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서울 잠실 소재 교통회관에서 열린 한미약품 임시 주주총회에서 박재현 대표이사와 신동국 기타비상무이사 해임 안건이 모두 부결됐다. 이들의 해임을 전제로 하는 박준석·장영길 사내이사 선임 건은 자동 폐지됐다.
한미약품 측은 "한미사이언스가 보유한 지분을 제외한 거의 대부분 의결권 지분(96.34%)을 박재현 대표가 끌어안았다"면서 "압도적 지지를 받았다"고 했다.
이번 주총 표대결을 통해 한미약품 이사회는 기존 4자연합(신동국·송영숙·임주현·라데팡스)에 유리한 구도를 유지하게 됐다. 현재 이사회는 4자연합과 형제(임종윤·임종훈) 간 7:3 구도다.
이어 "분쟁을 빨리 끝내고 미래를 향한 고민들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박 대표는 "전문경영인 체제를 추구하면서도 한미사이언스와의 위탁관계는 계속 유지할 것"이라며 "한미사이언스도 한미약품에 제기한 8건의 고소·고발을 취하해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특히, 비만약 '에페글레나타이드'에 주목했다. 현재 임상 3상을 진행 중인 에페글레나타이드는 2026년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내년엔 에페글레나타이드를 디지털 치료기기와 결합한 치료제에 대한 임상도 시작한다. 출시 목표는 2027년이다.
박 대표는 "올 한 해 빛나는 실적을 이뤄냈지만 내년엔 더 발전하겠다"면서 "파이프라인 또한 한층 더 강화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한미사이언스 측은 이번 임시 주총 결과에 대해 강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한미사이언스 관계자는 "매우 아쉬운 결과이나 해임 요건에 해당하는 여러가지 사실과 상황들이 시간이 갈수록 더욱 구체화될 것"이라며 "실체적 진실이 드러나면 주주들의 판단도 달라질 수 있다"고 했다.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는 "주주들의 결정을 존중한다"며 "지주사 대표로서 우려되는 부분이 적지 않으나 그룹 전체가 올바른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이어 "어느 누구도 더 이상 불필요한 갈등과 반목을 초래하거나 그룹의 근간을 흔드는 행위는 하지 말아야 한다"면서 "그룹 모든 경영진과 임직원은 부디 모두가 각자 본분에 맡는 역할에 집중해 최근의 혼란 국면이 기업가치나 실적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게 각별히 유의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업계에선 이번 표대결 결과에 따라 한미약품그룹의 경영권 분쟁이 장기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는 4자연합과 형제 측이 5대 5 동률이기 때문. 내년 3월 한미사이언스와 한미약품의 정기 주총에서 또 다시 표대결이 벌어질 전망이다.
김나영 한국금융신문 기자 steami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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