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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3.17(월)

[기자수첩] 증권사 ‘1호 IMA’ 기다려지는 이유

기사입력 : 2025-03-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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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증권사 ‘1호 IMA’ 기다려지는 이유
[한국금융신문 정선은 기자] 자본력을 바탕으로 한 대형화는 현재 국내 증권사 IB(기업금융) 하우스 순위를 가르는 결정적 요소가 되고 있다. 과거에 이름을 날린 증권사 중 현재 회사가 역사 속으로 사라졌거나, 경영권이 바뀐 곳들이 적지 않다. 이제는 자기자본 규모에 따라 진출할 수 있는 사업 영역이 나뉘는 만큼, 그야말로 단계별 ‘도장 깨기’가 불가피한 모양새다.

2016년 처음으로 제도를 도입한 후 9년 여 동안 유명무실이라는 평가까지 나온 ‘종합투자계좌(IMA, Investment Management Account)’ 제도가 기지개를 켜기 시작한 것은 더욱 반갑다.

IMA는 증권사가 고객의 예탁금을 다양한 기업금융에 투자해 수익을 얻어 이를 고객에게 지급하는 방식의 계좌다. 초대형 IB가 단기금융업무 인가를 받고 할 수 있는 발행어음 사업과 달리, IMA는 자금 조달 한도가 없다. 증권사가 기존보다 더 많은 자금을 얼마든지 운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 또, 은행과 경쟁까지 할 수 있는 IMA 라이센스는 현재 증권업계에서 가질 수 있는 일종의 ‘끝판왕’으로 볼 수 있다.

금융당국이 2025년 1분기 내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제도 개선방안을 발표하겠다고 예고한 가운데, ‘1호 IMA’ 탄생 가능성의 불꽃이 그 어느 때보다 선명하다.

물론, IMA에 누구나 진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앞서 말했듯이 자기자본이라는 진입장벽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IMA는 자기자본 8조원 이상 초대형IB 증권사가 대상이다. 일단, 출사표를 낼 수 있는 자기자본 자격 기준을 맞춘 증권사는 현재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 두 곳이다.

다른 초대형 IB(삼성증권, KB증권, NH투자증권)들도 역시 잠재적 후보군으로 볼 수 있다.

금융당국의 종투사, 초대형 IB 관련 규제가 정비돼 IMA 가이드라인이 보다 구체화되면 진출 구도는 보다 확실해질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에선 “IMA 제도가 실효성 있게 설계되고 개선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는 바꿔 말하면 IMA 진출 상 장점이 뚜렷하지 않으면 시동을 걸기가 쉽지 않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몸집을 크게 키우기는 했지만, 글로벌 IB에 비해 국내 증권사들의 자기자본 수준은 여전히 미미한 수준이다. 그러나 수 조원대로 끌어올려진 적지 않은 자본을 실제로 어떻게 굴리느냐(운용하느냐)는 정말 중차대한 미션이 아닐 수 없다.

결국, 증권사들은 올해 IMA 제도가 어떻게 정비되느냐에 따라 사업성 보강 정도와 리스크 수준을 가늠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증권사 한 관계자는 “모험자본 공급 확대가 머리라고 보면 리스크 관리가 지나칠 경우 꼬리를 흔드는 것과 같을 수 있어 균형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제도 자체뿐만 아니라 실질적 운영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그렇다고 정부가 지나치게 전향적으로 나서서 허가를 내 줄 수만도 없는 노릇이다.

금융당국은 지난 2016년 종투사 개편안 발표 당시 "종투사의 자기자본 수준, 자본확충 가능성, 신규 업무에 따른 리스크 관리 필요성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현실적인 수준에서 10조원 달성을 위한 중간 단계를 마련했다"며 “중장기적으로 자기자본 10조원 이상의 투자은행 출현을 목표로 종투사의 지속적인 대형화를 유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그동안 10조원에 근접한 체급을 갖춘 증권사들이 등장해 IMA 제도를 허용하기 위한 시기와 조건이 어느 정도 무르익었다고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금융당국은 그동안 10곳까지 늘어난 종투사들의 제도 도입 후 성과 평가를 바탕으로 모험자본 공급 취지에 부합했는지, 재무 건전성을 잘 관리해 왔는지 등을 꼼꼼히 살펴야 할 것이다.

IMA는 국내 증권사 IB 부문에서 의미 있는 분기점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개점휴업을 끝내고 조만간 튼튼한 체력의 ‘1호 IMA’가 탄생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정선은 한국금융신문 기자 bravebambi@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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