탈바꿈하는 프로젝트다. 총 공사비만 2조4000억원에 달하는 대형 사업지로, 삼성물산이 브랜드 가치와 수익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기회로 평가되고 있다.

삼성물산은 현재 수주액이 가장 앞서는 곳이기도 하다. 지난 1월 1조5695억원 규모의 한남4구역 재개발 시공권을 따낸 것을 시작으로 서초구 신반포4차 재건축(1조310억원), 송파구 대림가락 재건축(4544억원), 방화6구역 재건축(2416억원) 등 시공권을 연달아 손에 넣으며 3조2965억원을 수주했다.

삼성물산은 성북구 장위8구역 공공재개발 등에서 추가 수주를 노리고 있다. 특히 수익성이 뛰어난 압구정2구역 사업에는 무조건 뛰어들겠다는 의지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연내 공사가 가능한 프로젝트 중에서도 래미안 브랜드 이미지에 걸맞은 지역 위주로 입찰에 나서고 있다. 연간 소화가 가능한 물량 범위 안에서 선별 수주 기조를 이어갈 것”이라며 “많은 사업지를 검토 중이지만, 압구정2구역의 경우 뛰어난 사업성을 갖추고 있는 만큼, 무조건 뛰어들겠다”고 말했다.

GS건설은 올해 1분기에만 도시정비사업 4건을 수주했다. GS건설은 지난 1월 6374억원 규모 부산 수영1구역 재개발사업과 6498억원 규모 서울 중화5구역 재개발사업 시공사로 선정됐다.

지난 8일 공사비 약 6374억원 규모의 관악구 봉천14구역 재개발 시공권을 따냈고, 지난 12일 성북구 신길음구역 재개발(3813억원) 시공사로 선정됐다. 재개발 구역 두 곳을 연달아 수주하며 단숨에 2조 클럽에 가입했다.

특히 GS건설은 지난 15일 열린 서울 노원구 상계5재정비촉진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 시공사선정 총회에서 시공 주간사인 롯데건설과 함께 시공사로 선정됐다. 상계5구역 재개발사업은 서울 노원구 상계동 109-43번지 일대를 21개동 2016가구 규모로 재개발하는 사업이다. 총 공사비 규모는 7005억원이다. 이 가운데, GS건설의 지분은 2802억원이다.

이밖에도 GS건설은 지난 4일 잠실 일대 최대 재건축 사업장으로 꼽히는 잠실우성 1·2·3차 재건축사업 입찰에 단독으로 참여하면서, 수익성이 좋은 사업장의 수주가 유력한 상황이다. 잠실우성 총 공사비는 약 1조7000억원이다.

포스코이앤씨는 지난 2월 경기 성남시 은행주공 재건축 시공자로 선정됐다. 은행주공 재건축은 지하 6층~지상 30층, 총 3198가구 규모 아파트를 짓는 사업이다. 공사비 규모만 1조3000억원, 총 사업비는 약 2조원으로 추산돼 서울을 제외한 수도권 내에서는 올해 재건축 최대 사업으로 꼽힌다.

포스코이앤씨는 공사비 7553억원 규모의 방배15구역 시공사로 유력하기도 하다. 시공사 선정 입찰에서 포스코이앤씨만 참여했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방배15구역은 포스코이앤씨가 수년 간 공들여온 사업장으로 알려진 만큼, 무리없이 수주할 수 있는 것이라 평가된다.

롯데건설, DL이앤씨 등도 1분기 정비사업 수주 실적을 냈다.

롯데건설의 경우 지난 1월 용산구 신용산북측1구역 재개발 시공권을 거머쥐면서 10대 건설사 중 가장 먼저 정비사업 부문 마수걸이 수주에 성공했다. 공사비는 약 3522억원 규모다. 여기에 최근 상계5구역 재개발사업 가운데 지분 4203억원이 확보됐다.

DL이앤씨의 경우 지난 2월 서대문구 연희2구역 공공재개발에서 시공권의 주인으로 낙점됐다. 공사비는 약 3993억원 규모다. DL이앤씨 관계자는 "올해 첫 수주인 연희2구역 공공 재개발 사업을 시작으로 '한남5구역 재개발사업' 등 주요 정비 사업지에서 적극적인 수주 활동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DL이앤씨는 현대건설과 함께 성북구 장위9구역 공공재개발 유력 시공자 후보로도 거론되면서 추가 실적이 예상된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 15일 강원도 원주 단계주공 재건축 시공사선정총회에서 올해 첫 정비사업 수주에 성공했다. 강원도 원주시 단계동 792번지 일대 약 8만5410㎡ 대지에 지하 3층~지상 최고 29층짜리 15개동, 총 1560가구를 조성하는 것으로 공사비는 4369억원 규모다.

대우건설은 지난달 공사비 7000억원 규모의 개포주공5단지 재건축 사업을 단독 입찰해 수주했다. 해당 사업은 서울 강남구 개포동에 지하 4층~지상 35층, 14개동 규모의 아파트 1279가구와 부대복리시설을 신축하는 사업이다.

현대건설은 올 들어 정비사업 수주를 한 건도 기록하지 못했다. 다만, 개포주공6·7단지 재건축 시공사 입찰에서 현대건설만 단독으로 참여해 유찰된 만큼, 수의계약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 개포주공6·7단지 재건축은 강남구 개포동 일대에 아파트 1960가구를 허물고 지하 5층~지상 35층 높이의 아파트 2698가구와 부대복리시설을 짓는 사업이다. 3.3㎡(평)당 공사비는 890만원, 총공사비 1조5139억원 규모다.

특히 압구정2구역을 수주하겠다는 의지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재건축 사업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현대건설이 '압구정 현대아파트' 시공사로서 '압구정 현대' 상표권을 출원하고 전담팀을 신설하는 등 재건축 수주를 위한 적극적인 행보를 보인다.

이은형닫기이은형기사 모아보기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고금리 장기화와 공사비 인상 등 여파로 건설사들의 비용 부담이 커지며 무리한 수주 경쟁을 피하고 있다"며 "건설사들은 선별 수주를 통해 사업성이 높은 프로젝트에 집중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인플레이션 영향 등으로 당분간 공사비 이슈가 수그러들기 어렵기 때문에, 내년에도 선별 수주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주현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gun131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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