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메 보톡스 삼국지 20년 역사
10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휴젤·대웅제약·메디톡스의 보툴리눔 톡신 총 매출은 약 5130억 원이다. 시장 전체 규모가 7000억 원 수준임을 고려하면 70% 이상을 3사가 독식한 셈이다.3사 중 가장 먼저 톡신 사업에 뛰어든 건 메디톡스다. 2006년 첫 국산 보툴리눔 톡신 '메디톡신'을 출시한 메디톡스는 한때 국내 점유율 34%를 차지하는 등 보톡스 시장에서 군림해 왔다.
이어 2010년에 휴젤, 2014년엔 대웅제약이 각각 '보툴렉스', '나보타'를 출시했다. 특히 휴젤은 공격적인 영업을 바탕으로 2016년 메디톡스를 매출에서 앞지르기에 이른다.
이들 기업은 고소전을 이어가면서도 글로벌 시장에 발 빠르게 진출해 입지를 넓혀왔다. 휴젤의 보툴렉스는 지난해 말 기준 중국 내 점유율 14%를 기록, 현지 3위를 유지했다. 대웅제약의 나보타 역시 미국에서 점유율 13%를 기록하며 점유율 2위에 올랐다. 메디톡스는 차세대 제품인 '뉴럭스'를 올해 태국, 중국 등에서 시판할 계획이다.
종근당·GC녹십자·동국제약까지…'틈새 공략' 전략은
최근 후발주자들이 잇따라 뛰어들면서 보톡스 전쟁에 불을 지피고 있다. 특히, 종근당과 GC녹십자 등 전통제약사들도 줄줄이 출사표를 던지면서 국내 보톡스 시장은 삼국시대에서 춘추전국시대로 넘어가는 모양새다.
종근당은 자회사 종근당바이오를 통해 보툴리눔 톡신 사업에 도전한다. 출발은 기존 3사보다 늦었지만, '명확한 균주 출처'와 '생산시설'을 강점을 내세우고 있다.
먼저 회사가 개발한 보툴리눔 톡신 'CKDB-501A'는 균주의 출처 논란에서 자유롭다는 설명이다. 균주 출처는 톡신업계에서 예민한 부분이다. 이에 종근당바이오는 지난 2019년 유럽 소재 연구기관으로부터 출처가 명확한 균주를 도입했다.
생산시설 또한 종근당바이오의 자랑이다. 회사는 2021년 12월 보툴리눔 톡신 전용 생산기지인 오송공장을 준공한 바 있다.
공장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의약품 품질관리 기준에 부합하는 미국 우수 의약품 제조·관리 기준(cGMP) 수준의 시설을 갖춘 게 특징이다. 현재 연간 600만 바이알(병)의 보툴리눔 톡신 제제를 생산할 수 있다. 종근당바이오는 향후 1600만 바이알까지 생산량을 확대할 계획이다.
GC녹십자 계열사인 GC녹십자웰빙은 최근 400억 원을 들여 에스테틱 기업 이니바이오의 경영권 포함 지분을 취득, 보톡스 전선에 같이 섰다.
이니바이오는 보툴리눔 톡신 제제에 특화된 기업이다. 현재 제품 생산 기술력과 해외 네트워크, FDA 및 EMA(유럽의약품청) 승인이 가능한 GMP 생산시설을 각각 보유하고 있다. 종근당바이오와 마찬가지로 이니바이오의 균주 역시 스웨덴 미생물 분양 기관이자 균주 은행인 CCUG에 등록돼 출처가 확실하다.
아울러 이니바이오는 이미 전 세계 7개 국가와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한 상태다. 이를 기반으로 GC녹십자웰빙은 미국, 중국, 브라질 등으로 시장을 빠르게 겨냥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동국제약은 한국비엔씨와 손잡고 '비에녹스주' 판매에 나선다. 비에녹스주는 감압건조 방식을 채택해 공정 시간을 단축하고 단백질 손상을 최소화한 제품이다. 지난해 3월 식약처 품목허가를 받았다.
다른 제약사보다 앞서 있는 화장품 관련 네트워크가 동국제약의 무기로 작용할 전망이다. HA 필러 등 기존 판매 제품의 영업망부터 활용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동국제약 관계자는 "올해 학술대회, 심포지엄 등을 지속하며 적극적인 마케팅을 통해 사업을 확장하고 메디컬 에스테틱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글로벌 보툴리눔 톡신 시장 규모는 지난해 12조 원에서 오는 2030년 약 31조 원까지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신규 적응증 확보와 해외 시장 판로 확장에 따라 여전히 잠재력이 많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김나영 한국금융신문 기자 steami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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