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량기업은 투자자들의 관심 속에 대규모 자금을 성공적으로 조달한 반면, 신용도가 낮거나 실적이 부진한 기업은 자금 유치에 어려움을 겪었다.
HUG는 주택도시기금법이 정한 보증배수(총 보증금액 대비 자기자본 비율) 제한인 90배 초과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이번 발행을 단행했다. 최초 5000억원으로 계획됐던 발행 규모를 2000억원 증액하며 보증배수를 기존 90.3배에서 76.8배로 낮추어 재무건전성을 강화했다.
교보생명도 당초 3000억 원에서 두 배인 6000억원으로 발행 규모를 증액하며 대규모 자금을 안정적으로 확보했다. 이외에도 현대해상화재보험, KB금융, SK, SK렌터카 등이 각각 1000억~2000억원을 증액해 총 4000억원을 조달하며 성공적으로 발행을 마무리했다.
11월 회사채 발행시장의 특징 중 하나는 공기업과 비금융사의 신종자본증권 발행 비중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는 점이다. 금융지주와 보험사가 주도하던 시장에서 HUG(7000억원), 이마트24(1000억원), 풀무원식품(400억원) 등 비금융 기업들이 발행에 나서며 전체 신종자본증권 발행액(1조 4400억 원) 중 58.3%를 차지했다.
수요예측에서는 하나증권(신용등급 AA)이 9.67대 1의 경쟁률로 가장 주목받았다. 하나증권은 초기 1500억 원 모집에 1조 4500억 원의 투자 수요를 이끌어내며 최종적으로 1000억 원을 증액해 2500억 원 규모의 자금을 조달했다. 특히 12-2차 회사채는 개별 트랜치 기준 10.2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시장의 높은 관심을 증명했다.
반면, 코리아세븐(0.74대 1)과 풀무원식품(0.48대 1)은 저조한 수요예측 결과를 보였다. 특히 BBB+ 등급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 풀무원식품은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 같은 대형 증권사가 대표주관사로 참여했음에도 목표 모집액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불확실한 업황 전망, 취약한 재무구조, 그리고 실적 부진이 주요 원인인 것으로 보인다.
11월 회사채 시장은 발행사의 신용도에 따라 기업들의 조달 성과가 극명히 엇갈렸다. 우량 기업들은 투자자 신뢰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자금 조달에 성공한 반면, 재무구조가 취약한 기업들은 시장에서 고전하며 향후 자금 조달 전략에 대한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두경우 한국금융신문 전문위원 kwd1227@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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