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국채 금리는 모든 트랜치에서 일제히 상승해 마감했다. 다만 상승폭은 전 구간에서 2~3bp 상승에 그치는 등 그 폭은 크지 않았다.
한은은 채권 시장 관련 국채 매입과 통화안정증권 환매를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이밖에도 RP(환매조건부채권) 등을 통해 공사채, 외화 등 환율 변동 발생 시 안정화하는 조치도 시행한다.
한은은 현재 금융시장이 ‘레고랜드 사태’와 비교할 때 안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레고랜드 사태란 지난 2022년 당시 강원도 레고랜드 개발을 맡은 강원중도개발공사의 기업회생 신청으로 국내 채권이 폭락한 사건을 말한다. 국채와 같은 수준으로 취급되는 공사채와 지방채 신뢰도가 급격히 하락한 탓이다.
금융당국 빠른 조치는 긍정적…약화된 경제체력은 우려
원달러 환율은 지난 2022년 초 1200원을 돌파한 이후 꾸준히 올라 최근에는 1400원 전후 수준에서 거래됐다. 그 이전까지 원달러 환율이 1200원을 넘는 경우는 2008년 금융위기, 코로나19 팬데믹 등 리스크 회피 심리가 강해지는 시기에 국한됐다.
근본적으로는 한국의 경제 체력이 약해졌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은 지난 2019년 1조7510억달러에서 지난 2023년에는 1조8391억달러를 기록해 이 기간 동안 5.03% 증가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미국 GDP는 21조5214억달러에서 27조4406달러로 무려 27.5% 상승했다.
GDP는 한 국가의 경제 활동 수준을 나타낸다. 미국 GDP가 빠르게 증가했다는 것은 달러를 기반으로 한 경제활동이 활발했다는 점을 의미한다. 달러 수요가 늘면서 상대적으로 원화 수요는 감소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러한 상황이 한 동안 지속될 수 있다는 점이 더 큰 문제다. 우리나라는 수출 주도형 국가이기 때문에 국내 소비와 건설 투자 등 부진에도 수출 회복으로 경제를 지탱해왔다. 현재는 수출 규모가 둔화되는 가운데 내수 또한 크게 위축됐다. 내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이 점차 낮아지는 것은 물론 1%대 성장에 그칠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현 국면에서 채권 시장 변동성 확대는 투심과 기업들의 자금 조달을 위축시키고 결국 경제 전반에 타격을 가할 수 있다.
한 자산운용사 채권운용역은 “레고랜드 사태 당시보다 채권시장 변동성이 크지 않는 것은 맞다”면서도 “당시와 비교할 때 수출 둔화 등으로 국내 경제 체력이 더 약화된 만큼 작은 충격에도 우리나라 경제가 크게 위축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같은 불안이 장기화 조짐을 보일 경우 특정 시점에 외국인 자금들이 크게 빠져나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성규 한국금융신문 기자 lsk060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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