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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1.20(월)

'사상 최대 실적' HD현대일렉트릭 주가는 급락 왜?

기사입력 : 2025-01-20 15:32

(최종수정 2025-01-20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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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이익 6690억, 전년비 2배 증가
미국·중국법인 매출은 적자전환
4분기 美 매출 이연돼 해외 실적 -884억
"고객 현장 스케줄 따라 납품 유연성 높아"
2026년까지 변압기 공장 증설에 4000억 투자
국내 2000억, 알라바마 1000억 추가 매출 기대

▲조석 현대일렉트릭 대표이사이미지 확대보기
▲조석 현대일렉트릭 대표이사
[한국금융신문 신혜주 기자] HD현대일렉트릭(대표이사 조석)이 글로벌 전력 기기 시장 호조에 힘 입어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하지만 20일 HD현대일렉트릭 주가는 전일 대비 8% 가까이 급락했다.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미국 변압기 시장 선점을 위해 4000억원대 대규모 투자에 나서는 등 공격적 행보를 보인 것을 감안하면 이례적 상황이다.

시장은 "HD현대일렉트릭 미국과 중국 법인 작년 4분기 매출이 마이너스로 적자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같은 의외 결과에 환호보다는 걱정이 앞선다"고 염려했다.

HD현대일렉트릭은 2024년 연간 매출 3조3233억원, 영업이익 669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22.92%, 영업이익은 112.22% 증가했다.

이는 지난 2017년 4월 HD한국조선해양에서 인적분할된 이후 처음 받아보는 최고 성적표였지만, 증권사 실적 전망 추정치인 에프앤가이드 컨센서스가 제시했던 매출 3조5082억원, 영업이익 7201억원을 하회했다.

둘 사이 간극은 해외 법인 매출 감소에서 비롯됐다. 작년 4분기 전체 매출 8157억원, 영업이익 1663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3%와 33.4% 증가하며 실적 성장세는 지속됐지만, 미국과 중국을 포함한 종속법인 매출은 -884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909억원에서 적자전환했다. 북미 시장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11.8% 감소한 1818억원을 기록했다.

미주 지역 고객사 요청으로 일부 전력 변압기 프로젝트에 대한 납품이 이연된 게 큰 영향을 미쳤다. 미국 내 변압기 판매는 애틀랜타 법인(HD Hyundai Electric America Corporation)이 주로 담당하며, 알라바마 법인(HD Hyundai Power Transformers USA)은 산업용 전기제품 제조와 판매를 맡는다. 배전반을 만드는 중국 양중법인(HD Hyundai Electric China)에서도 고압차단기 물량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열린 HD현대일렉트릭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는 주력 시장인 북미에서 매출 이연이 일어난 것에 대해 우려 섞인 질문이 연거푸 쏟아져 나왔다.

원가·회계 담당 황종현 상무는 "애틀랜타 법인의 재고 자산이 늘어나면서 매출 자체에 조정이 많이 일어났고 순이익 측면에서도 영향을 준 게 사실"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대부분 미주 법인 물량이며 고객의 현장 스케줄에 따라 변압기 물량 납품은 유연성이 높은 편"이라고 덧붙였다.

황 상무는 "지난해 애틀랜타 법인에서 알라바마 법인 옆에 보관장을 증축했는데, 이에 따라 보관 물량 자체 캐파(CAPA)가 늘어났고 여기에 따른 위험 매출이 늘어났다"고 말했다.

앞서 HD현대일렉트릭은 지난해 알라바마 법인에 변압기 적치장과 자재창고 확장을 위해 총 187억원을 들여 투자에 나선 바 있다.

그래픽=신혜주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그래픽=신혜주 기자

HD현대일렉트릭은 이날 초고압 및 친환경 변압기 등 전력 변압기 공장 추가 증설 계획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울산 및 알라바마 사업장에 향후 2년간 각각 2118억원, 1850억원 등 총 3968억원을 투입하겠다는 계획이다.

오는 2026년 말 완공, 2027년 일부 생산, 2028년 본격 가동에 나서 연 3000억원의 추가 매출을 기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국내에서 2000억원, 알라바마 법인에서 1000억원의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HD현대일렉트릭은 지난해 울산 변압기 철심공장 준공을 완료했으며, 현재까지 진행 중인 시설투자 규모는 1715억원 정도다. 작년 3분기까지 898억원 투자를 마쳤으며, 앞으로 약 1094억원이 남은 상태다.

이번 투자가 빅테크 등 신규 고객사에 따른 것인지, 기존 고객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결정인지 묻는 질문에는 "현재 많은 회사들(빅테크)과 이야기를 하고 있고 기존 고객들도 30%씩 발주를 늘리고 있다"며 "향후 2030년까지 수급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해 최종 의사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수주 목표로는 38억2200만 달러(약 5조5408억원), 매출 3조8918억원을 제시했다. 지난해 연간 수주액은 목표했던 37억4300만 달러(약 5조4261억원)를 초과한 38억1600만 달러(약 5조5321억원)를 기록했다. 수주잔고는 전년 대비 28.8% 증가한 55억4100만 달러(약 8조328억원)를 기록했다.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으로 수주가 줄어들지 않겠느냐는 우려에 대해 회사 측은 "현재까지 그런 경향은 전혀 나타나지 않고 있으며, 고객들이 조기 발주를 서두르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올해 1분기 수주는 많이 늘어날 것"이라며 "현재 진행 중인 입찰도 이와 상관없이 진행되고 있어 올 하반기에도 무리 없이 수주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이날 HD현대일렉트릭 주가는 38만5000원으로, 전일 대비 7.89% 감소했다.

신혜주 한국금융신문 기자 hjs0509@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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