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을 얘기할 때 반드시 등장하는 문장이다.
특히 주력 사업인 반도체(DS) 부문 부진이 뼈아팠다. 삼성전자 DS 부분 영업이익은 3조8600억원. 4조~5조 원 수준이던 시장 전망치에 미치지 못했다. 특히 경쟁사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 DS부문 영업이익을 월등히 앞서며 충격이 더 컸다.
삼성전자 반도체 위기설이 어제 오늘 얘기는 아니지만 분명한 것은 외부가 아닌 내부 문제에서 발생하고 있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현재 SK하이닉스가 HBM 최대 고객사인 엔비디아에 최신 5세대 제품 중 핵심인 HBM3E 8단을 공급하고 있는 반면 삼성전자는 아직 성능 테스트도 통과하지 못했다.
삼성전자가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올 4분기 공급 임박을 시사했지만, SK하이닉스가 세계 최초 16단 HBM3E 개발 소식과 공급 계획을 발표하며 한발 앞서가는 분위기다.
그런데 현재 D램 핵심 제품인 HBM에서 성능과 품질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는 것이다. 전영현닫기전영현기사 모아보기 삼성전자 DS부문장(부회장)은 3분기 잠정실적 발표 직후 이례적으로 ‘사과 메시지’를 전했다.
여기에 삼성전자는 최근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HBM 품질의 중요 요소 중 하나인 파운드리 패키징 과정을 경쟁사에 맡길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이는 핵심 사업으로 육성하던 자사 파운드리 기술력마저 한계를 인정하는 셈이다.
그는 “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과로 근원적인 기술경쟁력과 회사의 앞날에 대해서까지 걱정을 끼쳤다”며 “세상에 없는 새로운 기술, 완벽한 품질 경쟁력만이 삼성전자가 재도약하는 유일한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영현 부회장 메시지는 글로벌 거대 기업인 삼성전자조차 치열한 글로벌 경쟁에서 생존이 얼마나 힘든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문제는 그의 메시지에서 구체적 기술개발 현황이나 투자계획을 찾기 힘들다는 데 있다. ‘기술력을 위한 투자나 관련 개발 현황은 보이지 않는다’, ‘신제품 개발이 기술력 우위는 아니다’ 등과 같은 반응이 많았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을 주도하던 삼성전자가 어느새 주변인 신세로 전락한 느낌이다.
현재 삼성전자 반도체는 글로벌 ‘퍼스트 무버’로 보기 어렵다. 절박한 심정으로 기술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삼성전자 위기를 바라보며 30년 전 고(故) 이건희 선대 회장 프랑크푸르트 선언이 떠오른다.
1993년 이건희 회장은 프랑크푸르트에서 삼성그룹 사장단과 임원을 모으고 위기를 인식하고 변화를 주문했다.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꿔야 한다”, “불량은 암이다. 삼성은 자칫 잘못하면 암의 말기에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 등 발언으로 유명한 ‘신경영’ 선포다. 고 이건희 회장 프랑크푸르트 선언 이후 삼성은 휴대전화 화형식 등 혁신을 통해 애니콜 이후 스마트폰 시대 갤럭시 신화를 이뤄냈다.
반도체에서도 뼈를 깎는 혁신을 이뤄야 한다.
대한민국이 선망하고 자랑스러워하는 삼성전자 반도체 위상을 하루라도 빨리 회복해야 한다.
김재훈 한국금융신문 기자 rlqm93@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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