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4조5473억 원, 영업이익 1조3201억 원을 달성했다. 전년 대비 각각 23%, 19% 증가한 규모다. 4분기엔 매출이 17% 늘면서 역대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이로써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2022년 업계 처음으로 연 매출 3조 원을 넘어선 데 이어 또 한 번 앞서나가게 됐다.
이 같은 성과의 배경엔 '압도적인 생산력'이 있다. 지난해 1~3공장은 풀가동했고, 4공장 역시 가동률이 높아지면서 매출 상승에 큰 기여를 했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4공장은 지난 2023년 6월 전체 가동을 시작했다.
높은 품질도 한몫했다. 현재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상위 20개 제약사 중 총 17곳을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다. 지난해 연 수주액 5조4035억 원 중 1조 원 규모의 대형 계약을 3건 잇따라 체결한 바 있는데, 세 건 모두 글로벌 제약사와의 계약이었다는 점도 눈에 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품질 경쟁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고객사와의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도 '초격차' 전략의 일환으로 외형 확장을 이어간다. 올해 4월엔 18만ℓ 규모의 5공장을 가동할 예정이다. 5공장이 완공되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총 생산능력은 78만4000ℓ가 된다. 국내 또 다른 CDMO 기업인 셀트리온의 경우 현 생산능력은 총 25만ℓ 수준이다.
회사는 이미 8공장에 이르는 중장기 생산능력 확대 계획도 세운 상태다. 올해엔 이사회를 거쳐 6공장 건설을 위한 투자 관련 안건을 의논키로 했다. 2027년 6공장이 준공되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생산능력은 18만ℓ가 더해진 96만4000ℓ까지 확대된다. 또 2032년 8공장까지 모두 완공됐을 땐 총 132만ℓ 규모의 생산능력을 확보하게 되는데, 이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함께 글로벌 '3대 CDMO'로 꼽히는 스위스 론자(78만ℓ), 일본의 후지필름(75만ℓ)과 비교해 두 배 가까운 수준이다.
'과잉 설비'라는 우려가 없진 않지만 회사는 단순 몸집 불리기에만 그치진 않는다. 신규 모달리티 확보, 바이오벤처 투자 등 기술 면에서도 다각도로 초격차 공식을 대입하고 있다. 몸집이 커진 만큼 기술력을 높임으로써 생산능력에 비례하는 수주를 무리없이 따내겠단 구상이다.
특히 앞으로 항체약물접합체(ADC), 세포·유전자치료제(CGT) 등 신규 모달리티(Modality)의 성장이 예상되는 만큼 이 분야에 적극 투자할 예정이다. 그 일환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최근 삼성물산, 삼성바이오에피스와 함께 설립한 '삼성라이프사이언스펀드'를 통해 유망한 바이오 기업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다. 지난해엔 브릭바이오, 라투스바이오, 제너레이트 바이오메디슨, 창업형 벤처캐피탈(VC) 회사인 플래그십파이어니어링 등에 자금을 투입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매출 목표를 5조5705억 원으로 잡고 있다. 회사는 당장 이달만 해도 2조 규모의 대형 수주를 터트린 바 있다. 지난 14일 유럽의 한 제약사와 14억1011만 달러(약 2조747억 원)에 이르는 역대 최대 규모 계약을 체결한 거다. 여기에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중국 기업 견제 정책, 바이오시밀러 우대 정책을 펼친다는 점에서 각종 반사이익 및 수혜가 따를 수 있다는 전망이 있어 회사의 성장 기회가 많은 상황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앞으로도 고객사와의 긴밀한 협력을 바탕으로 의약품을 신속하고 안정적으로 공급할 것"이라며 "생산능력, 포트폴리오, 글로벌 거점 등 3대 축 확장 전략에 속도를 내고 성장세를 이어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별도기준으로 연 매출 3조4971억 원, 영업이익 1조3214억 원을 달성했다. 같은 기간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경우 매출 1조5377억 원, 영업이익 4354억 원을 기록했다.
김나영 한국금융신문 기자 steami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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