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치길 IBK연금보험 대표는 한국금융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난 2년 간 가장 주력했던 점을 묻는 질문에 '재무 개선'과 '미래 먹거리 발굴'을 꼽았다.
서치길 대표는 "2022년말 금리급등으로 인한 보유자산 평가손실 증가, 단기간 내 금리급등으로 인한 퇴직연금계약 타사 이동 등 고객 이탈로 인한 유동성 위기 직면, 적자 전환 등 회사 설립 후 가장 어려운 시기에 CEO로 취임했다"라며 "2023년 위기 극복을 위한 경영 진단과 중장기 경영전략 수립, GA채널 육성을 통한 방카슈랑스 중심 판매채널 집중도 극복, 변액연금 판매강화로 금리연동형 중심의 상품 포트폴리오 개선 및 자본부담 완화 등으로 회사의 재무 체질을 개선하여 재무건전성도 크게 개선했다"라고 말했다.
경영전략 세분화·GA 채널 판매 확대로수익성 제고
금리 인상도 있었지만 IFRS17 도입, 지난 2년 IBK연금보험은 둘러싼 환경은 '첩첩산중'이었다. 부채 할인율 정상화 등 제도 변경으로 보험 환경이 과거와는 확연히 달라져서다.녹록지 않은 경영환경 속에서도 IBK연금보험 지속 가능한 성장 전략을 고민했다. 서치길 대표는 금융업 중 가장 장기산업인 보험업, 특히 연금 보험업에서는 외부 환경변화, 최고 경영진(CEO) 변동 등 내·외부 변화에도 지켜야 할 경영원칙 확립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서 대표는 IBK연금보험이 지속 성장하는 회사로 만들기 위해 분야 별 세부 경영 전략을 수립했다. 특히 금리 취약성을 최소화하는데 주력했다.
개인연금의 경우, 연동형 중심의 상품구조를 혁신하여 금리확정형, 변액연금 등으로 다변화했다. 퇴직연금의 경우 연도말에 집중된 부채만기를 평월로 분산하여 유동성 위험도 크게 감축시키는 노력을 진행했다.
서 대표는 직원들이 회사 상황을 알 수 있도록 상하반기 전사 워크숍을 개최하도록 했다. 본부장 아래 차석 직급과 소통을 많이 하도록 했다. 회사 상황과 경영전략을 적극적으로 공유해 어려운 상황을 함께 이겨내자는 의도에서다.
서치길 대표는 "당시 회사 상황이 위기라고 할 정도로 어려워지면서 직원들은 일을 열심히 했는데 회사가 오히려 좋지 않아져서 설명이 필요했다"라며 "금리 인상, 규제 등 외부 상황으로 회사가 어려웠던 점을 설명하고 함께 헤쳐나가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하는지 적극적으로 공유했다"라고 말했다.
서치길 대표와 IBK연금보험 임직원들의 노력으로 적자였던 당기순익은 9월 말 352억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자산 포트폴리오 재구성 과정에서 자산운용 수익이 발생한 점도 수익 제고에 기여했다. 2024년말 K-ICS비율도 경과조치 전 기준으로 100%를 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GA 채널 판매를 활성화해 IBK연금보험 실적도 끌어올렸다. 그동안 IBK연금보험은 방카슈랑스 의존도가 높았다. 은행 창구 방문객이 줄어들고 있어 판매 활성화를 위해선 채널 다각화가 필요했다.
서 대표는 GA채널에서 잘 팔릴 만한 연금 신상품을 개발했다. '연금액 평생보증받는 변액연금보험'이다. 이 상품은 연금 개시 전까지는 연 5% 금리를 보증하지만 연금개시 때까지 유지하면 연8%까지 금리를 보증해준다. 높은 고객 혜택와 연금 본연 기능을 살리며 GA채널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서 대표는 "'연금액 평생보증받는 변액연금보험'은 은퇴 후 생활비 마련을 목적으로 가입하는 연금보험 본연의 목적에 최적화된 상품으로 타 상품대비 보험료 납입기간 중에 해약 시는 환급금이 적지만 연금수령 시점에는 높은 연금액을 보증해 고객 입장에서 최고의 상품"이라며 "IBK연금보험 GA채널 연금 판매 실적은 전년대비 약 2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한다"라고 말했다.
