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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3.14(금)

[DCM] 신한지주, KB금융에 시총 8조 뒤처져…자본조달·활용이 원인

기사입력 : 2025-03-14 0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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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버리지 ‘본질’ 무색…유증發 가치 희석 영향도

신한지주 및 KB금융 시가총액 추이 비교./출처=딥서치이미지 확대보기
신한지주 및 KB금융 시가총액 추이 비교./출처=딥서치
[한국금융신문 이성규 기자] 국내 금융지주 대표 라이벌인 신한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 시가총액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핵심은 자회사 실적이며 그 이면에는 두 금융지주의 자본조달과 활용 차이가 있다. 금융의 본질은 레버리지다. 신한지주 성장 전략과 밸류업에 대한 근본적인 검토가 필요한 상황이다.

1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국내 금융사들은 후순위채, 신종자본증권 등 자본성증권 발행에 열을 올리고 있다. 위험관리를 위한 자본확충이 목적이다.

국내 대표 금융지주이자 라이벌인 KB금융과 신한지주도 올해 각각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결과는 대조적이었다. KB금융은 4050억원 모집에 3740억원 수요 확인에 그쳤다, 반면, 신한지주는 2700억원 모집에 6690억원이 몰리는 등 오버부킹을 기록해 4000억원으로 증액 발행했다.

KB금융이 상대적으로 미흡한 수요예측을 기록한 이유로는 시기, 모집액 등이 꼽힌다. 연초 회사채 물량이 쏟아지면서 낮은 금리 메리트와 대규모 물량이 투심을 이끌어내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이후 신종자본증권에 대한 수요가 지속됐다는 점은 KB금융 신종자본증권 미매각을 납득하기 어렵게 만든다. 근본적으로는 KB금융이 자체적으로 신종자본증권 비중을 빠르게 늘리면서 ‘실질적 자본’에 대한 경계심이 작용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지난 2019년 KB금융 신종자본증권 규모는 약 4000억원 수준이었다. 작년 3분기 말 기준 5조826억원으로 불과 5년 만에 12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대표 라이벌로 꼽히는 신한지주와 비교해보면 더욱 극명히 드러난다. 같은 기간 신한지주 신종자본증권은 1조7312억원에서 4조6001억원으로 확대됐다. KB금융이 신종자본증권을 적극 발행하면서 신한지주 규모를 뛰어넘은 것이다.

보수적인 신한지주, KB금융에 ‘밸류업’ 완패
신종자본증권은 자본으로 인정되지만 본질적으로는 부채다. 선순위채권보다 두 단계 낮은, 후순위채권보다 한 단계 낮은 등급을 받기 때문에 금리도 높다. 신종자본증권 발행이 과도하면 이자부담도 커진다.

높아진 이자부담은 기업가치를 짓누르는 요인 중 하나다. 신종자본증권 규모만 보면 KB금융은 신한지주보다 낮은 가치를 받게 된다. 그러나 현재 기준 신한지주 시총은 23조830억원으로 KB금융(30조9313억원) 대비 8조원 가량 낮다.

금융사 밸류 평가 대표 지표인 주당순자산비율(PBR)도 신한지주는 0.43배로 KB금융(0.55배)보다 낮다.

지난 2018년 이전까지만 해도 KB금융은 신한지주 대비 시가총액이 낮았다. 이후 두 금융지주는 엎치락뒤치락하며 ‘라이벌’ 면모를 고스란히 보여주기 시작했다. KB금융이 신한지주를 바짝 추격한 셈이다.

국내서 밸류업 정책이 본격화된 2024년 이후 두 금융지주 시총은 본격적으로 벌어지기 시작했다. 가장 큰 원인은 보통주자본(CET1) 비율이다. 작년말 기준 KB금융 CET1 비율은 13.51%, 신한지주는 13.03%다.

신종자본증권은 총자본에는 포함되지만 CET1 비율에서는 제외된다. KB금융이 더 많은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고 총자본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높지만 CET1 비율도 앞선 것이다.

금융 본질은 레버리지…미흡한 신한지주 자금조달 및 활용 전략
CET1 비율은 보통주자본을 리스크 가중 자산(RWA)로 나눠 구한 수치로 금융사의 실제 손실 흡수 능력을 나타낸다. CET1 비율이 높을수록 주주환원 등 밸류업에 더욱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신한지주 CET1 비율이 낮은 이유 중 하나는 비은행부문 실적이다. KB금융은 현대증권, LIG손해보험, 푸르덴셜생명 등 인수합병(M&A)에 적극적으로 나서 사세를 확장했다. 이 과정에서 신종자본증권 발행물량도 늘었지만 비은행부문 실적이 증가해 이자부담을 상쇄할 수 있었다.

신한지주도 오렌지라이프를 인수해 비은행부문을 강화했다. 그러나 신한카드 등 비은행부문 계열사들 실적이 부진해 CET1 비율은 물론 기업가치 상승도 제한했다.

한편, 신한지주는 CET1 비율을 높이기 위해 지난 2020년 홍콩계 사모펀드인 어피니티 에쿼티파트너스와 베어링 프라이빗에쿼티 아시아를 대상으로 1조1582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그럼에도 신한지주 CET1 비율이 KB금융 대비 낮다는 것은 자본조달방법과 그 활용에서 적절하지 못했다는 의미다. KB금융의 가파른 신종자본증권 의존도도 문제지만 신한지주의 경영 및 자금조달 전략이 밸류업을 저해하고 있는 셈이다.

투자은행(IB) 관계자는 “신한지주는 여타 금융지주 대비 리스크 관리에 중점을 두는 성향이 있다”며 “안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때로는 공격적인 모습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자본이든 부채든 자금조달에는 비용이 발생하고 그 비용을 충분히 상쇄해야 밸류업이 되는데 이 부분에서 신한지주가 KB금융 대비 미흡했다”고 평가했다.

이성규 한국금융신문 기자 lsk060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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