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신문 주현태 기자]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된 제주항공 참사의 피해 규모를 키운 원인으로 방위각 시설 로컬라이저의 콘크리트 구조물도 거론되고 있다. 이번 참사 당시 사고기가 콘크리트 구조물과 충돌하면서 기체가 크게 파손되며 피해 규모를 키웠다는 지적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2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콘크리트를 사용한 시설 구조는 20여년 전 무안공항 설계 당시부터 적용됐고, 당시 설계와 시공은 국토부와 서울지방항공청의 발주로 금호건설 컨소시엄에서 맡았다.
국토부 측은 전날 제주항공 참사 관련 브리핑을 통해 “초기 준공 상태 등은 서울지방항공청이 보유한 설계 도면이나 승인 문서 등을 통해 확인했다”며 “최초 사업을 시행한 금호건설이 어떤 시공 방법을 택했는지 등을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토부 고시 ‘공항·비행장 시설 및 이착륙장 설치 기준’ 제21조 4항에 ‘로컬라이저가 설치된 지점까지(구조물이 부러지기 쉽게 만들도록 한) 공항 안전구역을 연장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2015년 4월 일본 히로시마공항에서 아시아나항공 여객기도 활주로를 이탈해 로컬라이저와 충돌했다. 다만, 로컬라이저가 콘크리트가 아닌 철골 구조물로 만들어지면서, 81명의 탑승객 중 경상자만 27명 발생하는데 그친 바 있다.
UN산하 전문기구인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도 비행장 설계 지침을 통해 활주로 인근 구조물을 부서지기 쉽게 만들라고 권고했지만, 무안국제공항의 경우 단단한 콘크리트를 채택했다.
이에 국토부는 “외국 공항 사례도 포함해 국제민간항공기구 등 주요 선진국 규정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전문가 의견을 수렴해 빠른 시일 내 별도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황용식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하인리히 법칙이라고 해서 재난사고에는 분명한 징후가 있었는데, 이런 문제점들이 연쇄적으로 터지면서 이번 참사가 일어나게 됐다”고 분석했다.
하인리히 법칙은 1930년대 초 미국 보험회사의 관리 감독자였던 하인리히(H.W.Heinrich)가 주창한 법칙으로, 중대한 산업재해가 1건 발생하면 그 전에 같은 원인으로 발생한 경미한 산업재해가 29건, 그리고 산업재해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같은 비슷한 사건들이 과거에 300건이나 이었다는 법칙을 말한다. 즉 경미한 사고 이전에는 같은 원인에서 비롯된 사소한 증상들이 300건이나 있었다는 것으로, 경미한 문제를 조기에 신속하게 해결해야 더 큰 피해를 막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황 교수가 주장한 참사의 연쇄적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은 무안국제공항에 있다. 세부적으로 철새 서식지에 공항을 짓고, 철새 관리자 부족으로 철새를 관리하지 못해 버드 스트라이크(bird strike)로 사고기체에 손상을 입혔고, 사고기가 동체착륙을 시도하면서 충돌한 콘크리트 벽 등 많은 문제들이 맞물렸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반적으로 한 기관의 문제가 아니다. 무안국제공항 발주처인 국토교통부와 부산지방항공청, 시공을 맡았던 건설사와 정비가 문제였다면 항공사까지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주현태 한국금융신문 기자 gun131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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