IT 시스템 전면 개편…AI 서비스 'IBK연금이' 출시
서 대표는 취약했던 IT 인프라를 개선했다. 그동안 IBK연금보험은 IT 시스템 기반이 잘 정비되어있지 않아 퇴직연금, 청약에서 고객 편의성이 타 보험사 대비 떨어졌다. IT 시스템을 전면 개편하며 데이터 활용, 고객 서비스 제고 기반을 마련했다는 설명이다.서치길 대표는 "주요시스템 재구축, 디지털 혁신위원회 신설 등으로 취약한 IT 인프라를 개선하고 AI 등 최신의 디지털 기술을 업무에 적용하기 위한 시도를 지속했다"라며 "이번 시스템 개선으로 그동안 부족했던 정보계를 활성화가 가능해진 만큼,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체제로 나아갈 수 있게 됐다"라고 말했다.
개선된 IT 인프라를 바탕으로 디지털 혁신위원회에서 LLM를 활용한 AI 서비스 'IBK연금이'를 선보일 수 있었다. IBK연금이는 금융상품의 용어에 익숙지 않은 고객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챗GTP와 같이 초거대언어모델(LL)을 기반으로 하여 IBK연금보험 상품 검색·비교 및 고객업무처리 절차 등 대고객 질의에 응답하는 서비스다.
서치길 대표는 "연금 관련 내용을 고객일 알아보려고 할 때 용어가 어려워서 제대로 검색이 안되는 경우가 많다"라며 "고객들이 문의할 때 금융용어를 잘 몰라도 답이 나올 있는 서비스를 만들자는 직원 아이디어에서 시작해 출시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서비스 고도화를 위해 콜센터 데이터가 축적되도록 전산을 구축했다. 설계사 청약을 처리해주는 AI 서비스도 고안하고 있다.
서 대표는 "추후 고객 상담 서비스, 사내 업무 자동화 등까지 서비스 대상 범위를 지속적으로 확대하여 회사의 AI역량을 강화하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정책금융기관 자회사로서 IBK연금보험 역할도 충실히 수행했다. IBK연금보험은 2010년 설립 후 업계 최초로 퇴직연금 반값 수수료 제도 도입을 통한 중소기업의 퇴직연금 도입 비용부담 경감, 다양한 경쟁력 있는 개인연금 상품출시를 통한 사업자 간 개인연금 수수료(사업비) 인하 경쟁촉진을 통한 개인연금 판매 활성화 등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2025년 슬로건 '빌드업'…중기근로가 위한 보험사 도약
그는 2025년 경영 슬로건을 '빌드업(Build Up)'으로 정했다. 슬로건이 '리스타트(Restart)'였던 2024년은 재무 체질개선 등이 원활히 이뤄져 한번 더 성장하는 한 해가 된다는 뜻을 담았다.서치길 대표는 "2024년 '리스타트' 슬로건처럼 재무구조 개선, 이익 흑자 전환 등 출발이 잘됐다"라며 "내년에는 퀀텀점프를 어렵더라도 체계를 단단히 다져 2025년에는 '빌드업' 할수 있도록, 2030년. 작년은 우리 스스로 증자 없이 자본금 1조원을 보험사를 만들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IBK연금보험은 그동안 종합보험사로 전환한다는 이야기가 지속됐다. 서 대표는 재무 체질 개선 등 내부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고 있는 점, 주주인 IBK기업은행과 협의와 금융위 허가가 필요한 사항으로 당장은 어렵다고 말했다.
서 대표는 당장 종합보험사 전환은 어렵지만 본연 역할을 충실히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서치길 대표는 "중기근로자 등 사회취약계층이 적은금액으로도 장기적으로 노후 생활자금(연금)을 마련할 수 있도록 최적화된 연금상품 및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한다"라며 "질병, 간병 등 노후 다양한 건강위험 노출에 대비할 수 있도록 One-Stop 서비스 제공이 가능한 회사로 진정한 중기근로자를 위한 보험사로 성장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전하경 한국금융신문 기자 ceciplus7@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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